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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Da:Q] 그루배틱(GR8VATTIC) 수장 보이텔로(BOiTELL0), ‘Stay’로 숨고르기 중(上)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8.10.28 13:20 | 최종수정 2018.10.28 13: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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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국내 합합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는 장기 프로젝트로 ‘힙합Da:Q’ 연재를 시작합니다. 90년대 후반부터 가요계 변방에 자리 잡았던 힙합은 최근 다수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계기로 가요계의 주류 음악으로 올라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힙합다큐의 다섯 번째 뮤지션으로는 인디 힙합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그루배틱(GR8VATTIC)의 수장,‘말하는 소년’ 보이텔로(BOiTELL0)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사진 = 엔에스씨 컴퍼니 제공]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가끔은 생각해요, 엄마. 나도 현실을 조금만 멀리하고 남은 것만 챙겨 떠나고만 싶다가도. 그대 곁에 기댄 아빠의 좁은 어깨 앞에 또 당당하고 싶어. 아무렇지 않은 척, 그래요 잘 지내는 척. 언젠간 이 비가 그쳐...'

지난 20일 발매된 보이텔로(BOiTELLO)의 '스테이(STAY)' 노랫말 일부다. 만 23세의 청년, 강상구 a.k.a 보이텔로는 최근 고민이 많다. 호기롭게 시작한 음악이지만 "뭔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이 가는 길"이라서, "끝도 없이 깜깜한데 빛이 있을 거라고 상상하면서 걷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쉼표를 그렸다. 포기할 수 없는 음악을 통해서다.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는 나라서 자꾸 흔들'린다면서도 '이 노래에 기대 쉬어 봐도' 된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나섰다.

"2년 전에 혼자 음악할 때, 아빠랑 통화했던 내용이 우연히 녹음이 됐어요. 그때 아빠가 제게 행복하냐고 물으시더니 '네가 행복하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감정이 일었고 그걸 듣다가 만든 노래가 있습니다. 발표하진 않았죠. 그 곡 이후 아빠를 언급한 건 처음이에요."

학창시절 강상구는 늘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맏아들이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이전인 5살에 우연히 접한 피아노를 배우면서 음악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집에 들어갈 열쇠가 없어도 큰 문제가 없었다. 피아노 학원에서 살다시피했다.

초등학교 당시에 콩쿠르를 나갔지만 사실 음악을 많이 좋아하진 않았다. 단지 칭찬이 받고 싶었다. 예술 중학교 진학에 실패를 하고 나서는 피아노에서 손을 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떠오르는 유일한 해방구는 음악이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 외국어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했어요. 스트레스가 엄청났죠.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보니 음악이 떠오르더라고요. 린킨 파크(Linkin Park) 마이크 시노다의 건반을 따라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멘털을 달래며 공부에 매진한 끝에 외고 진학에 성공했고, 부모님 앞에 다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학업 스트레스는 점점 심해졌다. 이번엔 고등학교 힙합 동아리와 피아노 동아리에 가입해 스트레스를 배설했다.

"피아노 동아리 친구들은 다들 클래식 치는데 저만 유명 유튜버 '마라시(marasy8)'의 피아노를 따라쳤어요. 사실 너무 빨라서 따라치기 어려웠죠. 그나마 칠만한 게 '나이트 오브 나이츠' 였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몰래 음악실에 내려가 건반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벌점을 주던 사감 선생님도 나중엔 포기하고 그의 음악을 들으러 왔다며 쉬어 가곤 했다.

그 시절 소년 강상구는 국내 힙합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 노랫말도 만들었다. 하지만 운율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혼자 운동장에서 감상에 빠져 가사를 쓰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방송실 마이크를 몰래 빌려 컴퓨터에 연결해 녹음도 해봤다.

"힙합 동아리를 시작하면서 국내 힙합에 푹 빠져 지냈어요. 소위 말하는 '국힙충'이었죠.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14년도부터는 일리네어랑 저스트뮤직을 엄청 따라 다녔어요. 하이라이트도 마찬가지고요. 고등학교 시절에는 소울컴퍼니, 지기 펠라즈는 후드도 입고 다닐 정도였고, 베이식 광팬이었죠. 소울 커넥션이랑 스나이퍼 사운드 공연도 다녔어요. 힙합을 한다는 자체가 멋지더라고요."

연세대 테크노 아트학부 문화 디자인 경영(Culture Design Management) 전공 14학번인 그는 소위 말하는 평범하고 확실한 성공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고민 끝에 2학년이 되던 2015년 1학기가 지나 휴학을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음악에 승부를 걸기로 결심했다.

"당시엔 음악을 취미로 했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더라고요. 그런 습관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이어졌죠. 대학 때, 기숙사 파티를 하면 혼자서 스윙스의 '불도저'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인스트루먼트 버전이 없는 크루셜스타의 노래를 부를 땐 친구한테 피아노 코드를 알려주고 직접 연주를 부탁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렇게 음악에 시간을 빼앗길 바에는 본격적으로 해보는 게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 엔에스씨 컴퍼니 제공]

 

◆ 강상구에서 보이텔로로… 스승 JJK와 만남

"힙합을 해야되는 이유가 뭔데? DNA에 힙합이 있어? 그냥 네 음악하면 되잖아."

ADV(Andreville)의 수장 JJK의 한 마디가 청년 강상구의 뇌리를 강타했다. 프리스타일 랩 최고 실력자 중 하나인 JJK는 갈등하는 그에게 쓴소리를 뱉었다. 한 대 크게 얻어 맞은 듯했다.

"큰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JJK형은 '힙합은 문화의 한 흐름이고, 시대별로 힙합이 정의되는 게 다르다'면서 제게 '내 음악을 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갈등이 사라졌고, 제가 가진 장점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JJK와 인연은 스스로 만들어냈다. 막상 음악을 시작하겠다고 결심했지만, 막막한 마음이 컸다. 랩 레슨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JJK 페이스북을 보고 직접 이메일을 보냈다.

스마트한 선택이었다. 던말릭, 브린, 스월비 등의 래퍼를 키워낸 것으로 알려진 실력자 JJK에게 랩을 배우면서 스킬이 늘었다. 국내 음악가를 벗어나 외국 힙합도 처음 접하기 시작했다.  

"외국 힙합을 갑자기 접하니까 진짜 신세계였어요. 요리를 엄청 좋아했는데 원조를 맛본 느낌이었죠."

보이텔로는 랩 레슨을 받던 당시 "JJK가 매주 5개 음반을 추천하면 그걸 들었다"면서 "그때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The Notorious B.I.G.) a.k.a 비기(Biggie)'를 처음 접했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그렇게 음악적 스펙트럼이 커져가면서 자연스럽게 퓨처 베이스 사운드(future bass sound)에 시선이 갔다. 유행에 따라 노래하듯 랩을 시작했다.

"처음엔 붐뱁 비트에 랩만 하다가, '이걸로는 안되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계를 느껴서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싱잉 랩을 하기 시작했는데, 갈등이 일었어요. 당시에는 랩을 하면 노래는 부르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거든요."

역시 선생은 달랐다. 스승 JJK는 "네 음악을 하라"는 말 한마디로 보이텔로의 잡념을 지워버렸다. 그렇게 실력을 키워가던 보이텔로는 JJK에게 "이제 이 분야는 너가 나보다 많이 아니까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듣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본격적으로 믹스테이프를 준비했다.

"이제 혼자서 음악을 해야겠다 싶어서 믹스테이프를 준비하는데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음악적 동료들을 만나고 의기투합했습니다."

믹스테이프를 발표하면서 강상구는 보이텔로(BOiTELLO)로 다시 태어났다. 애니메이션 '닌자거북이'에서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인 ‘도나텔로’에서 따온 '텔로'에 순수한 소년을 의미하는 '보이'를 합쳐 만든 랩네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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