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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야망까지 되살린 '소년가장' 김준일 뒷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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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야망까지 되살린 '소년가장' 김준일 뒷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2.21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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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2연전 모두 55점 활약,탈꼴찌 이끌어…인사이드·미들레인지 장악, 끝나지 않은 신인왕 경쟁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올 시즌 경기력 난조로 최하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됐던 서울 삼성에 한줄기 빛이 비쳤다. 모처럼 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전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올 시즌 꼴찌팀은 삼성이 될 공산이 컸다. 지난달 1일 전주 KCC전 패배를 시작으로 이달 4일 원주 동부전까지 내리 11경기를 내줬다.

심기일전한 삼성은 지난 6일 KCC를 꺾으며 올해 들어 첫 승리를 맛봤다. 구단 최다 연패인 14연패까지는 가지 않았다.

삼성은 이후 다시 3연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이는 듯 했지만 설 연휴에 잡힌 두 경기를 모두 이기며 공동 9위로 도약, 마침내 탈꼴찌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외국인 선수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친 슈퍼루키 김준일(23·센터)이 있었다.

▲ 김준일(오른쪽)이 18일 프로농구 SK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갈수록 과감한 플레이, 삼성 공격에 날개를 달다

두 경기 연속 최고의 슛 감각을 자랑했다. 18일 서울 SK전에서 데뷔 최다 37점(13리바운드)을 올리며 존재감을 높인 김준일은 20일 KCC전에서도 18점 6리바운드를 기록, 팀의 67-63 승리를 이끌었다.

패기를 앞세운 과감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날 김준일은 골밑과 미들레인지를 가리지 않고 슛을 시도했다. SK전과는 달리 2쿼터까지 4점밖에 넣지 못해 우려를 낳았지만 3쿼터부터 제 기량을 발휘했다.

과감한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이 일품. 안정감 있는 자세에서 나온 중거리슛도 적중률이 높았다. 가드 이정석과 2대2 콤비플레이도 돋보였다. KCC전 김준일의 필드골 성공률은 62%(8/13). 웬만한 슈터 부럽지 않은 수치다.

승부처에서도 특유의 침착함을 발휘했다. 삼성이 64-62로 앞선 4쿼터 1분51초를 남긴 상황에서 미들슛을 정확하게 꽂아 넣으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김준일이 20일 프로농구 KCC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역대 5번째 6강 PO 탈락팀 신인왕 도전

시즌 막판 더욱 돋보이는 활약에 김준일이 신인왕 경쟁에서 앞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의 강력한 라이벌인 이승현(23·고양 오리온스)은 이전 4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지난 18일 전자랜드전에서 3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득점에서는 김준일, 리바운드에서는 이승현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준일은 경기 당 14.13점으로 10.47점의 이승현보다 4점 가까이 앞서있다. 대신 리바운드는 이승현(경기 당 4.94개)이 김준일(4.24개)에 0.7개 더 잡았다.

그러나 김준일의 약점으로 지적돼오던 리바운드가 4라운드 평균 5.3개, 5라운드 평균 4.6개, 6라운드 평균 7.8개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승현이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은 팀 순위다. 그의 소속팀 오리온스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적이지만, 삼성은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시즌 김종규(창원 LG)가 기록 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김민구(KCC)를 제치고 신인왕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도 팀 순위에서 앞선 것이 한몫했다.

김준일은 역대 9위팀에서 신인왕을 배출한 사례가 있어 여기에 희망을 건다. 프로농구 역사상 정규시즌 9위팀에서 신인왕이 나온 횟수는 총 세 번이다. 2005~2006시즌 방성윤(당시 SK)을 비롯해 2009~2010시즌 박성진(인천 전자랜드), 2010~2011시즌 박찬희(안양 KGC인삼공사)가 바로 그들이다.

아울러 2004~2005시즌 양동근(울산 모비스)은 7위팀에서 신인왕을 배출한 유일한 사례다. 프로농구 18시즌 중 네 차례 6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팀에서 신인왕이 나왔다.

과연 김준일이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지, 삼성의 탈꼴찌와 더불어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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