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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연주하는 백건우 "러사아음악, 한국인과 센티멘털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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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연주하는 백건우 "러사아음악, 한국인과 센티멘털 비슷"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9.1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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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일흔살을 맞아 특별한 음악여행에 나선다.

만 9세에 국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한지 60년이 된 올해 6월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4번을 연주했다. 이달에는 리사이틀을 통해 러시아 작곡가 스크랴빈의 '24개의 전주곡'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1번을 들려준다. 러시안 솔로 레퍼토리 등정에 나서는 셈이다.

이어 10월24일 울산에서는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11월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게르리예프가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한다.

▲ 올해 일흔을 맞은 피아니스트 백견우가 이달 러시안 솔로 레퍼토리 연주에 나선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건우는 "오래 전부터 러시아 음악을 좋아해왔는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1번은 내게 교향곡 같은 느낌이다. 라흐마니노프 교향곡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느낌을 피아노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런 스케일의 깊이를 투영시켰다"며 "이 곡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을 거다"고 소개했다.

스크랴빈을 연주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스위스 페스티벌에서 이 곡을 연주해 줄 수 있겠냐고 부탁이 왔기 때문이다. 스크랴빈은 후기 작품을 많이 연주했는데 초기 작품도 하면 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백건우는 이제껏 유명 작품에 치우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공연을 해왔다. 독특한 작품들도 많아 정체되지 않은 연주자 평가를 들었다.

그는 "프로그램을 짤 때 작곡가의 세계를 생각하려 한다. 물론 한 작가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워낙 유명한 곡은 잘 알려져 있고, 그렇지 않은 곡들은 너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무소르그스키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전람회의 그림'은 잘 알려져 있는데 나머지 17곡은 제대로 안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연주자인 우리에게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백건우는 1972년 뉴욕 링컨센터에서 라벨 독주곡 전곡을 연주하며 데뷔,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라벨의 음악은 조형적이고 세련된, 프랑스의 독특한 음악이다. 그의 곡을 집중적으로 연주하다 보니 어떤 면에서 반대인 인간적이고 서민적이고 조형적이지 않은 음악에 끌리게 됐다. 러시아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그는 "러시아 음악은 우리 한국인과 센티멘털이 비슷한 면이 있다. 여러 면으로 러시아 음악에 접근하다보니 사랑하게 됐고, 한동안은 러시아의 악보란 악보는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다 구해봤다"고 밝혔다.

1990년대 라흐마니노프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던 백건우는 이후 러시아에서 17~18차례 연주를 하며 러시아에 대한 감상을 풍성하게 내면화 했다. 그는 "내 나이에 와서는 음악을 전보다 더 편하게 다룰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예전과 가장 큰 차이다. 예전에는 이것으로 증명하고 설득해야 했는데 지금은 전보다 더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백건우는 오는 2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진행한다. 서울 공연 전후로 17일 오후 7시30분 천안예술의전당 대공연장, 18일 오후 8시 구리아트홀 코스모스대극장, 19일 오후 7시 군포시문화예술회관 수리홀, 23일 오후 8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지방 클래식 애호가들을 만난다. 문의: 02)59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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