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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최강 오진혁 꺾은 '강심장' 민병연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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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최강 오진혁 꺾은 '강심장' 민병연의 경쟁력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27 10: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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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신분으로 종합선수권 우승-인도어 세계타이기록 보유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국 남자 양궁의 미래가 밝다. 이번엔 민병연(19·인천 영선고)이다.

민병연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님에서 열린 세계양궁연맹(WA) 3차 실내 월드컵 결승전에서 오진혁(34·현대제철)을 세트점수 6-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3세트까지 9발 모두가 10점 과녁에 꽂힐 정도의 ‘퍼펙트 조준’이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진혁은 당찬 고교 궁사의 기에 눌려 힘 한번 쓰지 못한 채 은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에 앞서 민병연은 8강전에서도 15발을 모두 10점에 쏘는 괴력을 발휘했다.

▲ 민병언의 소속팀 조영준 코치는 "성심도 좋고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인드가 일품"이라며 제자를 치켜세웠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 전국대회 챔피언, 인도어 세계기록 보유 

민병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2일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개최된 제46회 종합선수권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진재왕(국군체육부대)을 세트점수 6-0으로 제압하고 이름을 알렸다. 종합선수권은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로 나뉘지 않는 대회다.

기세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그는 지난해 12월 6일 태국 방콕에서 벌어진 실내양궁 2차 월드컵 남자부 리커브 랭킹라운드에서 18m 60발 합계 597점을 쏴 1위로 본선에 올랐다. 비록 8강에서 임지완(현대제철)에 잡혀 탈락했지만 2001년 미켈레 프란질리(이탈리아)가 세운 인도어 세계기록과 타이를 이루며 양궁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양궁연맹(WA)은 “처음으로 출전한 선수가 ‘명궁’ 프란질리 이후 13년 동안 아무도 밟지 못한 고지에 올랐다"며 ”무명 민병연이 올림픽 챔피언 오진혁을 제쳤다“고 극찬했다. 오진혁은 당시 592점을 기록해 민병연에 5점 모자라는 기록을 냈다.

야외에서 펼쳐지는 대회에 주로 출전하던 한국 남자 선수들은 비시즌간 실전 감각을 기르기 위해 실내 월드컵에 출전한다. 민병연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두 달간 실내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이미 세계 톱클래스다.

▲ 민병언(가운데)이 3차 실내 월드컵에서 오진혁(왼쪽)과 김재형을 누르고 정상에 오른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 소속팀 코치, “민병연은 운동 신경, 멘탈 월등한 선수” 

“훌륭합니다. 운동 신경도 좋고요. 월등한 선수입니다.”

영선고 조영준 코치는 민병연의 쾌거를 들은 뒤 “병연이는 쉬는 시간 20분 동안에도 활을 놓지 않는다”며 “시키지 않아도 일요일에도 나와 개인 운동을 하는 노력파 선수”라고 제자를 평가했다.

조 코치는 “기본적인 성심도 좋을뿐더러 경기 중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다. 늘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선수”라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줄 아는 병연이 덕택에 양궁계서 잘 모르는 영선고도 알려졌다”고 웃었다.

한국 양궁은 분명 세계 최강이지만 남자의 경우 여자에 비해 메이저 대회 개인전 성적이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3년에는 강원체고 재학 시절 깜짝 스타로 발돋움한 이승윤(20·코오롱)이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오진혁(2위) 역시 여전히 건재하다.

구본찬(안동대·7위)과 김우진(청주시청·20위), 임동현(청주시청·24위) 등도 이승윤과 오진혁을 바싹 긴장시키고 있다. 여기에 형들을 위협하는 민병연까지 가세했다.

한국 남자 양궁의 경쟁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졸업 예정자 민병연은 베테랑 오진혁이 이끄는 현대제철에 입단한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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