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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당신의 여행에 전하는 위로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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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당신의 여행에 전하는 위로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11.1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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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가수 정은지의 '서른'이 앨범 한 장에 담겼다. 팬들과의 약속에서 시작한 리메이크 앨범 작업은 결국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정은지는 최근 서울 강남구 IST엔터테인먼트 대회의실에서 최근 첫 번째 리메이크 앨범 '로그(log)'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그(log)'는 '기록하다'라는 뜻으로, 정은지가 여행과도 같은 인생을 선배들의 음악으로 재해석하고 다시금 기록한 앨범이다. 정은지의 첫 번째 리메이크 앨범이자 2년 3개월 만의 솔로 컴백작이다.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은지는 "작년부터 이 앨범 플랜을 짜고 있었다. 원래는 조금 더 일찍 나올 계획이었는데 워낙 일이 많았다. 앨범 준비까지 하느라 데뷔 후에 가장 정신이 없었다. 미뤄져서 아쉽기도 한데 빌드업을 잘 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긴장보다는 후련한 기분이 드는 앨범"이라고 발매 소감을 밝혔다.

정은지의 첫 리메이크 앨범은 팬들과의 약속에서 시작됐다.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운을 뗀 정은지는 "팬분들과 장난스럽게 서른 되면 '서른 즈음에'를 리메이크 하겠다고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진짜 낼거냐' 물어봐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구체화 됐다"고 밝혔다.

"팬들이 용기를 많이 줬어요. 앨범 준비하면서도 예전의 약속을 기억이나 하려나 했거든요. 근데 팬들에게 소식을 전하니 '올해 못할 줄 알았다'며 놀라더라고요. 기억해 주는 걸 보면서 내심 뿌듯함이 있었어요."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부터 드라마 '블라인드', 예능 '산꾼도시여자들'과 '두 번째 세계'까지 쉴 틈 없는 한 해를 보낸 정은지는 "원래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스타일"이라며 앨범 작업 과정을 전했다.

그는 "요령이 없다. 잽싸지도 못하고 일단 맞고 아프다고 하면서 걸어나가는 스타일이다. 너무 힘들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조금만 더 버텨보자 하면서 지냈다"며 "다행인건 제가 노래하는 걸 아직도 너무 좋아한다. 녹음실 들어갔을 때 최고급 장비를 갖춘 노래방에 온 기분이었다. 즐거웠던 스케줄"이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앨범에는 타이틀곡인 밴드 버즈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비롯해 밴드 YB의 ‘흰수염고래’, 조용필의 ‘꿈’, 가수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 가수 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수록됐다.

정은지는 곡의 선별부터 모든 제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 트랙마다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냈다. 그는 "어떤 곡 고를지는 전적으로 저한테 맡겨져 있었다. 평소에 'BGM(배경음악)'처럼 들었던 곡들"이라고 밝혔다.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2005년 발표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버즈(Buzz)의 대표곡이다. 정은지는 "대중성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타이틀곡 선정 이유를 밝혔지만 이 곡은 정은지 인생 '기록'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는 "어린 정은지가 코인노래방에서 전 재산을 탕진했던 곡"이라고 소개했다.

"동네에 큰 오락실이 두 개 있었어요. 코인노래방 가면 무조건 한 번만 부르는 게 아니라 계속 돈 넣어서 몇 번이고 더 불렀던 노래에요. 동생이 하원하기 전에 집에 잠깐 혼자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베게에 얼굴을 파묻고 부르면서 방구석 여행을 하게 해줬던 곡이죠. 그 땐 마냥 신났는데 커서 부르니까 가사가 슬프더라고요. 녹음하면서 다시 알게 된 곡이기도 해요."

베이스라인이 메인으로 채워진 원곡과 달리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펑크한 락 스타일로 편곡돼 원곡과는 또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정은지는 "그 당시 감성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감정에 집중해서 불렀다"고 소개했다.

수록곡들도 모두 정은지의 삶에 위로를 전한 노래들이다. 정은지는 '흰수염고래'는 가수로서 나아갈 지침을 알려준 곡이고, '꿈'은 꿈을 위해 부산에서 상경한 어린 자신이 비춰지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꿈' 같은 경우는 선배님께서 리메이크 허락까지 고민을 오래 하셨어요. 원래 리메이크 허용을 잘 안해주시는데 '혹시 타향 살이 하는 친구냐'고 물어보셨다더라고요. 제 스토리를 다 듣고 허용해주셨다고 해서 너무 감사했죠. 앨범에 못 실릴 수도 있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신 덕분에 담을 수 있었어요."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서른 즈음에’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리메이크 앨범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은 곡이다. 서른 살 정은지의 감수성과 가장 잘 맞는 곡이기도 했다. 정은지는 "앨범 녹음 전에는 부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부르기에는 아직 어리지 않나 생각에 겁을 냈는데 많이 와닿더라. 너무 많이 와닿아서 슬펐다"고 전했다.

'사랑을 위하여'는 엄마를 위한 노래다. 정은지는 "하늘바라기가 너무 '아빠야' 해서 엄마가 늘 서운해하셨다. 엄마를 위한 노래가 어떤게 있을까 고르다가 문득 이 노래를 들었는데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고 운을 뗐다.

"피아노학원에서 이 곡 반주를 배워서 집에서 멜로디언으로 복습했는데, 엄마가 '네가 이 노래를 어떻게 아냐'며 좋아하셨거든요. 노래를 듣다보니 그 날의 분위기와 추억이 바로 떠올랐어요. '노래의 힘'이죠. 누군가가 내 노래를 들었을 때도 이랬으면 좋겠다, 생각하니 리메이크를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내가 왜 노래를 하는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도 됐어요."

신보는 정은지의 인생을 여행에 비유해 기록한 앨범이자, 누군가의 여행에 응원과 위로를 건네는 앨범이기도 하다. 정은지는 "여태까지 불러왔던 노래가 힐링, 위로 였기 때문에 제 정서를 담고 싶었다. 선곡하면서 내가 뭘 좋아했었지, 이런 고민을 했었지 돌아보게 해준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고르다보니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노래면서도, 여행 가는 길에 들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 여태까지 인생을 여행이라고 표현한다면, 오늘까지의 여행 중 정말 의미있는 곡들을 담았어요. 저와 같이 좋은 여행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좋은 시간 되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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