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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경문호 2019 지바참사, 무너진 '믿음의 야구' 변화가 해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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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경문호 2019 지바참사, 무너진 '믿음의 야구' 변화가 해답될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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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대만은 국제대회에서 늘 한국의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작용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대만전 한 번으로 계획이 완전히 틀어져버렸다. 무엇이 참사의 원인이었을까.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2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만과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0-7 완패를 당했다.

타선은 침묵했고 믿었던 마운드마저 무너졌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참패. 눈앞에 아른 거리던 올림픽 진출 티켓에 들떴던 것일까.

 

박병호가 12일 대만과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땅볼로 물러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슈퍼라운드 첫 경기인 미국전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김경문호다. 양현종은 노련함으로 잦은 위기를 탈출했고 불펜 투수들도 선전했다. 타선에선 김재환의 호쾌한 스리런포 등으로 가볍게 승리했다.

서울라운드부터 4연승, 슈퍼라운드 전적 2승을 기록했고 호주와 대만은 나란히 2패에 몰렸다. 이번 대회엔 올림픽 진출 티켓도 걸려 있는데, 한국이 아시아-오세아니아에 걸린 1장의 티켓을 차지하려면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대만, 호주보다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쳐야 한다. 한국이 1승만 더하면 호주, 대만과는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호주는 멕시코에 지며 3패, 사실상 탈락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대만은 달랐다. 타선이 대만 선발 장이에게 꽁꽁 묶였다. 6⅔이닝 동안 4안타 4사사구를 얻어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1회말 1사 2,3루에서 박병호가 중견수 짧은 플라이, 김재환이 삼진으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특히 4번타자 박병호는 서울라운드 쿠바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감각을 회복하는 듯 했지만 슈퍼라운드 2경기에서 다시 6타수 1안타로 부진에 빠져 있다. 대회 타율은 0.167(18타수 3안타). 6번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포수 양의지도 0.133(15타수 2안타)로 부진하다.

믿음의 야구로 대표되는 김경문 감독이다. 베이징 올림픽 때 타율 0.136에 그치던 이승엽을 변함 없는 믿음을 부여했고 결국 준결승과 결승전 극적인 홈런 2방으로 보상을 받았다. 당시에도 “이승엽의 타순을 조정해야 한다”, “혹은 선발에서 빼야 한다” 등 의견이 많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다만 차이는 있다. 슈퍼라운드에서 박병호의 부진을 바라보던 김경문 감독은 “(박)병호가 아니어도 다른 선수들이 쳐줘서 이기고 있다. 야구는 같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08년엔 이승엽의 부진 속에서도 7연승을 거뒀고 마지막 2경기는 그로 인해 잡아내며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썼다.

 

김경문 감독(가운데)이 12일 대만전 선수들의 타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도 3연승을 거둘 때까지는 크게 두각되지 않았으나 대만전 누구도 해결사가 되지 못하며 패하자 박병호를 4번타자로 고집하는 김 감독의 선택에 의구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상위타선 김하성(0.353)과 이정후(0.471) 등이 맹타로 기회를 만들어놔도 맥을 끊는 일이 잦았다.

박병호와 양의지를 라인업에서 빼는 건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다만 굳이 중심 타선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이는 그들에게도 더욱 부담일 수 있다. 김경문 감독도 대만전을 마친 뒤엔 “타순 변경 등을 놓고 상의하겠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너무 늦지 않은 변화이기를 바랄 뿐이다.

앞선 3경기와 달리 마운드도 흔들렸다. 메이저리그 쇼케이스 성격의 등판으로 기대를 모은 김광현은 그보다 몇수는 아래인 타자들에게 두들겨맞았다. 스스로도 인정할 정도로 실투가 많았고 공이 좋지 않았다.

김광현은 이미 국제대회에서 보장된 투수다. 부진이 연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불펜진의 부진이다. 스리런 홈런을 내준 원종현이나 이번 대회 첫 등판해 볼넷과 안타로 1점을 더 내준 문경찬의 투구도 아쉬웠다.

자력으로 올림픽 진출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선 남은 멕시코(15일), 일본(16일)과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매 경기가 결승 같아진 상황에서 불안감을 보인 투수들을 승부처에서 활용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불펜의 활용폭도 더 좁아진 대만전이다.

다행인 점은 이틀 휴식을 가진다는 점. 대표팀 선수들은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며 원팀 의식을 보이고 있다. 꿀 같은 휴식으로 인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리며 변화를 모색한다면 멕시코와 일본을 상대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얻고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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