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1:28 (월)
전북 ACL 8강의 힘은 권순태 '닥치고 선방'
상태바
전북 ACL 8강의 힘은 권순태 '닥치고 선방'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27 0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담스러운 원정 2차전서 마지막까지 골문 든든히 지켜, 데얀 완벽히 막아내며 4년만에 16강 통과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닥공도 닥수도 아니었다. 이번엔 '닥선(닥치고 선방)'이었다.

전북 현대가 4년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골키퍼 권순태(31)의 선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6일 중국 베이징 노동자경기장에서 벌어진 베이징 궈안(중국)과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에두의 선제 결승골과 함께 권순태의 신들린 선방쇼로 1-0으로 이겼다.

지난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1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막판 페널티킥골로 1-1로 비겨 부담을 안고 2차전에 나섰던 전북은 종합 전적 1승 1무를 기록하며 8강에 올랐다.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에 오른 것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1년 대회 이후 4년만이다.

▲ 전북 현대 골키퍼 권순태(왼쪽)와 이동국이 26일 중국 베이징 노동자경기장에서 벌어진 베이징 궈안과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0으로 이기고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전북은 득점없이 비길 경우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베이징에 8강 티켓을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8강 진출의 일등공신은 골을 넣은 에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데얀과 하대성을 앞세운 베이징의 파상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권순태의 활약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경기가 끝난 뒤 베이징의 그레고리오 만사노 감독도 "우리 공격수도 좋았고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했지만 전북 골키퍼가 워낙 잘했다"고 엄지를 치켜올릴 정도였다.

권순태의 선방쇼는 에두의 후반 27분 결승골이 터진 뒤 빛을 발했다. 에두의 골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탄탄한 수비벽을 쌓으며 전북의 예봉을 막았던 베이징이 결승골을 허용한 뒤 데얀과 하대성을 앞세워 맹렬한 공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권순태는 몸을 사리지 않는 슈퍼세이브로 베이징 홈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후반 30분 베이징의 공격 과정에서 곧바로 품 안에 공을 안았지만 하대성과 충돌해 공을 놓쳤다. 하대성은 힐킥으로 슛을 해 전북의 골문을 열었지만 주심은 하대성의 파울을 선언하며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 전북 현대 골키퍼 권순태(왼쪽)와 에두가 26일 중국 베이징 노동자경기장에서 벌어진 베이징 궈안과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0으로 이기고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 막판에도 권순태의 선방은 계속 이어졌다. 데얀의 슛도 막아냈고 후반 추가시간 하대성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때린 슛 역시 철벽방어. 베이징이 중간 위험한 파울로 선수 1명이 퇴장당한 상태에서도 무더기 슛을 난사했지만 권순태가 지키는 골문은 철옹성이었다.

베이징은 K리그를 평정한 데얀의 공격력이 무서운 팀이다. 전북은 이런 베이징을 상대로 2경기 동안 필드골을 전혀 허용하지 않았다. 2차전에서 호흡을 맞춘 김형일과 알렉스 윌킨슨이 중앙에서 탄탄하게 수비를 지켜준 것도 무실점 원동력이었지만 마지막을 지킨 권순태의 선방은 단연 일품이었다.

이처럼 전북이 튼튼히 골문을 지킨 것과 달리 수원 삼성은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수원은 일본 히타치 가시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16강 2차전에서 2-1로 이겼지만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 2-3으로 졌기 때문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가시와에 8강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수원은 이날 정대세와 구자룡이 연속골을 넣으며 2골차로 앞서나가 대역전의 발판을 놨지만 후반 20분 고바야시 유스케에게 만회골을 내주면서 쫓겼다. 혼전 상황에서 골키퍼 정성룡이 골문을 비운 것이 8강 진출이 막히는 실점으로 이어져 전북과 대조를 보였다.

▲ 전북 현대 선수들이 26일 중국 베이징 노동자경기장에서 벌어진 베이징 궈안과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0으로 이기고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팬들에게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