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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송강호, 비운의 실존인물 심쿵연기 한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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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송강호, 비운의 실존인물 심쿵연기 한번 더?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7.1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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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국민배우 송강호가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로 기록된 된 영조와 사도의 이야기를 부자(父子)의 관점에서 새롭게 그려낸 ‘사도’(감독 이준익)로 올 가을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관객 1137만명을 모은 ‘변호인’에 이은 두 번째 비운의 실존인물 연기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프로 한 ‘변호인’에서 송우석 변호사 역을 맡은 송강호는 돈만 밝히는 세금 전문 변호사에서 인권 변호사로 변화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내 극찬을 받았다. 특히 "변호인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등의 명대사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만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 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다. 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비정한 아버지 영조로 분한 송강호와 아버지에 의해 뒤주에 갇혀 8일만에 죽음을 맞이하는 비운의 아들 세자 사도 역 유아인의 강렬한 대립으로 올해 최고의 연기 격돌을 예고한다. 2005년 ‘왕의 남자’로 1230만 흥행 신화를 기록한 이준익 감독이 10년 만에 선택한 정통사극이자, 송강호 유아인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사도’는 오는 9월 개봉한다.

이번에는 영조다. 영·정조가 조선을 지배했던 시기는 조선 후기 부흥기였다. 왜란과 호란 이후 침체했던 조선이 활기를 찾고, 근대화의 싹이 트던 시기다. 강력한 왕권을 지향했던 ‘현실적인’ 영조와 신분의 귀천 없는 평등한 세상을 주창했던 ‘이상적인’ 사도세자(본명 이선)는 부자간 갈등을 겪었다. 이로 인해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8일 만에 죽게 한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훗날 영조는 죽은 세자에게 사도(思悼)라는 시호를 내리고 자신의 과오를 후회했다.

'사도'에서 송강호는 완벽을 추구하는 강인함 뒤에 인간적 결함을 지닌 복잡한 영조를 심도 있게 그려낸다. 송강호는 “나를 떨리게 한 작품이다. 영조를 맡아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연기를 통해 경험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변호인’에서 세무변호사의 속물성뿐만 아니라 부당한 국가권력에 맞서 싸우는 인권변호사의 가슴 뜨거운 정의감을 폭발시켰다면 ‘사도’에선 기품과 상스러움, 광기와 유약함, 선정을 펼치고 싶은 욕구와 태생적 한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외로운 제왕의 모습, 세자를 사랑하면서도 정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는 복잡미묘한 심리를 조형한다.

천만영화 '변호인'에서 속물 세무변호사에서 인권변호사로 변화하는 송우석을 연기한 송강호

송강호는 연기 스펙트럼의 폭이 광활한 배우다. 푸근한 가장, 광기어린 인물, 코믹한 회사원, 무식한 형사, 기이한 아나키스트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실존 인물을 맡았을 땐 완벽한 재현과 더불어 자신의 감성을 뜨겁게 불어 넣기에 관객의 공감대는 더욱 커진다. ‘천만배우’ ‘국민배우’ 소리를 듣는 이유다.

최근 공개된 ‘사도’ 포스터에서 송강호는 붉고 화려한 용포와 강인한 표정 뒤에 슬픔을 숨긴 군주의 모습으로 눈길을 붙든다. 국가권력의 정점에 섰으나, 권력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서로 다른 시대의 두 인물을 연거푸 연기하는 송강호의 연기가 어떻게 결을 달리하며 관객을 매혹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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