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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에 국내 스포츠도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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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에 국내 스포츠도 몸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05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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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컵 축구·대학리그 등 연기 또는 중단…KBO리그·K리그·유니버시아드 등 사태 추이 촉각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는 스포츠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불특정 다수가 경기장이라는 특정 장소에 한데 모인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메르스는 직격탄으로 다가온다.

메르스가 한국 사회 전반을 혼란 속으로 빠뜨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 스포츠계는 벌써부터 대회를 잠정 연기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아직 중단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KBO리그와 K리그는 관중 급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일단 스포츠를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나 대한체육회도 메르스가 '경계'가 아닌 '주의' 단계여서 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대한체육회 역시 선수촌에 있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며 위생 관리에 신경쓰는 한편 외부인의 출입을 최대한 자제시키는 정도의 대책만 취하고 있다.

▲ 한국 스포츠가 메르스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케이티와 SK의 경기가 벌어진 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 모인 관중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이미 현장에서는 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축구에서는 국제대회가 연기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10~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수원 컨티넨탈컵 17세 이하(U-17) 축구대회를 메르스 때문에 연기하기로 4일 결정했다.

수원컵은 오는 10월 칠레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경기력을 점검하는 기회였지만 대회 개막을 불과 일주일 남겨두고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

대학농구와 대학배구 역시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경기 일정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4, 5일 벌어질 예정이었던 남녀대학농구리그와 5, 8, 9일 열리려던 전국대학배구리그 경기가 모두 늦춰졌다.

대한체조협회도 10~13일 제천 세명대체육관에서 열려던 회장배 전국리듬체조대회를 메르스 감염 예방 차원에서 잠정 연기 개최하기로 했다.

▲ 케이티-SK전이 벌어진 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는 2000여명만이 입장했다. [사진=스포츠Q DB]

다음달 벌어지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도 비상이다. 다음달 3일부터 14일까지 광주광역시에서 벌어지는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중동 출신 500여 선수들이 입국하기 때문에 방역이 중요해졌다.

10월 개막하는 세계군인체육대회 역시 메르스의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BO리그와 K리그 등 프로 스포츠는 관중이 줄어들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일각에서는 리그를 잠시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KBO리그는 4일 벌어진 5경기에서 4만2808명이 입장, 누적관객 300만(301만6620명)을 돌파했지만 목표로 삼고 있는 사상 첫 800만 돌파가 불투명해졌다. 실제로 4일 케이티와 SK의 경기가 벌어진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는 2009명만이 입장했다. 현재 KBO는 주말 3연전 관중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클래식 대전-수원전에는 1200여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3일 벌어졌던 K리그 클래식 역시 관중이 크게 줄었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겨우 1240명의 관중만 들어왔다. 대전의 성적이 좋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최문식 신임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무척이나 적은 수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주말 K리그 관중수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다.

일단 KBO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리그 잠정 중단 등 구체적인 정부의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경기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김성근 한화 감독이 "이런 비상 사태에 계속 리그가 진행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등 경기인을 중심으로 우려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2003년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FIFA 여자 월드컵이 사스 때문에 미국으로 개최지가 변경된 사례가 있고 각종 천지재변 때문에 대회가 취소되거나 장소가 바뀌는 사례는 여럿 있었기 때문에 향후 추이에 따라 리그가 잠정 중단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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