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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개혁 나선 스포츠혁신위 출범, '사퇴압박' 이기흥 체육회장은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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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개혁 나선 스포츠혁신위 출범, '사퇴압박' 이기흥 체육회장은 정면 반박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2.12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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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체육계 구조 개혁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댄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반면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혁신위 등 외부에서 나오고 있는 체육계 혁신안에 대해 반박하며 자신을 향한 사퇴 압박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스포츠혁신위원회 1차 회의를 가졌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최근 체육계에서 폭력과 성폭력 등 비위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정부가 체육 분야 비리 근절 대책의 하나로 구성해 회의까지 진행했다.

 

▲ 1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스포츠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오른쪽에서 2번째)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참석자는 시민단체와 체육계 추천을 받은 민간위원 15명과 문체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유관 정부 부처의 차관, 정문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까지 총 20명.

위원회는 민간위원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되며 정부는 위원회의 행정 등 지원 업무에만 참여한다.

민간위원 15명에는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이영표 전 KBS 해설위원과 이용수 세종대 교수,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국가대표 서정화, 배구 선수 출신 김화복 중원대 교수, 하키선수였던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 등 선수 출신 위원 5명도 포함했다. 또 정윤수 성공회대 교수와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 등도 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위원장은 경찰개혁위원회 인권분과위원장을 역임했던 문경란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위원 호선을 거쳐 선임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경란 위원장은 취임 소감에서 “수많은 선수들의 충격적인 현실을 외면할 수 없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을 모으려고 어렵지만 위원장을 맡게 됐다”며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되살리는 쪽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혁신위 초대 위원장엔 경찰개혁위원회 인권분과위원장을 역임했던 문경란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선임됐다. 선임된 문경란 [사진=연합뉴스]

 

이어 “올림픽 헌장 4조의 ‘스포츠는 인권’이라는 게 단지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선수 한 명 한 명이 인간 존엄성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위원회는 1년 정도 운영할 예정이고 3개 분과위원회로 나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오는 6월까지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한 세부과제를 도출하고 내년 1월까지 부처별 세부과제 이행 현황을 점검한다.

반면 체육계 폭력·성폭력 파문으로 위기에 놓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자신을 겨냥한 사퇴론에 대해 일축하고 나섰다.

당초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심석희 측은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자신과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을 포함한 삼자 회동에서 조재범 전 코치를 대표팀에 곧 복귀토록 하겠다고 발언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전명규 전 부회장은 이를 전하며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며 “(심석희에게) 저 말에 개의치 말고 경기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고 감쌌다.

그러나 이 회장은 애초에 올림픽 기간 도중 심석희를 만난 사실과 회동 자체를 부인해오다가 의혹이 커지자 만난 적은 있지만 올림픽에 전념하라는 취지였다고 말을 바꿨다.

이날은 “평창올림픽 기간 심석희가 설사로 고생하고, 그 와중에 스피드 스케이팅의 김보름과 노선영이 불협화음을 낸다는 소식도 접해 당시 유행하던 노로바이러스에 선수들이 감염됐는지 확인하고자 새벽에 평창선수촌을 방문해 빙상대표팀을 모두 모았다”고 설명했다.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사퇴 압박에 대해 일축하며 체육계 혁신 방안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심석희와 김보름에게 “코치와의 갈등, 선수 간의 갈등이 있지만, 일단은 올림픽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라”고 했다며 “모든 건 제 자리로 돌아온다. 사필귀정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생긴 선수들을 진정시키려는 취지였다는 것. 또 “모든 건 제 자리로 돌아온다”는 발언 또한 심석희 측이 조 전 코치의 복귀로 오해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발언의 내용이 심석희 측과 전 전 부회장의 설명과 맞아떨어지지 않고 이 회장이 평창선수촌을 방문한 날짜도 불명확해 의문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이러한 상황과 체육계 폭력·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곳곳에서 제기된 사퇴 권유에 대해서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무책임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안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게 내 의무”라고 못박았다.

더불어 “2004년과 2007년에도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가 벌어졌지만 당시에 책임 있던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했느냐”며 “2032년 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마당에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대한체육회(KSOC)를 분리하는 건 논리에도 안 맞는다. 애들 장난이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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