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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이 보여준 '특급 식스맨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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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이 보여준 '특급 식스맨의 조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1.16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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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전 4연패 끊는 전천후 활약…밀집수비에 노련한 경기 운영능력까지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농구는 다섯 명이 하는 스포츠지만, 그들이 40분 풀타임을 뛰며 한 시즌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1.5군 비주전에 해당하는 식스맨은 팀에 꼭 필요한 존재다.

현재 프로농구 리그에서 많은 비 주전 선수들이 주전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송창용(28·울산 모비스)과 성재준(25·고양 오리온스), 윤여권(31·부산 KT) 등 슛 감각이 뛰어나고 발 빠른 선수들이 코트를 수놓는 가운데 원주 동부에서는 박지현(36)이 최고의 식스맨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로 프로 14년차인 그는 영리한 경기운영 능력과 더불어 어린 선수 못지않은 강철체력을 지녔다. 수비 이해도가 뛰어나고 6시즌째 한 팀에서 뛰고 있어 다른 선수들과 호흡도 잘 맞는다.

올 시즌 35경기에서 평균 4.5점 1.7리바운드 3.2어시스트. 기록만 놓고 보면 두드러진 점이 없어 보이지만, 경기력까지 평범하지는 않았다. 박지현은 적극적인 수비와 정확한 외곽슛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 박지현(왼쪽)이 지난 1일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전매특허 패스·밀집수비로 4연패 탈출 초석

4번(파워포워드)과 5번(센터)이 탄탄한 동부에 ‘동부산성’이라는 말이 붙곤 하지만, 전도유망한 가드 자원들도 많다.

프로로 넘어올 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두경민과 허웅은 점차 팀의 주전으로 녹아들고 있는 모양새며 지난 시즌 삼성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병우도 중거리슛과 3점슛 능력이 일취월장 성장중이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기특해서인지, 박지현은 공격과 수비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면모를 보였다. 기록까지 눈부셨다. 15일 상대 전적 4연패 중이었던 모비스와 홈경기에서 6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날 1쿼터 2분 11초를 남기고 교체로 들어온 박지현은 날카로운 패스와 적극적인 수비로 동부의 리드를 견인했다. 좁은 공간도 넓게 활용하는 볼 배급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능력, 상대 포인트가드 양동근을 후반 무득점으로 막은 질식수비는 압권이었다. 오직 그만이 가진 마스터 키였다.

▲ 박지현이 1일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원샷 원킬' 팀 승리 견인한 3점슛

3점슛 메이커로서 역할도 다했다. 박지현은 이날 7개의 어시스트 중 3점슛을 이끌어낸 것이 무려 4개나 됐다.

페인트존에서 상대가 순간적으로 마크를 놓친 사이 뒤로 슬쩍 내주기도 했고 3점슛 라인 밖에서도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줬다. 박지현의 도움 속에 박병우는 3점슛 2개를 포함해 7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높였다.

단 하나에 불과했지만 자신도 결정적인 순간에 3점슛을 넣었다. 3쿼터 1분 39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3점포를 터뜨린 박지현은 47-39에서 50-39를 만들며 동부가 두 자릿수 격차를 유지하는 데 신호탄 역할을 했다.

센터 김주성과 함께 팀 내 최고참으로서 모범을 보인 박지현은 자신이 왜 프로 무대에서 오래 살아남는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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