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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의 아이들' 신성현-송주호, '패자부활'은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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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의 아이들' 신성현-송주호, '패자부활'은 찬란하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6.1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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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성근 감독과 다시 만나 공수에서 맹활약…치열한 주전경쟁 예고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독립구단에서 ‘패자부활’의 꿈을 키웠던 ‘김성근의 아이들’이 독수리 유니폼을 입고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고양 원더스에서 김 감독에게 가르침을 받은 신성현(25)과 송주호(27·이상 한화 이글스)가 KBO리그로 무대를 옮긴 뒤 라인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공수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고 있다. 송주호가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기존 외야수들을 긴장시킨 가운데 이번엔 신성현이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하며 포효했다.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팀이 0-1로 4회초 무사 만루서 중월 홈런을 터뜨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포였다.

이들 듀오가 앞으로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팀 내 입지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전문 3루 요원인 신성현은 꾸준히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주전 3루수로도 자주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발이 빨라 수비 범위가 넓은 송주호는 방망이만 보완한다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한화 외야 라인업의 한 축이 될 전망이다.

▲ 신성현이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전에서 4회초 만루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돌고 돌아 김성근 감독과 재회

신성현이 프로 1군에 발을 디디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서울 덕수중 졸업 후 야구 유학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신성현은 교토국제고에 진학,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유격수 포지션에 정착했다. 공수에서 실력을 입증한 신성현은 2008년 10월 일본 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1군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2013년 10월 방출된 것. 졸지에 실업자가 된 신성현은 한국행을 택했다. 테스트를 통해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6월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았다. 그러는 사이 원더스는 9월 해체됐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상황. 이때 신성현의 손을 잡아준 이가 원더스 시절 가르침을 준 김성근 감독이었다. 지난달 19일 육성선수로 한화와 정식 입단 계약을 맺은 신성현은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480에 2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른 뒤 1군으로 콜업됐다. 외야수 김경언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지난달 27일 정식 선수 등록과 함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1군 8번째 출장 경기에서 자신의 생애 첫 홈런과 타점을 동시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강호 삼성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굳히는 홈런이었다.

중앙고를 졸업하고 2007년 삼성 육성선수로 프로에 데뷔한 송주호도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냈다. 삼성에서 1군 데뷔 기회를 잡지 못한 송주호는 2010년 여름 방출 통보를 받은 뒤 2011년 현역 입대해 특전사 요원으로 복무했다.

2012년 9월 제대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고양 원더스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혹독한 훈련을 소화한 송주호는 2013년 5월 한화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1군에서 45경기 출장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47경기에 나서며 조금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타율은 0.174에 불과하지만 빠른 발로 네 차례 베이스를 훔쳤고 수비력도 뛰어나다. 송주호 역시 김성근 감독의 한화에서 빛을 발했다.

▲ 송주호는 김경언, 폭스가 빠진 외야에서 호수비를 펼치는 등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원더스 듀오 합류, 독수리 주전 경쟁 더 치열해진다

비주전 가운데 걸출한 기량을 갖춘 자원이 늘어나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신성현과 송주호는 앞으로 내야와 외야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 3루수는 김회성과 주현상이 번갈아 보고 있다. 시즌 초반엔 한 방이 있는 김회성이 중용됐지만 최근 들어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주현상이 자주 얼굴을 비추고 있는 형국. 둘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김회성은 홈런 10개를 때릴 정도로 장타력이 빼어나지만 득점권 타율이 0.122에 불과해 김성근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주현상 역시 수비와 작전 수행능력은 나무랄 데 없지만 방망이가 아쉽다.

이 가운데 신성현이 새로운 주전 3루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아직 타율이 0.217에 불과하고 송구 능력도 길러야 하지만 잠재력만큼은 김회성과 주현상 못지않다. 김성근 감독이 행복한 비명을 지를법할 정도로 핫코너 경쟁 구도가 치열해졌다.

송주호가 보고 있는 외야도 부상으로 빠져 있는 김경언, 제이크 폭스가 복귀하면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와 김경언이 방망이에서 앞서 있다면 송주호는 주력과 수비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 이따금씩 주루에서 실수를 범하는 것만 줄이면 주전 외야수로 도전장을 내밀 수도 있다.

원더스 시절 김성근 감독 밑에서 나란히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신성현과 송주호가 이젠 1군 백업을 넘어 주전을 노리고 있다. 이들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사뭇 기대된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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