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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감독의 '혹독한 겨울', 리빌딩마저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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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감독의 '혹독한 겨울', 리빌딩마저 놓칠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30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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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연패 수렁, 외국인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 속에 4쿼터 역전패 반복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혹독한 겨울이다. '초보' 이상민(43) 서울 삼성 감독에게 2015년은 너무도 쓰라린 데뷔 시즌이다.

삼성은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원정경기 서울 SK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73-76으로 패했다. 9연패다.

시즌 33패(8승)째를 떠안으며 승률이 1할대(0.195)까지 떨어졌다. 19년째를 맞은 역대 프로농구 역사에서 최종 승률이 1할대 이하였던 적은 1998~1999 시즌 동양의 0.067(3승42패), 2005~2006 시즌 전자랜드의 0.148(8승46패) 등 단 2번 있었다.

청양의 해 들어서는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결국 한 달간 9전 전패를 당하고 2월을 맞게 됐다. 9위 전주 KCC와도 3.5경기차로 벌어졌다. 이번 시즌 최하위는 삼성의 몫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새해 들어 단 1승도 건지지 못했다. 29일 SK전 패배로 승률은 1할대로 떨어졌다. [사진=스포츠Q DB]

◆ 4쿼터가 두렵다, ‘대역전패’ 단골 불명예 

삼성은 꼴찌에 걸맞지 않게(?) 최근 꽤 괜찮은 경기를 펼친다. 물론 딱 3쿼터까지만이라는 것이 문제다. 9연패에 빠지는 동안 삼성은 연패를 끊을 기회를 꽤 많이 가졌다. 하지만 모두 뒷심 부족을 노출하며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4쿼터만 접어들면 내용이 엉망이 된다. 지난 23일 창원 LG전과 29일 SK전은 다 이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LG전에서는 타이트한 수비로 상대 주득점원을 봉쇄하며 4쿼터 초반 16점이나 앞섰지만 김시래에게 종료 2.6초전 미들슛을 얻어맞고 분루를 삼켰다.

박상오, 김민수에 이어 에이스 김선형마저 부상으로 결장한 SK도 거세게 몰아붙였다. ‘대역전패’를 밥먹듯이 하는 삼성이라 할지라도 '서울더비'에서 이번만큼은 낙승을 거두겠거니 했지만 또 다시 조직력이 깨지며 우왕좌왕, 순식간에 대량 실점했다.

리드를 지키기 위해 24초를 어떻게든 흘려보내기 급급한 단조로운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가드들은 어쩔 줄을 몰라하다 결국 찰스 가르시아를 찾는다. 무리한 1대1 또는 시간에 쫓겨 던지는 확률 낮은 슛이 이어지며 흐름을 내준다.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서 “감독이 직접 뛰는게 낫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까.

◆ 리빌딩-승리 사이서 갈팡질팡, 과감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 이 감독은 승리와 리빌딩을 동시에 해결하려다 어느 한 가지도 못 잡을 위기에 처했다.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사진=스포츠Q DB]

감독은, 특히 하위권팀을 맡은 사령탑이라면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19승35패로 8위에 머물렀던 약체 삼성이었기에 이 감독이 첫 시즌부터 대반전을 이룰 것이라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아직 시간은 있다.

과감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다. 승리할 수 없다면 팀을 재정비하는데 신경을 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1순위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와 방경수를 고양 오리온스에 내주고 가르시아와 이호현(23)을 데려온 것은 멀리 놓고 봤을 때 크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이정석(33)과 이시준(32)으로는 미래를 논하기 힘들다. 한국 농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꼽히는 김준일을 축으로 2년차 박재현과 신인 이호현으로 프런트 코트를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유성호와 박성훈도 군에서 제대했다. 가르시아나 키스 클랜턴에 의존해서는 승리도 미래도 잡지 못한다.

보이는 것이 많지 않을 것이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을 터이고. 그러나 프로농구 최고의 명장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2년차 시즌이던 1999~2000 시즌 15승30패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던 사실을 떠올리면 된다. 초보 지휘자가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다.

이상민 감독은 인생 최대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2월을 맞는 농구팬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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