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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캡틴 조소현, 16강행 '황금 루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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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캡틴 조소현, 16강행 '황금 루트' 열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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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전 강유미 '택배 크로스'로 동점골…기적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금발의 캡틴' 조소현(27·인천 현대제철)이 드디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는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지만 자신의 헤딩골이 16강 기적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됐다.

조소현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E조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8분 강유미(24·화천 KSPO)의 오른쪽 크로스를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넣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조소현의 헤딩골로 분위기를 잡은 한국은 스페인과 일진일퇴를 벌이다가 김수연(26·KSPO)의 오른쪽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결승골이 되면서 2-1 역전승, 16강 진출 쾌거를 이뤄냈다.

소속팀 현대제철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조소현은 리더십을 갖췄을 뿐 아니라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맹활약, 한국 축구대표팀의 기성용(26·스완지 시티)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붙은 별명도 '여자 기성용'이다.

조소현은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도 맹활약했다. 브라질전에서는 한때 세계 여자축구계를 호령했던 마르타를 완벽하게 봉쇄했고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셜리 크루스를 막아냈다. 크루스는 조소현의 찰거머리 수비에 짜증까지 낼 정도였다.

조소현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브라질전에서는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파울을 하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의 백패스가 인조잔디에 속도가 느려지면서 공을 뺏기는 바람에 생겨난 것이었지만 마치 자신의 실책인양 자책했다.

코스타리카전 역시 2-1로 앞서고 있었음에도 너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마지막 순간 수비 뒷공간이 뚫리면서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조소현은 스페인전에서 다시 한번 심기일전했다. 선수들은 낙담했지만 조소현은 선수들이 자신감까지 잃을 것을 우려, 당당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리더십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조소현은 스페인전을 마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최악 상황까지 왔지만 모두 이겨냈다. 지면서 배웠고 비긴 뒤에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며 1승을 다짐했다"며 "고난을 딛고 역경을 이겨내 버텨낼 힘이 생겼다. 이런 분위기라면 4강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소현의 금발이 찰랑거리면서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16강 '골든 루트'도 다시 열렸다. 이제 팬들은 22일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랑스전에서도 조소현의 황금 머리카락이 다시 한번 힘차게 휘날리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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