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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엽, "송강호, 콜린 파렐의 섹시함 닮고 싶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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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엽, "송강호, 콜린 파렐의 섹시함 닮고 싶다" [인터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7.29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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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배우 차엽(31·김종엽)은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서 조유상 역으로 시청자와 만났다.

차엽은 12년간 본명으로 활동해오다 지난해 영화 '18: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에 출연하며 이름을 바꿨다. 어머니의 성씨와 원래의 이름을 합쳐 지은 새 이름으로 활동하며 그는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짧지 않았던 방황을 지나 배우 차엽은 연기의 진정한 맛을 느끼고 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이상민 기자] "너무 솔직해서 탈인 것 같아요. 어느정도는 이미지 관리가 필요한 것 같지만… 제가 그럴 인지도도 아니고.(웃음)"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에서 비열한 인물을 표현해낸 차엽은 실제로는 부드러운 말투와 솔직한 표현이 인상적인 배우였다. TV 화면과 달라보이는 이유는 수염의 유무 차이다. 평소엔 면도를 하면 피부가 예민해 트러블이 생기는 바람에 수염을 기르고 다닌다는 설명이다.

 

◆ 데뷔 첫 악역, "전형적인 연기 하지 않기 위해" 독특 연기 스타일

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차엽의 데뷔 첫 드라마이자 그가 처음으로 악역 연기를 한 작품이다. 차엽이 캐릭터를 잡아간 방법은 독특했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구했지만, 이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를 하나 둘 지워나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어떤 캐릭터를 보고 참고하진 않았다. 대신 사람들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전형적인 악역이 아닌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조언을 구했더니 험악한 인상이나, 마초처럼 강하게 지르는 스타일을 추천하더라. 그래서 이 모습들을 배제하고 조유상에게 좀더 '여유'를 넣었다. 악역이지만 버럭하기보다는 조용하고 급하지 않은 부분을 넣었다."

이 때문인지 차엽이 그려낸 악역의 모습은 독특했고, 제작진 역시 이런 이유로 그를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엽은 만족보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좀더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마치고 나니 아쉽다"는 것이다. 차엽은 그간 어리바리한 캐릭터를 그려낸 것과는 다른 캐릭터를 표현하며 새로운 연기에 도전했고, 첫 드라마 현장에서 순발력 또한 얻었다.

 

◆ 12년간 해 온 연기 포기할까 싶었을 때 찾아온 '18'

학창시절 수영선수로 활동했던 차엽은 어깨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 춤과 랩을 좋아해 고등학교 3학년때 한 연예기획사에 가수 오디션을 봤고, 우연히 연기를 시작했다. "뭣도 모르고 시작한 연기"였지만 2005년부터 각종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다. '설인' '의형제' '소녀X소녀' 등 영화계에서 활동했다.

차엽이 꼽는 터닝 포인트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18: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촬영이다. 당시 차엽은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생계를 위해 회사 출근, 아르바이트 등을 함께 하고 있었다. 소속회사 없이 혼자 프로필을 돌리고, 오디션을 보는 것에 점차 지쳐가던 차엽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때 걸려온 것이 '18'을 연출한 한윤선 감독의 전화였다.

"'작은 역인데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셔서, 할 수 있겠다고 말씀드리고 이 영화를 끝으로 연기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촬영하며 내용이 각색되고 내 역할이 점차 커졌다. 감독님과 믿음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에서 희열을 느꼈다. 촬영장에서 진한 인간애를 느끼며,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연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18'은 제작비가 넉넉지 않은 현장이었다. 차엽은 일손이 모자른 연출부를 도우며 촬영장에 녹아들었다. 매일 푹푹 쌓이는 눈을 치우고, 함께 장면을 만들어가며 행복을 느꼈다. 

"내가 연구한 캐릭터와 감정을 표출해냈을 때의 희열감이 새로웠다. 난 그동안 배우에게 왜 매니저가 있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허세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알겠더라. 온 힘을 쏟아 연기를 하고나면, 고된 육체적 노동을 한 것처럼 피곤해서 운전할 힘이 안 나는 거다.(웃음)"

 

◆ "남자가 봐도 섹시한 배우" 콜린 파렐, 송강호가 롤모델

차엽은 얼마 전 서른을 넘었다. 조급할 수도 있지만, 그는 느긋했다. 이는 학창시절 운동을 했던 것에서도 비롯됐다.

"전혀 조급하지 않다. 기다림이라면 운동을 하던 시절부터 겪어왔다. 배우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지만, 늘 기다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왜 내게 기회가 오지 않을까 조급해하기보다는 연기에 대해 더욱 생각하고 책임을 가지려고 한다."

차엽은 어떤 배우가 되길 꿈꿀까. 차엽은 "내겐 배우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나 크고 위대해 보인다"면서도 "'남자가 봐도 섹시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차엽의 롤모델은 영화 '킬러들의 도시' '토탈 리콜'로 유명한 콜린 파렐이다. 국내 배우들 중에서는 특히 송강호를 꼽았다.

"콜린 파렐, 송강호 선배님의 섹시함이 있지 않나. 육체, 노출이 아닌 연기로부터 풍겨나오는 섹시함이다. 특히 송강호 선배님이 영화 '우아한 세계'에서 보여주신 섹시함은 정말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다.(웃음) '의형제'를 함께 촬영했을 때, 선배님께서 현장에서 딸과 통화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선배님의 연기에 놀라 내가 해야 할 부분을 깜빡 잊어버린 적도 있다. 다시 한번 꼭 함께 연기하고 싶다."

 

[취재후기] 차엽은 하나 둘 받는 관심에 감사함을 전했다.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보시고 블로그에 감상평을 남겨주신 분이 계신데, '내가 형 뻘인데 차엽과 밥 한 끼 함께 하면 좋겠다'고 써 주신 분이 계세요. 정말 감동받았어요. 꼭 뵙고 식사 한번 같이 하고 싶네요. 왜 저를 좋아해주실까 감사해요."

"외모 컴플렉스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한 여성 팬분께서 '안 못생겼으니까 힘내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주신 적이 있어요. 동방신기 이후 좋아한 연예인이 처음이라고 하시면서요.(웃음) 왜 저를 좋아해주실까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감사한 마음에 더 열심히 하려고요. 못생기면 못생긴 거고, 연기로 보여주면 되는 거니까요."

/촬영장소 오드리햅번카페 서교점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2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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