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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교도소 특권층 특혜고발에 실명공개까지…프로그램의 가치를 증명한 용기 있는 1000회 특집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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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교도소 특권층 특혜고발에 실명공개까지…프로그램의 가치를 증명한 용기 있는 1000회 특집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09.0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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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9월 5일로 역사적인 방송 1000회를 맞이한 SBS의 간판 시사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1000회 특집으로 마련한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특집 3부작이 첫 방송부터 제작진의 거침없는 패기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000회 방송을 맞아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3부작의 첫 번째인 ‘담장 위를 걷는 특권’을 통해 교도소 내에서 돈과 권력의 힘으로 갖은 특권을 누리는 상류층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 9월 5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 특집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 담장 위를 걷는 특권'에서 방송된 교도소 VIP 죄수들의 특권 모습. [사진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5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드러난 상류층 황제 죄수들의 삶은 이날 방송의 제목처럼 ‘담장 위를 걷는 특권’ 그 자체였다. 지병을 핑계로 병실 독방을 쓰며 마음껏 자유를 누리는 것은 기본이고, 교도소 상층부의 묵인 아래 부실한 교도소 식사 대신 외부에서 호화판 사식을 의료가방에 넣어 배달해 독방에서 호화롭게 식사하는 모습, 변호사 접견이나 지병치료를 이유로 일반 죄수들은 수감 기간 내내 단 한 번도 나가기 힘든 감옥문을 수십 번 이상 나서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그것이 알고 싶다’는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기 힘든 다른 일반 죄수들의 수감모습을 대비시키며 더욱 큰 효과를 얻어낸다. 회사에 수천억 대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된 회장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독방을 쓰고 자유롭게 병원을 다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은 사례와, 암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데도 진통제조차 제대로 처방받지 못하는 수감자나 교도소에서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지 하루 만에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수감자의 이야기는 실로 적나라한 대비를 이뤘다.

1988년 영등포 교도소를 탈옥해 인질극을 펼쳤던 탈옥범 지강헌이 외쳤던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이 오늘날의 교도소 담장 안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논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더 나아가 ‘그것이 알고 싶다’는 대기업 회장이나 유력 정치인들의 교도소 생활을 관리해주는 브로커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이들 VIP 죄수들의 특권을 봐주지 않아 강제로 전출된 교도소 의무과장의 이야기까지 꺼내들었다. 지금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VIP 죄수들의 문제가 단지 교도소 관리자 한두 명이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눈 감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그 근간까지 썩어 들어있다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정한 용기가 돋보인 것은 역시 언론에서도 함부로 입에 담기 껄끄러운 이들 VIP 죄수들의 특권을 단지 고발만 한 것이 아니라 실명과 함께 방송에서 모두 공개했다는 것이다. ‘땅콩회항’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2년 동안 무려 2549회, 하루 평균 4회 이상의 변호사 접견을 했다는 다단계 마케팅 기업 JU그룹의 주수도 회장 등 방송에서 VIP 죄수들의 이름을 거론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 9월 5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 특집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 담장 위를 걷는 특권'에서 방송된 교도소 VIP 죄수들의 실명들 [사진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여기에 ‘그것이 알고 싶다’는 법무부에서 제공된 자료에는 단지 이니셜로만 되어 있던 교화를 목적으로 장소변경접견 최다 신청자들의 이름 역시 조사를 통해 방송에 그대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3년 1년 동안 최태원 SK회장은 총 191번, LIG 구본상 부회장이 181번, 정두언 의원이 107번, 이상득 의원이 102번의 장소변경접견을 나갔고, 2014년에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58번의 장소변경접견을 나갔다는 사실을 고발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역사적인 1000회 방송이었던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 담장 위를 걷는 특권’은 지난 23년 동안 성역(聖域)없는 냉정한 카메라를 지향해온 ‘그것이 알고 싶다’의 가치가 드러나는 방송이었다. 1000회를 맞아 ‘그것이 알고 싶다’는 교도소의 높은 담장 속에서 일반인들의 시선을 피한 채 호의호식하며 갖은 특권을 누린 대기업 인사와 정치인들의 특혜를 실명과 함께 공개했다. 옛날이라면 방송 폐지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진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디론가 끌려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처럼 돈과 권력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성역 없이 비판을 했기에,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3년 동안을 살아남아 이제는 SBS, 아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으로 살아남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1000회 특집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3부작을 통해 왜 ‘그것이 알고 싶다’가 1000회 동안 살아남았는지, 왜 ‘그것이 알고 싶다’가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람들이 주목하는 화제의 중심인지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스스로 증명해낸 프로그램의 가치에 시청자들이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더 이상 없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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