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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험난한 선발 적응기, 한현희의 무거운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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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험난한 선발 적응기, 한현희의 무거운 어깨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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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넥센 마운드 10년 책임질 선수" 들쭉날쭉 제구력으로 혹독한 성장통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변신은 어려운 법이다. 데뷔 첫 해부터 지난 3년간 넥센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던 한현희(22·넥센)가 선발 적응에 적잖이 애를 먹고 있다.

한현희는 1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SK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6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넥센이 0-10 완패를 당해 패전투수가 됐다.

3회를 던졌을 뿐인데 투구수가 86개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들쑥날쑥했다. 볼넷은 5개. 2패째를 기록한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7.11로 치솟았다. 3년간 평균자책점이 모두 3.21 이하였던 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성적이다.

▲ 데뷔 4년차. 선발로 전환한 한현희는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7점대에 달한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 “한현희는 10년 책임질 선수” 염 감독의 승부수 

한현희의 선발 전환은 염경엽 감독의 승부수다. 그는 “연패가 길어지지 않으려면 확실한 선발이 3명 있어야 한다”며 “외국인 선수 2명에 확실한 토종 투수 한 명이 있어야 한다. SK 김광현, KIA 양현종, 삼성 윤성환이 그런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넥센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좌절한 것은 똘똘한 국내 선발이 없었기 때문이다. 앤디 밴헤켄과 헨리 소사(LG)만으로는 윤성환과 장원삼이 버티는 삼성을 넘기에는 무리였다. 오재영, 금민철, 강윤구, 강윤구, 문성현, 김대우, 하영민 등이 테스트를 받았지만 한계를 보였다. 결국 염 감독은 2년 연속 홀드왕에 오른 한현희를 선발로 돌리는 강수를 뒀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30대였다면 그냥 불펜으로 놔뒀을 것이지만 아직 젊다. 게다가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군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느냐”며 “넥센의 10년을 책임지고 나갈 선수다. 선발 전환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사령탑의 굳건한 믿음과는 달리 한현희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목동 한화전에서 5이닝 4피안타 3실점하며 무난한 선발 데뷔전을 치른 그는 지난 4일 목동 SK전에서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5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10일 목동 케이티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4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며 반전하는 듯 했지만 12일 만에 다시 만난 SK를 또 넘어서지 못했다. 등판 당시 10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팀 타율 꼴찌 케이티를 상대로는 위력적이었지만 끈끈한 SK를 상대로는 2경기 연속 대량실점했다.

▲ 염경엽 감독이 바라는 한현희의 역할은 확실한 3선발이다. 그는 "한현희는 10년간 넥센 마운드를 책임질 선수"라고 말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 불안해진 제구력, 시련을 견뎌라

제구력이 불안하다. 한현희는 지난해까지 215.1이닝을 던져 78개의 볼넷만 내줬다. 9이닝으로 치면 3.26개의 수준급 제구력이었지만 그러나 올해는 19이닝에서 14번이나 주자를 그냥 출루시켰다. 9이닝당 6.63개의 볼넷. 케이티전을 제외하면 모두 4개 이상의 볼넷을 내줬다.

강타자인 클린업맨들에게 볼넷이 집중되는 점도 문제다. 14개 볼넷 중 10개가 3~5번 타순에서 나왔다. 특히 4번타자들에게는 0.500의 피안타율에 5개의 볼넷을 내줬다.

경기 초반을 넘어서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반드시 긴 이닝을 던져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1회를 무사히 넘기기가 힘겹다. 1회 피안타율은 0.450에 달한다. 1번타자를 상대로 0.364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SK전에서는 2경기 연속으로 1회 4실점했다.

선발 첫 해를 맞는 20대 초반의 청년에게 어려운 짐일 수 있다. 더군다나 넥센 타순은 김민성(발목), 서건창(무릎), 이택근(허리)까지 라인업에서 빠져 타선의 힘마저 약화됐다. 염 감독이 “넥센 특유의 시원시원한 야구가 쉽지 않다”고 쓴웃음을 짓는 상황이다.

한현희는 성장통을 견뎌내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까. 톱클래스 반열에 들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시기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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