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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 떠올리며 오버헤드골' 박희성, 데얀의 대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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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 떠올리며 오버헤드골' 박희성, 데얀의 대안될까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05.18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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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대표팀 출신, 득점력 부재 소속팀에 '가뭄의 단비'

[상암=스포츠Q 이재훈 기자] "슈팅을 하는데 루니가 떠올랐다."

'고대 앙리' 박희성(25)이 18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성남FC와 홈경기에서 후반 40분 차두리의 오른쪽 크로스를 오버헤드킥으로 천금의 결승골을 폭발해 서울에 1-0 승리를 안겼다.

박희성에게 이날 골은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너무나 뜻깊다.

일단 서울에게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와 같은 골이었다. 서울은 중국으로 건너간 데얀 이후로 공격수들의 득점력 부재에 시달리며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1위까지 밀려나 있었다. 성남과 경기 직전 치른 11경기에서 넣은 득점이 고작 6골이었다.

박희성도 마찬가지. 고려대를 졸업한 박희성은 2013년 드래프트로 서울에 지명될 당시 큰 기대를 모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표팀에 뽑히는가 하면 고려대 재학 시절에도 팀의 주축 공격수를 맡으며 기량을 인정받은 그는 '고대 앙리'라는 별명으로 팬들에게 익숙했다. 그래서 등번호도 티에리 앙리의 14번을 그대로 따랐다.

▲ [상암=스포츠Q 노민규 기자] FC서울 박희성(가운데)이 18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40분 결승골을 넣은 뒤 팀 동료들과 가쁨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화려했던 아마시절과는 달리 프로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이유는 데얀이라는 높은 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데얀은 정규리그 29경기에서 19골을 넣으며 서울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다. 박희성은 지난해 15경기에서 주로 교체출장하며 1골 1도움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데얀이 중국리그로 간 뒤 새롭게 공격진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박희성에게 기회가 찾아오는 듯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입어 4주 동안 뛰지 못했다. 올시즌 그의 출발점은 서울 월드컵 경기장이 아닌 서울 B팀이 있는 구리 챔피언스파크였다.

박희성 본인도 "전지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B팀으로 내려갔다. 내가 못해서 내려갔다고 생각했고 여기서 잘 준비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봤다"고 말해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음을 드러냈다.

이날 박희성은 올시즌 첫 골을 멋진 오버헤드골로 연결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말에는 더욱 떨림이 있었다.

박희성은 "크로스가 올라오면 하나 걸릴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사실 (차)두리형의 크로스가 올라올 때 웨인 루니의 발리 슈팅이 떠올랐다"며 "그래서 봤던 그대로 슈팅했는데 맞는 순간 감이 좋아 들어갈 것 같았다. 축구를 하면서 이런 골은 처음이다. 인생골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상암=스포츠Q 노민규 기자] 서울 공격수 박희성이 성남과의 경기에서 후반 40분 멋진 오른발 바이시클 킥으로 팀의 결승골을 기록하며 서울에 1-0승리를 안겼다.

1년만에 정규리그 골에 가진 생각도 드러냈다. 박희성은 "공격수이니만큼 골을 많이 넣어야한다. 개인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 골을 많이 넣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박희성은 이날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전반기 막판 경기였는데 2014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이후 마지막 경기여서 모두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많이 지쳤는데도 정신력으로 이겨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용수(42)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박희성은 "감독님이 공격수 출신이다보니 슈팅할 때 세심한 타이밍 등 세심하게 많은 걸 가르쳐 주신다"며 "훈련 후 항상 공격수들은 따로 슈팅훈련을 가볍게 하는데 이 때마다 감독님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해준다"고 전했다.

이어 박희성은 "감독님이 평소 '니가 무슨 앙리냐'고 말씀하시는데 앙리다운 골을 넣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주위를 웃게 만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운동 중에 감독님이 장난을 많이 치신다. 아무래도 내게 분위기 메이커를 맡기시는 것 같다"며 "덕분인지 팀 분위기는 좋다"고 말해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서울의 좋은 분위기를 전했다.

1년만에 복귀 무대에서 멋진 골을 넣은 박희성이 그의 말처럼 올시즌 서울의 주전 공격수로 팀의 득점력 부재의 해결사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 앙리'로 더욱 주가를 높일 수 있을지 '월드컵 방학'이 끝난 뒤 지켜볼 일이다.

steelhear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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