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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봐' 김수미 조영남의 '버럭'...분노조절장애 처방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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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봐' 김수미 조영남의 '버럭'...분노조절장애 처방전은?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7.14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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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가 방송 전부터 중견 탤런트 김수미(63)의 자해성 삭발·막말과 가수 조영남(70)과의 말다툼, 조영남의 현장 이탈 등 해프닝을 쏟아냈다.

'나를 돌아봐'는 ‘버럭’하기로 유명한 연예인이 자신과 비슷한 성격의 연예인 매니저를 하는 포맷이다. 방송인 이경규가 조영남, 개그맨 박명수가 김수미, 배우 최민수가 아이돌 가수 이홍기의 매니저를 맡음으로써 타인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13일의 아수라장 기자회견을 보면 김수미 조영남은 모두가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버럭’했다. 네티즌의 악성 댓글에 상처 입은 심경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악성 댓글은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자해성 삭발을 취재진·대중에게 그대로 드러내고, 선후배인 조영남 박명수 이경규에게 막말에 가까운 말들을 쏘아댄 것은 분노의 직접적 표출로 이해될 따름이다.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엘루체컨벤션에서 진행된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서 김수미는 장동민에서 박명수로의 출연진 교체와 관련, "전라도끼리 다 해먹어라"라는 네티즌의 악성 댓글로 인해 "자해를 하게 됐다. 울면서 가위를 꺼내 머리를 다 잘랐다. 댓글 쓴 사람이 정식으로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충격 발언을 했다. 이어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이경규-조영남은 우리 3팀 중 시청률 점유율이 가장 떨어졌다. 시청자들이 이 커플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조영남은 "면전에서 이렇게 모욕적인 말은 처음 듣는다. 이 시간부로 당장 하차하겠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현장을 떠난 조영남은 이날 밤 무렵 제작진의 설득으로 ‘나를 돌아봐’를 계속 하기로 했다. '나를 돌아봐'는 오는 24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다수의 취재진이 모인 공식 석상에서 같은 출연자의 힐난에 발끈해 제작진·청취자와의 약속인 출연을 헌신짝 내팽개치듯 한 채 뛰쳐 나가버린 조영남의 행동 역시 납득하기 힘들긴 마찬가지다. 순간의 화를 삭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프랭크 미너스 박사는 “분노는 타인으로부터 무시당하거나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로 취급될 때 폭발한다”고 말한다. 젊은 세대와 달리 중장년층·노년세대는 연륜이 깊기에 이런 노여움으로부터 여유로울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예상과 달리 화를 참지 못해 욱하는 이른바 분노조절장애(Anger Disorder)는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고령화 시대의 그늘로 여겨진다.

이런 증상은 나이가 들고 뇌 기능이 저하되면서 감정 조절 및 판단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사회활동 기회 제한, 경제적 빈곤, 스트레스와 고독 등 사회경제적 환경이 어려워져서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건강한 자기 정체성 확립과 대인 관계를 통한 지속적인 자기 검열, 삶의 목적의식 수립, 사회활동에의 적극적 참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수미와 조영남의 이날 모습이 이러한 분노조절장애와는 무관하리라고 본다. 하지만 둘은 인기와 돈, 명성을 지닌 연예인이다. 더욱이 각자 꾸준히 집필활동, 미술작업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예술가들이다. 우발적 충동으로부터 꿋꿋하게 자기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오랜 기간 두 사람을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보답이지 않을까.

비단 김수미와 조영남 이들 뿐이랴. 정제되지 못한 언어로 분노와 저주의 독설을 쏟아내는 연만한 사회 지도층 인사를 우리는 빈번하게 마주하며, 일명 ‘폭주 노인’으로 불리는 노인범죄는 날로 증가 추세다.

걸출한 대중예술인으로 평가받아온 김수미 조영남의 솔직 당당함, 해학이 ‘역지사지’ ‘자아성찰’을 표방한 이 프로그램에서 앞으로 진가를 발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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