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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문희만의 경종, 최민수의 특별한 '수상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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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문희만의 경종, 최민수의 특별한 '수상 거부'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2.3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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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수상보다 화제가 된 '수상 거부'. 배우 최민수가 특별한 수상 거부를 했다.

30일 열린 '2014 MBC 연기대상'에서 최민수는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문희만 검사' 역 연기로 황금연기상 남자 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최민수 대신, 드라마에 함께 출연중인 백진희가 그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이는 수상 소감이 아니라 '수상 거부 소감'이었다.

최민수는 상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시청자와 제작진, 출연진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나 "(극중에서) 검사로 살고 있는데 뭐 잘한 게 있어야 상을 받지 않겠나. 이 상을 정중히 거부하려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방송에서 나온 내용은 여기까지였고, 백진희는 "최민수가 긴 소감을 보내줬는데, 옮겨 적은 종이를 잃어버려 다시 적는 바람에 미처 다 못 적었다"고 전했다.

▲ 배우 최민수의 '2014 MBC 연기대상'에서의 '수상 거부'가 화제다.[사진=MBC 제공]

생략된 부분에는 세월호 사고, 현 시대에 대해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시대'라고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31일 '오마이스타'의 보도에 따르면, 최민수는 해당 매체와의 통화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게 맞다. 당연한 슬픔이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게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수상을 거부한 이유로 최민수는 "많은 분들이 슬픔에 잠겨 있는데 수상의 기쁨을 내 몫으로 돌리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방송에서 소감이 후반 생략된 데에 대해서는 "(백)진희가 내 수상소감을 잃어버린 게 맞다"며 "진희가 내 진심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눈물을 펑펑 흘려 괜찮다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지난 4월 일어났다. 이 사고로 승객 300여명이 사망하고 실종됐다. 사고 초반에는 해당 선박에 타고 있었던 선장과 소유 회사가 비난받았으나, 해군 관제센터의 허술함, 정부의 초동 대처 실패 등 다방면에서의 문제점이 제기되며 사건은 정치적 이슈로도 번졌다.

배우의 수상 거부는 이례적이다. 더욱이 그 이유가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더욱 특별하다. 재밌거나 감동적인 수상 소감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시상식에서, 최민수는 수상 거부라는 방법으로 대중이 잊고 있었을지 모를 세월호에 대해 다시 언급했다. '오만과 편견'의 문희만 검사가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듯, 따끔한 방식으로 경종을 울린 셈이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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