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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쓸 데 없는 생각' 없는 '평균 이하'들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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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쓸 데 없는 생각' 없는 '평균 이하'들의 무한도전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3.15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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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10주년 기념 5대 기획

[스포츠Q 오소영 기자] MBC '무한도전'은 14일 방송에서 방송 10주년을 맞아 '5대 기획'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10주념 기념 포상 휴가', '무한상사 액션 블록버스터', '무한도전 가요제', '우주여행 프로젝트', '식스맨 프로젝트'다.

이중 가장 관심을 받은 부분은 '우주여행'과 새 멤버를 뽑는 '식스맨'이었다. '우주여행'은 프로젝트의 무게 때문이고, '식스맨'에는 새 멤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몇 연예인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적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이 '도전'과 '특집'을 자처하지만, '무한도전'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은 없다. 이는 '무한도전'의 도전 자세 덕분이다.

▲ 지난해 400회를 맞은 '무한도전'. 멤버 노홍철은 그해 12월 음주운전으로 방송에서 하차했다. [사진=MBC 제공]

◆ '쓸 데 없는 생각' 없는 '무한도전', 작은 아이디어가 큰 기획으로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유재석과 이적이 부른 '말하는 대로'는 뭇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 냈다.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이 곡의 제목은 '무한도전'을 설명할 수 있는 간결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무한도전'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연 프로그램이다. 출연 멤버들은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함께 해 막역한 사이다. 가까운 동료 간 오가는 대화 중, 멤버들이 가볍게 흘리는 말들은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

'무한도전'에는 '쓸 데 없는' 생각이 없다. 박명수가 영화 '설국열차'를 패러디하자고 제안한 '떡국열차'는 봉만대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제작 중이고, 유재석이 '식객 특집'에서 "알래스카의 김상덕 씨가 맛을 보고 감탄했다"고 떨었던 너스레는, 알래스카에 가 김상덕 씨를 찾아 나서는 특집으로 이어졌다.

이밖에도 "불구덩이를 뛰어 넘겠다", "사막에 가겠다", "차라리 프로레슬링을 하자"는 등 장난처럼 내뱉었던 말들은 제작진의 기획을 거쳐 프로젝트로 태어났다.

최근 화제가 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는 아예 멤버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정준하, 박명수가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가수들을 한 무대에서 보자"고 했던 이 아이디어는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와 '나는 가수다'를 섞은 것 아니냐"는 비난을 샀으나 철저한 기획을 거쳐 방송된 후 90년대 가요계를 돌아보게 하는 큰 역할을 했다.

▲ 14일 방송한 '무한도전' 419회. [사진=방송 캡처]

◆ '평균 이하'들의 도전 '과정'을 중시하는 '무한도전'

'무한도전'의 출연진은 예능계의 대표 MC들이지만 이들은 이 프로그램 안에서만큼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로 불린다. '무한도전'의 전신은 '무리한 도전'과 '무모한 도전'이다. 출연진은 목욕탕 배수구보다 빨리 물 퍼 내기, 기차보다 빨리 달리기 등에 도전했다.

'평균 이하'들이 펼쳐보인 무리하고 무모한 도전들은 지금의 '우주여행'까지 이어졌다. 처음엔 '마이너'로 보였고, 어떤 이들에겐 어리석게 비춰졌던 이들이 이젠 어떤 국내 예능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영역에 도전하게 됐다.

이들 멤버들의 도전으로부터 시청자는 재미와 감동을 얻는다. 이는 도전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비중있게 다루는 데 있다. 그간 진행한 봅슬레이, 프로레슬링, 조정 특집 등을 다루며 제작진은 멤버들의 결과뿐 아니라 땀과 눈물이 있었던 연습 과정을 방송했다.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는 새삼스러운 진리를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다.

'무한도전'은 대대적 인기를 누리는 만큼 가볍게 자주 언급되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큰 무게를 담고 있다. '한계가 없다'는 뜻의 '무한'과 '도전'의 만남. 가볍지 않은 무게를 지닌 단어를 유쾌하게 그려낸 것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한 출연진과 이들을 섬세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제작진의 역량일 것이다.

어느덧 10주년,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무한'한 '도전'을 계속하는 이들이 사랑받는 이유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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