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 임영빈 기자] “선수들이 흘린 눈물이 저 때문이라면 밥 한 번 사겠습니다.”
양철호(40) 수원 현대건설 감독이 제자들을 따스히 감싸안았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호통을 친 그였지만, 승리 후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뤘다는 안도감과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녹아난 눈물을 흘린 제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현대건설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 2012~2013시즌 이후 2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승리로 19승5패 승점 50을 확보한 현대건설은 선두 성남 한국도로공사와 격차를 승점 5로 좁히며 선두 탈환 가능성을 높였다.
경기 후 양철호 감독은 상기된 얼굴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그는 “챔프전을 하는 줄 알았다. 흥국생명이 강 서브를 넣었지만, 선수들이 잘 받아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레이첼 루크와 이재영 등 흥국생명 선수들은 강력한 서브로 현대건설을 괴롭혔다.
경기를 앞두고 양 감독은 라이트 황연주 살리기와 리시브 보완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고 밝혔다. 훈련 성과에 대해 그는 “리시브는 만족한다. 선수들이 상대 서브를 잘 받았다”며 “황연주의 리시브는 회복됐지만, 그를 이용한 공격이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 이후 부임 첫 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며 상승가도를 달렸지만 양 감독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나에게 뜻깊은 한 해지만,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쁨을 잠시 접어두겠다. 마지막까지 생각한 대로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남은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붇다가 플레이오프에서 무너진다면 안 된다”며 “욕심 부리지 않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패장 박미희(52) 흥국생명 감독은 “지긴 했지만 나쁜 경기는 아니었다”며 “경기 전 황연주를 막으려 했던 부분이 잘 이뤄졌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 패배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 박 감독은 “처음 시작부터 중간, 그리고 지금까지 늘 힘든 상황이었다”며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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