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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멈춤도 없는 '마법의 손' 이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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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멈춤도 없는 '마법의 손' 이효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2.06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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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범실률 0.3%…연승행진 끊겼지만 하이패스 '우승청부사'로 흔들림 없는 저니맨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프로 11년 동안 팀을 세 차례나 옮기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 시즌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며 전력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성남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효희(35)의 이야기다.

이효희가 프로 네 번째 팀에서도 안정된 토스워크를 과시하며 팀 선두를 이끌고 있다. 5일 인천 흥국생명전에서 외국인 공격수 니콜의 43득점과 황민경의 11득점을 지원한 그는 팀의 3-1 승리로 활짝 웃었다.

사실 FA 첫해인 올 시즌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이효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에서 뛴 뒤 새 팀에 합류했다.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던 게 경기에 악영향을 미쳤다. 세터와 공격수 간 시너지가 발휘되지 않은 도로공사는 1라운드에서 2승3패에 그쳤다.

하지만 이효희가 팀에 녹아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라운드부터 공격수들과 합이 잘 맞아 들어갔다. 역시 FA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정대영과 플레잉코치 장소연, 프로 4년차에 빛을 본 문정원이 바로 그들이다. 2라운드 5전 전승을 기록한 도로공사는 6연승 후 흥국생명에 져 연승이 끊겼지만, 곧바로 구단 최다연승 타이인 9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 프로 네 번째 팀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효희가 안정적인 토스로 팀의 선두를 이끌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세 번의 이적, 화려한 우승에 가려진 시련

서른 살이 넘어 찾아온 전성기를 마음껏 누리고 있지만 이효희에게도 시련의 날들이 있었다. 프로에서 우승컵을 세 번이나 들었지만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2000년 KT&G에서 성인배구를 시작한 그는 V리그가 출범한 2005년부터 주전 세터가 됐다. 이때도 빠르고 안정적인 토스를 구사한 그는 KT&G의 프로 원년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2007년 국가대표 세터 김사니가 팀에 영입됐고 이효희는 졸지에 후보로 밀려났다. 다행히 이영주의 은퇴로 자리가 빈 흥국생명이 러브콜을 보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당시 김연경(페네르바체)과 황연주(현대건설)가 쌍포를 이룬 흥국생명은 2008~2009시즌 이효희에게 두 번째 우승을 안겨다줬다.

그러나 우승의 기쁨도 잠시. 주포 김연경이 2009년 해외 진출을 선언했고 황현주 감독마저 현대건설로 옮겨 팀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이듬해 팀의 플레잉코치 제안을 거절한 이효희는 V리그를 떠나 실업팀에서 뛰었다. 이때 신생팀 화성 IBK기업은행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마침내 세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프로에서 공백이 있었지만 여전히 빼어난 토스워크를 펼친 이효희는 2012~2013시즌 팀의 통합우승을 견인했고 2013~2014시즌에는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자신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 이효희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도로공사의 창단 첫 V리그 우승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KOVO 제공]

◆ 이전 팀에서 모두 우승반지, 올해도 우승청부사?

지난해 연봉 2억원을 받고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효희는 프로 데뷔 후 가는 팀마다 우승을 경험했다. 때문에 V리그 패권을 차지한 적이 없는 도로공사에 우승을 선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두 시즌과 비교했을 때 기록이 더 향상됐다. 2012~2013시즌 세트 당 평균 8.850개의 토스를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10.181개로 늘었다. 올 시즌에는 10.690개로 또 한 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 부문 단연 리그 1위다. 2위 김사니(IBK기업은행)와 격차는 0.618개에 달한다.

범실이 적은 것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올 시즌 총 2287차례 토스를 올린 그는 단 9번밖에 범실을 기록하지 않았다. 범실률이 0.3%. 그만큼 안정적이면서 완벽에 가까운 토스를 구사했다.

잘 해도 티가 나지 않고 못 하면 많은 비난을 받는 포지션이지만 이효희는 세터 자리를 무려 15년 동안 지켜왔다. 그의 눈부신 토스가 우승에 목마른 도로공사를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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