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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호, '생애 첫 멀티포' 아주 특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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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호, '생애 첫 멀티포' 아주 특별한 선물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6.09 2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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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롯데전서 린드블럼 상대호 홈런 2방…"노림수 갖고 들어간 게 주효"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이틀 전 가장 친한 친구가 결혼했는데 경기 때문에 결혼식에 가지 못했다. 언젠가는 인터뷰를 한다고 약속했는데 오늘 약속을 지켜 기분이 좋다.”

하준호(26·케이티 위즈)가 홈런 두 방으로 친구에게 근사한 결혼 선물을 안겼다. 아울러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에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쏘아올린 멀티포였다.

이날 전까지 케이티는 롯데를 상대로 5전 전패를 당했다. 삼성(4전 전패), 두산(7전 전패), KIA(6전 전패)와 함께 1승도 뽑지 못한 팀이 롯데였다. 하지만 하준호의 활약에 힘입어 케이티가 상대전적 전패 팀을 세 팀으로 줄였다.

▲ 하준호가 뒤늦게나마 친구에게 결혼선물을 했다. 생애 첫 한 경기 멀티 홈런을 날렸다. [사진=스포츠Q DB]

하준호는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에서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2홈런) 4타점을 폭발, 팀의 7-2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2일 케이티와 롯데가 단행한 4대5 대형 트레이드 때 케이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하준호는 당시만 해도 장성우에 가려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출전 기회를 계속 얻자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튿날 NC전부터 경기에 나선 하준호는 5월 5일 한화전에서 4안타를 때리는 등 순항을 이어갔다. 5월 한 달간 타율 0.280에 8타점을 기록했다.

6월까지 타격 컨디션을 유지한 하준호는 마침내 데뷔 첫 한 경기 멀티 홈런을 때리며 포효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1개에 불과했기에 놀라운 장면이었다. 이날 팀이 2-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우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상대는 롯데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 시즌 내내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던 투수를 상대로 쳤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2로 추격당한 6회 2사 1, 2루에서 린드블럼으로부터 또 한 번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케이티가 7-2로 달아나는 쐐기포였다.

경기 후 하준호는 “가장 친한 친구가 이틀 전 결혼식을 올렸는데 경기 때문에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인터뷰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오늘 약속을 지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첫 번째 홈런은 린드블럼의 슬라이더를 노린 게 주효했고 두 번째 친 홈런은 밀어서 때렸기 때문에 넘어갈 줄 몰랐다. 변화구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포크볼이 들어왔다”고 홈런을 친 상황을 설명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타율 0.330에 도루 30개다. 조금씩 발전하다 보면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너무 높게 잡았다고 웃었지만 말 속에 비장함이 묻어나왔다.

투수로 프로에 입단한 뒤 2013년 타자로 전향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하준호가 마침내 타석에서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앞으로도 하준호의 활약이 막내 구단 케이티의 성장과 궤를 같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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