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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 2타점' 손아섭, 누가 리드오프는 안된다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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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 2타점' 손아섭, 누가 리드오프는 안된다고 했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8.2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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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전 3안타 3타점 폭발…거인 1번타자로 자리매김

[대구=스포츠Q 이세영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은 리그에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타자로 손꼽힌다. 마음에 드는 공이 들어오면 초구라도 서슴없이 배트를 돌린다. 이 때문에 손아섭은 공을 많이 보고 골라내는 리드오프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하지만 손아섭은 올 시즌 보란 듯이 1번 타자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롯데가 김주찬을 FA(자유계약선수)로 KIA에 보내고 김문호마저 부상으로 빠져 있어 리드오프 자원이 절실했는데, 그 자리를 손아섭이 잘 메웠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이 성적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였다. 이날 전까지 손아섭은 올 시즌 1번 타자로 타석에 설 때 타율 0.328에 4홈런 16타점을 몰아쳤다. 2루타도 10개에 달했다. 삼진 29개를 당하는 동안 17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준수한 출루율을 자랑했다. 날카로운 타격을 자랑하며 1번 타자 본연의 임무인 출루에도 게을리 하지 않은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손아섭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삼성을 15-0으로 대파하고 전날 11점차 패배를 되돌려줬다.

손아섭의 방망이는 1회부터 매섭게 돌았다. 1회초 좌전 안타로 출루한 손아섭은 계속된 1사 1, 2루에서 짐 아두치의 스리런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에도 성공했다.

7회에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적시타를 터뜨렸다. 롯데가 6-0으로 앞선 7회초 2사 만루에서 유격수 강습 2타점 적시타를 때린 손아섭은 이 때만해도 삼성이 갖고 있던 추격 의지를 완전히 뿌리치는 역할을 했다. 3이닝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6점차와 8점차는 추격하는 팀의 입장에서 크게 느껴졌을 터.

손아섭의 적시타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롯데가 13-0으로 앞선 8회 1사 1, 2루에서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내며 1타점을 추가, 3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리드오프로서 출루와 함께 빼어난 클러치 능력도 발휘한 손아섭이다.

손아섭이 1번을 맡아줌에 따라 롯데 중심타선이 더 강해지고 있다. 4번 타자로 자리를 옮긴 아두치가 이날만 홈런 두 방을 치는 등 25홈런 86타점에 도달했고 그 뒤에 나서는 최준석도 24홈런 81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날 4안타를 몰아친 강민호 역시 29홈런 74타점을 마크, 핵타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손아섭이 위에서 자리잡으면서 롯데 타선에 선순환 효과가 일고 있다.

경기 후 이종운 롯데 감독은 “초반에 터진 아두치의 홈런이 선발 브룩스 레일리의 마음을 가볍게 한 것 같다”며 “선수들이 찬스에서 좋은 타격을 보여줘 승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번 타자로서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위의 시선은 편견에 불과했다. 호타준족을 자랑하는 손아섭이 리그를 대표하는 리드오프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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