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1 16:44 (수)
롯데의 '좌익수가 누구야' 오디션 우승자는 김문호?
상태바
롯데의 '좌익수가 누구야' 오디션 우승자는 김문호?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9.16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월 타율 0.351 2홈런 6타점…공수주 잠재력 폭발하며 붙박이 2번타자 낙점

[스포츠Q 이세영 기자] 김주찬을 FA(자유계약선수)로 떠나보낸 뒤 롯데 자이언츠가 갖고 있던 고민 중 하나는 공수를 겸비한 새 좌익수를 찾는 것이었다.

비록 부상이 많았지만 김주찬은 공수주에서 롯데에 없어서는 안 될 활약을 펼쳤다. 롯데는 떠난 김주찬의 자리를 메울 적임자가 절실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붙박이 좌익수를 맡을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군입대를 한 전준우의 자리는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가 메웠지만 좌익수 자리만큼은 공석으로 남았다. 하준호(kt 이적)와 이우민, 김대우, 김민하, 임재철, 박종윤 등 많은 선수들이 좌익수를 맡았지만 김주찬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 김문호가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전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 가운데 프로 10년차 김문호가 최근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롯데 타선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7월 26일 광주 KIA전에서 땅볼 타구를 친 뒤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김문호는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잊을 만 하면 나타나는 부상 악령이 또 한 번 그를 괴롭힌 것.

김문호는 올 시즌을 제외하고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이 소화한 경기가 지난해의 71경기일 정도로 부상에 시달렸다. 특히 2013시즌에는 리드오프로서 맹활약을 펼치던 중 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일찌감치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부상이 잦아 생각이 많아지고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다보니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지 못했다. 자신감을 찾지 못하는 날이 길어질수록 부진의 골이 깊어졌다.

하지만 올해 9월 들어 김문호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적극적인 타격과 수비, 주루플레이로 롯데의 돌풍에 앞장섰다. 중심타선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 2번 타순을 훌륭하게 소화하면서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찼다.

특히 지난 12일 한화전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만루 홈런을 폭발, 숨겨뒀던 장타 본능을 발휘하기도 했다. 힘이 아닌 기술적인 스윙으로 공을 담장 밖으로 보내는 면모가 인상적이었다. 김문호의 9월 성적은 타율 0.351에 2홈런 6타점. 최근 5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펼치고 있다.

▲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김문호의 활약에 힘입어 5강 진출을 노리는 롯데의 팀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문호가 내년까지만 잘 버텨준다면 전준우가 돌아오는 내후년부터는 롯데의 외야 라인업이 백업을 돌릴 수 있을 정도로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물론 이는 아두치가 롯데에 남는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유효하다.

김문호는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지난 9년간 가능성만 가지고 있었던 타자였다. 하지만 올해는 잠재력을 터뜨리며 자신이 어떤 타자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자신을 가두고 있던 두꺼운 껍질을 깬 김문호가 5강행 막차에 탑승하려는 롯데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