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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가 주는 감동...'모노드라마'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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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가 주는 감동...'모노드라마'가 몰려온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5.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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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30주년 산울림소극장 ‘먼 그대’ 등 잇단 공연, 극단 자유 ‘제1회 남한산성아트홀 페스티벌’ 개최

[스포츠Q 용원중기자] 모노드라마가 다시 몰려오고 있다.

18세기 후반 독일의 배우 겸 극작가 요한 브란데스가 시작한 모노드라마는 배우 1명이 독백과 방백으로, 경우에 따라선 1인 다역으로 극을 이끌어가기에 배우의 연기력과 방대한 양의 대사 숙련도가 관건이다.

모노드라마 특유의 밀도와 드라마틱한 면, 여백을 즐기는 관객에게도 만족도가 높은 장르다. 특히 고수의 장단에 맞춰 한 명의 소리꾼이 음악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판소리를 통해 모노드라마 형식을 체화해온 국내 관객은 유독 1인극에 깊은 관심을 보내곤 한다.

일반 연극에 비해 몇 곱절은 힘들어도 배우 입장에선 자신의 매력을 상연 시간 내내 객석에 오롯이 전달할 수 있기에 매력적이다. 1979년 소극장 연극 돌풍을 지폈던 고 추송웅의 ‘빨간 피터의 고백'을 비롯해 윤석화의 ‘목소리’ ‘딸에게 보내는 편지’, 김지숙의 ‘로젤’, 김성녀의 ‘벽속의 요정’, 양희경의 ‘늙은 창녀의 이야기’, 박정자의 ‘위기의 여자’, 손숙의 ‘셜리 발렌타인’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정승호의 ‘품바’, 서주희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등 카리스마와 스타성을 지닌 배우들에겐 대표 1인극이 훈장처럼 달려 있다.

▲ 박정자의 모노드라마 '영영이별 영이별', 김성녀의 '벽속의 요정', 윤석화의 '먼 그대'(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 개관 30주년 산울림소극장, ‘먼 그대’ '영이별’ ‘위기의 여자’ 연달아 공연

산울림 소극장은 임영웅의 연출 60년을 기념하는 헌정 공연 '먼 그대'를 6월18일부터 7월6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1983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 서영은의 단편소설 '먼 그대'를 모노드라마로 각색한 작품으로, 연극배우 윤석화가 각색·연출·연기를 모두 맡았다.

한동안 공연 제작 및 연출에 힘을 쏟아오던 그가 모처럼 배우로 서는 이번 무대에서 마흔이 가까운, 출판사에서 교정을 보는 10년 경력 말단사원 문자를 연기한다. 유부남 한수를 만나 그 사이에서 낳은 아이부터 얼마 안 되는 자산까지 모든 것을 내어주면서 고통스러운 구도의 길을 걸어가는 인물이다.

이어 7월에는 박정자가 산울림 소극장 개관 3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낭독연극 '영영이별 영이별'을 열흘 동안 공연한다. 공연과 문학을 결합한 ‘영영이별 영이별’은 세상을 떠난 정순왕후 송씨의 혼백이 한 나라의 국모에서 걸인으로 전락했던 기구하고 애달픈 사연을 여든두 살의 나이에 남편 단종에게 구구절절이 털어놓는 형식의 모노드라마다.

11월에는 손숙의 ‘위기의 여자’가 예정돼 있다. 프랑스 여류 소설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작품으로 두 딸의 엄마이자 의사의 아내인 44세 여자가 주인공이다. 1986년 임영웅 연출의 국내 초연 무대 주연을 맡았던 박정자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 극단 자유 ‘제1회 남한산성아트홀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개최

연극계를 달궜던 명작 모노드라마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회도 마련된다. 극단 자유는 6월12~21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아트홀과 함께 '제1회 남한산성아트홀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12일 명창 안숙선의 판소리 '심청전'이 개막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13~14일에는 김성녀가 출연하는 극단 미추의 '벽속의 요정 이야기', 19일에는 박정자의 '영영이별 영이별', 20~21일에는 손숙의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이 이어진다.

극단 자유의 최치림 대표는 "그동안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얻은 안숙선, 김성녀, 박정자, 손숙의 모노드라마 무대를 한자리에 모아 모노드라마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뜻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옥(얼굴박물관 관장) 예술총감독은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남한산성아트홀이 세계 모노드라마의 중심 극장으로 자리잡고 우리의 마당극장, 장터극장, 뮤지엄씨어터(박물관극장) 등 극장 공간의 확대를 지향하는 새로운 연극 운동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내년부터 국제극예술협회(International Theatre Institute)의 모노드라마 분과와 제휴해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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