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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황정민에 던진 관객 돌직구가 '무리수' 개편 풀었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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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황정민에 던진 관객 돌직구가 '무리수' 개편 풀었다 [리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7.28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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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특별한 사람들의 보통 이야기를 듣고,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MC 김제동이 개편 '힐링캠프'에 앞서 소개한 프로그램의 출발점이다. 27일 SBS 예능 '힐링캠프'의 개편 첫 방송이 전파를 탔다.

'힐링캠프'는 방송 시작부터 상당 장면을 '청중이 MC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개편 '힐링캠프'는 김제동이 1인 MC를 맡고, 499인의 청중 또한 함께 진행자로 나서 연예인 게스트와 대화하는 형식이다. 관객 한 명이 오프닝을 열고, 각 관객이 방송에 참여할 때마다 이름이 소개됐다. 이 때마다 '힐링캠프 MC만의 묘미'와 같은 내용의 자막을 띄웠다. 말 한 마디마다 이를 강조해 이는 '오버'로 읽혔을 뿐 오히려 몰입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았다. 

▲ '힐링캠프' 개편 첫 방송 [사진=방송 캡처]

'힐링캠프'의 개편은 시들해진 프로그램에 신선함을 안기기 위한 조치다. 그 이유가 있을 터였으나, 이날 방송은 절반쯤 분량이 진행된 상황에도 개편의 이유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청중은 이날 게스트가 황정민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물론 게스트에 대해 사전정보가 주어진다면 스타 맞춤형 질문이나 얘깃거리가 중심이 돼 토크콘서트보다는 팬미팅이 돼 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게스트를 모르는 상황에서 객석에서 적어낸 질문을 무작위로 골라내는 것은 다소 '무리수'였다. 엉뚱함이 긍정적으로 기능할 때도 있지만, '남편이 잘 씻지 않는다'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방청을 왔는데 손을 잡고 싶다'는 내용은 굳이 황정민이 답변하지 않아도 될 내용들이었다.

"왜 청중MC라는 시도를 했을까"라 생각으로 들었던 의구심은 방송 중후반부 관객 김혜지 씨의 코멘트로 풀 수 있었다. "이 힘든 걸 어떻게 다시 하겠느냐. 다시 태어난다면 배우를 하지 않겠다"는 황정민에게, 방청객 MC로 자리한 혜지 씨가 "질문은 아니고 말을 좀 하고 싶다"고 마이크를 든 것이다.

혜지 씨는 "황정민은 배우로 성공했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서 박수도 받는다. 그럼에도 '다시 태어나면 배우를 하지 않겠다'고 한 말은 박수 친 사람으로서 조금 듣기 아팠다"며 "배우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친구와 함께 왔는데, 옆에서 그 말을 들으니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는 방청객 MC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방송에서 나오지 않았을 질문이었다. 혜지 씨의 이 질문은 연예인과 함께 하는 그저그런 토크쇼였던 '힐링캠프'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반전시켰다.

황정민은 "여러분은 날 배우로만 보겠지만, 내게는 개인적인 삶 또한 있다"며 "30대 때는 연기를 잘 해야한다는 고민만 했는데, 어느순간 중압감으로 작용했다. 어느순간 생각을 바꿨다. '황정민 연기 잘 하냐'는 물음에 '잘 한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나 또한 더이상 욕심내지 않고 즐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또한 황정민은 혜지 씨의 옆에 앉은 배우를 꿈꾸는 이영민 씨에게는 "(배우에게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연봉 300만원에 연극, 뮤지컬을 하면서 아주 행복했던 때가 있었다. 배우가 되려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이 일에 대해 얼마나 고민, 몰두, 공부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여기에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있다면 조금씩 주변에서 본인을 찾을 거다. 잘 하니까"라는 자신의 경험을 비춰 조언하기도 했다.

김제동은 이들의 코멘트에 "내 친구의 꿈을 함부로 얘기하는 것처럼 들린 말에 나서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부럽다"고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를 언급했다. 혜지 씨의 발언은 개편 '힐링캠프'의 중요한 열쇠로 기능한 한 마디였다.

SBS '힐링캠프'는 월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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