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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 강을준과 상극? '이번엔 다르다' 3가지 근거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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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 강을준과 상극? '이번엔 다르다' 3가지 근거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5.19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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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돌이켜보면 참 힘든 시간이었다. 국가대표 가드지만 트레이드 매물이 되고 반 시즌 만에 또다시 팀을 옮기게 됐다. 지리한 협상 과정까지 거쳐 드디어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새 팀을 찾았다. 고양 오리온의 이대성(30)은 이전과 다른 스토리를 써낼 수 있을까.

이대성이 큰 기대 속에 보수 총액 5억5000만 원에 오리온 유니폼을 입었다. 외부 FA로는 팀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그러나 기대감이 전부는 아니다. 특히 완전히 반대의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강을준(55) 신임 감독과 이룰 ‘케미’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대성이 18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KBL 제공]

 

강을준 감독은 과거 창원 LG 감독 시절 팀을 3시즌 연속 봄 농구로 이끌며 ‘플레이오프 보증수표’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대성 영입 소식이 들리며 의구심이 생겨 나오기 시작했다. 강을준 감독은 “우리 팀은 영웅이 필요없어”, “영웅은 승리했을 때 나타나” 등의 명언을 남길 만큼 독단적인 플레이보다는 팀 플레이를 통한 효율적인 농구를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반면 이대성은 리그를 대표할 만큼 개인 플레이가 많은 유형. 뛰어난 기술과 득점력을 갖췄지만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같은 성향으로 인해 직전 시전 전주 KCC에서 잘 녹아들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기대 섞인 예상도 나온다. 막연한 바람만은 아니다. 몇 가지 근거가 있다.

◆ 대화 통한 이해와 배려, 의외의 궁합 보일까

이대성은 18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강을준 감독과 나눈 대화에 대해 공개했다. 핵심은 자신에 대해 많은 이해하고 배려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이대성은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이 자리에서 다 밝히기는 어렵지만 감독님께서 ‘이대성이라는 아이는 남들에게 오해될 만한 행동, 무리한 플레이가 욕심으로 비춰질 때 스스로 알고 있는데 매번 지적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믿음을 주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퍽 특별하게 다가온 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 이대성은 “그동안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오해가 있었다. 컨트롤이 안 될 때도 있었지만 나도 알고 있다. 실수나 행동에 따른 스트레스도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많이 알아주셨다”고 전했다.

 

과거 문태영(왼쪽) 등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던 선수들을 철저하게 길들이려 했던 강을준 감독(오른쪽)이지만 고양 오리온 신임 감독을 맡고 영입한 이대성에겐 따뜻한 이해와 배려로 다가서고 있다. [사진=KBL 제공]

 

강을준 감독으로서도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프로에서 감독직을 맡은 게 9년 전이고 그동안 농구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화려함을 바탕으로 한 선수들의 개인 플레이도 많이 증가했고 이러한 흐름 속에 이대성을 이해하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는 걸 느낀 것으로 보인다.

톡톡 튀는 언변과 과할 정도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 등으로 인해 그동안 돌연변이 취급을 받기도 했던 이대성으로서도 엄격했던 이전 감독들과 달리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며 이해해주는 듯한 강 감독의 발언은 스스로를 변화하게 만들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성숙해진 이대성, 비온 뒤 더 단단해 진다

지난 1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2018~2019시즌 맹활약하며 현대모비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파이널 MVP까지 차지했지만 다음 시즌 트레이드 카드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몸까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옮긴 팀에선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문제아 취급을 받기도 했다.

결국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고 FA 시장에서 대우도 생각보다는 아쉬웠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한 번 더 성장했다.

이대성은 “이번을 계기로 더 성숙하고 인간적으로 더 배워야겠지만 핵심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며 “이제는 더 현명하게, 똑똑하게 시간을 써야겠다. 나의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느꼈다.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것을 내포한 이야기다. 성숙이라는 단어 속엔 자신을 좀 더 내려놓는 것이든 해결사 역할에 더 무게감을 두는 것이든 에이스의 무게감과 책임감이 담겨 있다.

부족한 점도 잘 알고 있다. 이어 “부상에 대한 우려가 많고 아직 한 팀에서 가드로서의 역량을 다 보여준 적이 있느냐에 대한 물음표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결코 노멀한 사람은 아니지만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잘한다면 팬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일영(왼쪽), 이승현 등 국가대표급 포워드진을 갖춘 오리온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이대성이 과거와는 달리 팀에 완벽히 녹아들며 성공기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KBL 제공]

 

◆ 모비스-KCC? 오리온은 다르다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전 팀들과 환경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가드진의 무게감에서 차이가 크다. 현대모비스에서 양동근(은퇴), KCC에서 이정현(33)이라는 걸출한 두 선배가 있었지만 오리온은 앞선이 취약한 팀이다.

설상가상 경험 많은 베테랑 이현민까지 FA로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게 되며 가드진이 더욱 부실해진 상황이었다. 1번(포인트가드)를 선호하는 이대성으로선 이보다 적합한 팀은 없었다.

가드진의 부족한 득점력을 메울 능력은 이미 인정받았다. 다만 1번이라기엔 공 소유가 길고 개인 플레이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오리온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마음껏 펼쳐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포워드엔 이승현, 최진수, 허일영 등 쟁쟁한 자원들이 많다. 때론 자신의 득점을 위한 훌륭한 미끼가 돼주기도, 그 반대로 수비를 유인한 뒤 동료들의 득점을 돕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국가대표 포워드진과 호흡하게 된 것에 대해 “너무 기대된다.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팀에 갔을 때 이런 부분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대표팀을 통해서 친분을 쌓은 선수들이기에 더욱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신나는 농구를 하고 싶다는 이대성은 “우리 구성원들이 즐겁다면 더 힘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팬들이 즐겁기 위해선 우리가 즐거워야 한다”며 “부상 없이 최대한 건강하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54경기에 모두 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뚜껑을 열기 전까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게 스포츠의 세계다. 명확한 장점과 함께 우려스러운 점도 많이 갖고 있는 이대성의 이적 첫 시즌이기에 더욱이 그렇다. 하지만 긍정적 전망대로만 이뤄진다면 그의 말처럼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을만큼 기대감이 큰 것만은 분명하다. 과연 새로운 팀에서 팬들이 원하는 걸 이뤄내는데 앞장설 수 있을지 그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가 자못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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