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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2년 뒤가 더 기대되는 '안익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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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2년 뒤가 더 기대되는 '안익수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4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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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백승호에 대한 집중 관심 속 김대원·한찬희 등 숨은 진주 재발견

[수원=스포츠Q 박상현 기자]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18세 이하(U-18) 한국 축구대표팀이 기대했던 우승컵을 거머쥐지는 못했다. 그러나 당장 지금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을 갖게 하기에는 충분한 경기력과 경쟁력을 보여줬다.

U-18 대표팀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서 1승 1무 1패의 전적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에 다득점에서 밀린 3위를 차지했다. 2011년 대회 3위 이후 두 대회 연속 3위.

어떻게 보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바르셀로나에서 '미래의 메시'라고까지 평가받는 이승우(17)와 백승호(18)까지 합류한 U-18 대표팀이었기에 우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컸다.

축구팬들은 이승우와 백승호가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 벨기에, 프랑스, 우루과이를 상대로 시원스러운 승리를 거두기를 내심 바랐을지도 모른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김정환(오른쪽)과 이승우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 경기에서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고 이승우와 백승호는 그들의 명성만큼 경기력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특히 일부 팬들은 안익수 감독이 이승우와 백승호에 대한 활용법을 찾지 못했다며 집중 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하나 확실한 것은 U-18 대표팀의 여정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U-18 대표팀은 2년 뒤인 2017년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위해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수원 JS컵 역시 그 과정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이번 수원 JS컵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또는 알아채지 못했던 숨은 진주들을 발견했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U-18 대표팀의 중심이 아니라 하나의 팀을 구성하는 톱니바퀴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수확이다.

◆ 대부분 고교·대학 선수, 유럽 유스에서 뛰는 선수들과 당당하게 겨루다

한국은 대부분이 고교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물론 K리그에서 운영하는 유스팀이라고는 하지만 유럽 유스에서 활약하는 벨기에, 프랑스 선수들과 기량은 처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국 선수들은 이들과 당당하게 겨뤘다. 오히려 개인기에서도 앞선 면모로 관중의 찬사를 받았다.

골키퍼 송범근(18·경북용운고)은 194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상대 제공권 싸움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점했을 뿐 아니라 땅볼로 깔아차는 슛에도 기민하게 반응하며 잇따른 선방을 펼쳤다. 우루과이전과 벨기에전에서 무실점으로 잘 막았던 그는 프랑스전에서 한 골을 내주긴 했지만 유럽 유스팀의 어느 골키퍼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기량으로 세이브를 펼쳤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우찬양(오른쪽)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 경기에서 노르디 뮤키엘(왼쪽), 플로리앙 아예와 공중볼 다툼을 하고 있다.

왼쪽 풀백으로 나섰던 우찬양(18·포항제철고) 역시 활발한 오버래핑과 돌파로 눈길을 끌었다. 우루과이전 교체 출전에 이어 벨기에전에서 선발로 나서 안익수 감독을 만족시켰던 그는 프랑스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맹활약했다. 한국이 수원 JS컵 3경기를 치르면서 1골밖에 내주지 않았던 것도 포백 수비의 힘이었다.

지난 1월 백운기 전국고교대회에서 광양제철고를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던 주역 한찬희(18)도 마치 기성용(26·스완지 시티)을 보는 듯했다.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인 한찬희는 안익수 감독의 눈에 들어 수비형 미드필더 변신에 성공했다.

앞선 수비에서 상대의 공격을 끊는가 하면 공격으로 전환하는 가교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또 전반 추가시간에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진입하자마다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프랑스의 간담을 서늘케하기도 했다. 박한빈(18·신갈고) 역시 한찬희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서며 탄탄한 수비에 힘을 보탰다.

◆ 공격에 이승우·백승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정환·김대원의 새로운 발견

공격에서는 김정환(18·신갈고)과 김대원(18·보인고)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벨기에전과 프랑스전에서 측면 공격수로 나선 김정환은 과감한 돌파와 공격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빠른 스피드로 벨기에전에 이어 프랑스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김정환은 비록 오프사이드가 되긴 했지만 후반 34분 김대원의 패스를 받아 수비를 파고 들어가며 프랑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 JS컵에서 공격 일선에 나섰던 김대원도 안익수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선발로 나서고도 전반 37분만에 교체됐지만 프랑스전에서는 크로스바를 때리는 날카로운 슛으로 눈길을 끌었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한찬희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김대원은 "벨기에 때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만 경기에 져서 아쉽다"며 "크로스바를 때린 슛은 세트플레이에서 약속된 플레이였다. 오늘 꼭 득점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반면 소속팀 바르셀로나 후베닐에서 훈련량이 부족했던 이승우와 백승호는 공격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승우는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백승호 역시 우루과이전과 벨기에전에서 모두 교체로 출전해 별다른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프랑스전에서는 이승우와 함께 선발로 나섰지만 백승호의 경기력은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백승호도 경기가 끝난 뒤 "소속팀에서 훈련량이 부족해 기량의 50% 밖에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안익수 감독은 이승우와 백승호가 부진하다고 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 언젠가는 살아날 선수라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안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주목의 대상이고 좋은 선수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 선수들도 팀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두 선수가 경험을 쌓고 경기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좋지만 다른 선수들과 함께 발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승우와 백승호도 그동안 훈련했던 것과 국제수준의 경기가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스스로 깨달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 선수들의 동반 발전, 그리고 점점 형태를 갖춰가는 대표팀

안익수 체제의 U-18 대표팀이 공식경기를 치른 것은 지난 1월 러시아에서였다. 당시 U-18 대표팀은 3승 1무의 전적으로 결승전까지 올라 러시아 U-18 대표팀과 맞붙었지만 1-2로 졌다. 그러나 첫 소집훈련 뒤 가진 공식경기로는 상당한 성과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원 JS컵은 U-18 대표팀의 두 번째 공식경기였다. FIFA U-20 월드컵까지 2년의 기간이 남은 것을 생각한다면 이 역시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우승이라는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이 깨달았고 배웠느냐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강지훈이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 경기에서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안익수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역시 과정이다. 선수들이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에 더 큰 목표를 뒀다"며 "아직 발전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우리 선수들이 더욱 노력하고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안 감독은 "기자들과 팬들이 본대로 느낀대로 경기력이 좋았던 선수들을 기대주, 유망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2년 뒤에는 이들이 주목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선수들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큰 기대를 가져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승우와 백승호에 쏠린 관심을 다른 선수들에게 돌려보면 현재 U-18 대표팀의 현주소가 보인다. U-18 대표팀에는 이승우와 백승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 성장중인 선수들이 있다. 이들의 성장과 발전에 U-18 대표팀도 점점 강해질 것이다. 수원 JS컵은 바로 그런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는 무대였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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