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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어셈블리' 정재영을 위한, 정재영에 의한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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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어셈블리' 정재영을 위한, 정재영에 의한 드라마였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7.16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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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역시 배우 정재영이었다.

16일 방송된 KBS 2TV '어셈블리'는 정재영을 위한 정재영에 의한 드라마였다. 정재영은 이날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당한 한국 수리조선소의 회사 직원들을 위해 투쟁하다 선거에 출마하는 복직투쟁위원회 조직부장 진상필을 연기했다.

진상필 캐릭터는 그동안 영화에서나 보던 정재영의 연기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인물이었다. 진상필은 겉은 단순 무식하지만 정의감 넘치고 남자다운 소시민이다. 그는 앞으로 여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정치계에 입문하는 정치인으로서 활약할 예정이다.

▲ [사진=KBS 2TV '어셈블리' 방송 캡처]

정치 드라마라는 소재를 차치하더라도 무척이나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담은 드라마다. 그동안 우리나라 드라마 역사상 손꼽힐 정도로 민생과 정치인들의 실상을 상세하게 파헤치는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당연히 이 작품은 톱스타급의 연기력 뛰어난 배우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하지만 최근 불어닥친 드라마계의 기근 앞에서 연기 잘하는 톱배우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렇다고 신인을 쓰기에는 연기력이 불안하고 연기를 잘하는 비스타 배우를 활용하기에는 이슈 몰이가 힘들다. 이런 두 가지 약점을 충족시켜주는 배우가 바로 정재영이다.

정재영의 이번 드라마 출연은 놀랍기만 하다. 충무로에서 여전히 그는 흥행배우이자 톱스타다. 이런 그가 안방극장 출연을 결정했다는 사실은 어셈블리 제작진의 캐스팅 전설로 불릴만한 캐스팅 성공사례나 다름없다.

그동안 순수하게 스크린에서 활약하던 배우가 안방으로 넘어온 사례는 조승우, 신하균 정도다. 이렇게 순수혈통의 영화배우가 안방극장에 진출하기는 큰 결단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재영은 과감하게 선택했고, 단숨에 영화배우의 역량을 안방에 보여줬다. 첫회부터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끌어들였다. 스크린에서나 볼 연기를 안방에서 목격한 많은 시청자는 감동 혹은 놀라움을 느낄만한 일이었다.

▲ [사진=KBS 2TV '어셈블리' 방송 캡처]

이처럼 어셈블리 1회와 2회에서 정재영은 스크린에서 보여주던 최고 수준의 연기력이 무엇인지를 증명해 냈다. 앞으로가 문제다. 정재영은 수시로 뒤바뀌는 TV 드라마계의 시청률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첫회 시청률은 5.8%(닐슨 제공, 전국기준)로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

한편의 작품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관객 스스로 극장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영화와는 달리 언제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채널을 돌릴 수 있는 시청자들의 '변덕'을 잡아내야만 한다.

만일 정재영이 시청률 싸움에서 패배할 경우 그의 연기인 생사에서 큰 오점이 될만한 상처를 입게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재영 스스로 드라마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과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호감을 살 수 있는 더 다양한 연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정재영이라는 거물급 배우라면 충분히 이런 과제를 이겨내고 성공 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한다. 과연 어셈블리의 정재영이 스크린과 안방을 제패하는 진정한 톱스타가 될 수 있을까? 벌써 이 드라마의 끝이 궁금해진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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