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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본상 불발, 위켄드 홀대… 그래미의 아쉬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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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본상 불발, 위켄드 홀대… 그래미의 아쉬운 선택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11.26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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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그래미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5일(현지시간 24일) 온라인 생중계를 열고 올해의 앨범상,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노래, 최고의 신인상 등 주요 본상과 각 장르 별 등 총 84부문의 후보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방탄소년단이 후보에 오르면서,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비백인 아티스트의 수상을 배제하며 '너무 하얀 그래미(GrammysSoWhite)'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그래미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국내외 찬사가 쏟아졌다.

앞서 카녜이 웨스트, 비욘세, 드레이크 등 흑인 아티스트가 그래미를 수상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레코딩 아카데미는 이후 회원의 인종⋅성별⋅장르를 다양화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다만 논란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강력한 수상 후보였던 위켄드가 모든 부문 후보 입성에 실패하면서 '홀대 논란이 거세다.

 

더 위켄드 [사진=연합뉴스 제공]
위켄드 [사진=연합뉴스 제공]

 

# 위켄드(The Weekend) "그래미는 부패했다"

캐나다 출신의 R&B 솔 팝스타 위켄드(The Weekend)는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 발표 후인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래미는 부패했다. 당신들은 나와 내 팬들 그리고 업계의 투명성에 빚을 졌다"고 적었다.

위켄드는 지난해 11월 발매한 정규 4집 '애프터 아워스'의 곡 '블라인딩 라이츠(Blinding Light)'가 2020년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 1위에 오르고,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한해를 대표하는 가수들이 출연하는 내년 2월 '슈퍼볼' 하프타임 쇼 출연자로도 최근 선정됐다.

그럼에도 위켄드는 25일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발표한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4대 본상은 물론 R&B 등 세부 장르의 어느 부문에도 노미네이트되지 못했다. 위켄드는 SNS를 통해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미 어워즈는 차트 성적이나 앨범 판매량 등의 성과보다는 '음악성'에 초점을 맞춰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중 투표권이 있는 회원 1만 1천여 명의 투표로 후보 및 수상자를 선정한다. 지난 몇 년간 비백인 아티스트의 음악을 수상에서 배제하면서 '보수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위켄드의 후보 제외에 외신들 역시 비판뉴욕타임스는 "위켄드에게는 단연코 가장 큰 모욕"이라면서 "'애프터 아워스'가 최고의 작품인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휩쓴 올해 도처에 있었던 음반"이라면서 "특히 '블라인딩 라이츠'는 거대하고 피할 수 없는 존재였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큰 모욕이다. 수백만명의 팬과 평론가들과 달리 20명의 후보 심사 위원회는 위켄드를 뛰어난 8개 작품 중 하나로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롤링스톤도 "레코딩 아카데미는 최근 몇 년 동안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속적 비판에 시달려왔다"고 비판했다.

계속되는 논란에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임시회장은 성명을 통해 "위켄드가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그의 슈퍼볼 공연 발표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모든 카테고리의 투표가 끝났다"고 해명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래미도 뚫은 방탄소년단, 다만 아쉬운 한 가지

앞서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오르며 미국 대중음악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을 받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제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12년부터 신설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그래미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 중 하나다. 듀오 또는 그룹,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뮤지션에게 주는 상으로, 4대 본상(제너럴 필드)이 아니라 장르 부문에 해당한다.

한국 대중가수가 그래미 후보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최초다. 앞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3년과 4년 연속 수상한 방탄소년단은 이로써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후보에 오른 한국 최초의 가수가 됐다. 이는 서구권 주류 음악계가 방탄소년단과 K팝의 거대한 영향력을 인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다만 주요 부문 후보로 오르지 못했고, 단 1개 부문 후보에 그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노래’와 ‘베스트 뮤직비디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와 ‘올해의 앨범’과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베스트 엔지니어 앨범-논 클래식’까지 총 7개 부문 후보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USA투데이는 이에 대해 "현재 BTS보다 더 큰 성과를 이룬 그룹은 없는데도 이들은 1개 부문 후보에 그쳤다”며 "그래미는 미국 주류 음악에서 K팝이 가진 엄청난 존재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BTS는 ‘올해의 레코드’나 ‘올해의 노래’ 후보로 지명됐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할리우드리포트는 "핫100 1위에 오른 BTS가 그래미 주요 부문 후보에 지명되지 못했다는 게 의아하다"고 그래미의 보수성을 비판했다.

방탄소년단은 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와 퀘이보의 '인텐션스'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과 함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트로피를 두고 경쟁할 예정이다.

한편, 레코딩 아카데미는 다음달 7일부터 한 달간 수상자를 가리는 최종 투표를 진행한다. 수상자는 내년 1월31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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