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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썸머 나잇' 손호준 "예능 스트레스 연기로 푼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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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썸머 나잇' 손호준 "예능 스트레스 연기로 푼다" [인터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7.15 0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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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최대성 기자] ‘꽃보다 청춘’ ‘정글의 법칙’ ‘삼시세끼’ ‘집밥 백선생’ ‘학교 다녀왔습니다’에 연달아 출연하며 ‘예능 대세남’으로 부상한 배우 손호준이 정통 코미디영화 ‘쓰리 썸머 나잇’(7월16일 개봉)으로 스크린 첫 주연의 월계관을 쓴다. 개봉을 코앞에 둔 13일 오전, 삼청동의 한 카페에는 예의 바른 청년이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 인기 예능 섭렵하는 ‘예능 대세’...성격 탓에 스트레스 많아

무명 배우 손호준을 스타덤에 올려준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이후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의 ‘힙’한 스타로 떠올랐다. 드라마에선 활달한 반면, 예능에선 과묵하면서 잔뜩 주눅 든 정반대 모습이라 의구심을 자아냈다.

 

“내가 불편하고 상처 입었던 기억 탓에 누구를 만났을 때 조심하고 예의를 지키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이런 태도가 대인관계에서 습관으로 굳어진 것 같아요. 예능에서도 마찬가지였죠. 낯을 많이 가리다보니 말수도 적었고. 점차 방송을 많이 하면서 변화가 필요하겠구나 싶었어요. 시청자들이 답답해하고, 나로 인해 다른 패널들이 불편해지면 안되겠다 싶어서 요즘은 분위기를 다운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재미나는 에피소드나 멘트가 생각났을 때 죄다 선배들이라 치고 들어갈 수가 없었다. 선배들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보면 다른 주제로 넘어가며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집밥 백선생’에서 함께하는 김구라가 “아무 때나 이야기해도 되니까 걱정하지 말아라”라고 조언을 해주면서부터 자신감을 얻게 됐다.

“예능에 나오는 사람은 손호준이고, 영화·드라마에선 내가 아닌 캐릭터라 솔직히 연기가 많이 편해요. 작품 안에선 내가 어떤 행동을 하던 피드백이 짜여 있잖아요. 예능을 하면서 얻는 스트레스를 연기를 하면서 해소하고 있죠.”

◆ ‘쓰리 썸머 나잇’서 코믹연기 베드신 시도...B형남자 특성 발산

3명의 30대 고교동창이 3일 밤에 걸친 부산 해운대로의 일탈을 그린 ‘쓰리 썸머 나잇’에서 손호준은 갑에게 치이기 일쑤인 제약회사 영업사원 왕해구를 연기한다. 미모의 스튜어디스 여친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제약회사 회장 아들이라고 ‘뻥’을 치는가 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성적으로 완벽하지 못한 고민에 처한 인물이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재밌는 만화책 한 권을 독파한 듯했어요. 해구는 허세 있는 친구지만 감정에 가장 솔직해서 좋았어요. 저처럼 B형 남자란 느낌이 왔죠. 물론 다른 구석이 많으나 진실성 있고, 황당한 순간에 웃을 수 있는 점이 비슷해요. 코미디 장르는 처음이었으나 김상진 감독님이 워낙 코미디영화의 대가이시고, 임원희 김동욱 형들이 든든하게 계셔서 믿고 의지하며 촬영에 임했어요.”

‘쓰리 썸머 나잇’에서 손호준은 그간의 ‘순수남’ 이미지를 거둬내고 웃음을 펑펑 터뜨리는가 하면 비키니 여장과 해산물식당 젊은 여주인과 베드신까지 감행하는 등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비키니 여장 장면은 대본에 없던 거였는데 현장에서 갑자기 생겨났어요. 처음엔 의아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아~이렇게 들어가는 구나’ 싶어서 신기했어요. 노출이나 베드신은 손호준이 거기 있는 게 아니니까 부담은 없었고요.”

영화에서처럼 손호준에게도 평생을 함께 갈 절친들이 있다. 고향 광주의 친구들은 그의 빈자리를 대신해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손호준의 아버지와 술잔을 기울이며 “아버지가 더치페이하시자고 하는데 니가 말려바라잉~” 하며 전화를 걸어오기도 한다.

영화 속 해구처럼 3일간 일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뭘 하겠느냐는 질문에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 없이 맛있는 음식을 맘껏 먹고,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쉬고 싶어요”란 대답을 꺼내 놓는다.

 

◆ 아버지 권유로 연극 시작...상경 후 극단 ‘목화’ 오디션 낙방

손호준의 연기인생의 시작점에는 아버지와 연극이 있다.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는 교회 학생회 부장집사를 겸임했다. 교회에서 1년에 한 차례씩 연극제가 열렸는데 그해는 아버지가 연극을 담당, 고교생 아들에게 “하지 않으면 용돈을 안주겠다”는 협박(?)과 함께 출연을 권유했다.

“단역인 지나가는 행인이었고 대사도 딱 한 줄이었어요. 그런데 ‘두통 치통 생리통’이란 한 줄 대사에 관객들이 빵 터졌어요. 무대 뒤에 있는데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 뒤 연출을 맡았던 누나가 소속된 극단의 연극을 보러갔다가 매료돼 연극을 시작한 거죠.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작인 ‘몽연’에 출연하면서 의지를 더욱 다졌고요. 서울에 올라온 것도 오태석 선생님의 극단 ‘목화’에 입단하고 싶어서였는데 오디션에서 떨어져버렸죠.”

낙담하던 차에 같은 광주 출신 친구인 유노윤호가 매니저를 소개시켜줬고, 드라마 단역부터 시작해 조연, 주조연, 주연으로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그 동안은 여유가 없어 시도할 엄두를 못 냈지만 늘 연극 출연에 대한 생각은 있어요. ‘응사’ 인기 덕에 2013년 말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에 출연하긴 했지만 숟가락 얹은 거고요. 좀 더 자리를 잡은 뒤 연극에 꼭 도전해 보려고요. 지금도 광주 극단의 선생님께서 해주신 ‘배우는 다 잘 할 필요는 없다. 대신 다 할 줄은 알아야 한다’는 말을 마음에 품고 지내요.”

 

◆ “알콩달콩 사셨던 부모님 때문에 결혼 빨리 하고 싶어”

손호준은 "결혼 일찍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런 생각은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자라면서 부모님께 한 번도 매를 맞아본 적이 없어요. 부모님이 싸우시는 걸 본 적도 없고요. 어머니랑 아버지가 알콩달콩 예쁘게 사셨거든요.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항상 아버지는 어머니 편, 어머니는 아버지 편이이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빨리 내 편을 만들어야겠다’ ‘일찍 결혼해야지’라고 결심했어요. 지금도 유효하고요.”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양한 장르를 체험해오고 있는 손호준은 올 하반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조이’에서 의문의 남자 남철웅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한다. 10년 전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성동일)와 그의 딸(김유정) 앞에 나타난, 이야기의 열쇠를 쥔 인물이다. 지난해 촬영을 마쳤고, “새로운 장르, 아예 다른 캐릭터라 재밌게 찍었다”고 귀띔한다.

“배우라는 직업이 신기한 게 보시는 분들이 인정해줘야 비로소 배우가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은 해태의 모습을 많이 사랑해주신 대중이 좀 더 보고 싶어했던 것일 테고, 지금은 배우로서 인정받아가는 시기에 있어요.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걱정이나 욕심은 없어요. 인정받기 위해선 몸 사리지 않은 채 다 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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