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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텔레비전' 1등공신 모르모트PD, 진지하기에 더욱 웃긴 당신 (캐릭터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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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텔레비전' 1등공신 모르모트PD, 진지하기에 더욱 웃긴 당신 (캐릭터열전)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09.27 0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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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코미디에서 작정하고 상대를 웃기려고만 한다면 의외로 재미없다는 핀잔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데, 그 모습에 상대방이 푸하하 웃음을 터트려버리는 경우가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전자의 대표적인 예가 작정하고 '아저씨 개그'를 선보이는 오세득 셰프라고 한다면, 후자의 대표적인 예는 누가 뭐라고 해도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진짜 1등공신 모르모트PD다.

26일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모르모트PD의 발군의 예능감이 돋보인 방송이었다. 아니 '발군의 예능감'이라고 하기는 좀 그럴까? 모르모트PD의 웃음 포인트는 시청자들을 웃기려는 '예능감'보다는 정말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 그 자체가 시청자들의 배꼽을 뒤흔드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 모르모트PD는 박지우 선수와 최여진에게 탱고 레슨을 받다가 리프트 동작에서 최여진을 패대기 치고 말았다 [사진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

26일 방송된 '마리텔'에서 모르모트PD의 분전은 그야말로 눈부실 정도였다. 모르모트PD는 먼저 스포츠 댄스 선수 박지우의 방에 들어가 전반전에 배운 탱고에 감정을 담아내는 법을 배우며 실전 탱고 교습에 들어갔다.

그리고 모르모트PD의 실전 탱고는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다. 부끄러움에 차마 댄스 파트너인 최여진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자 최여진은 아예 모르모트PD의 얼굴을 붙잡고 "날 봐. 날 보라고"라며 윽박을 질렀고, 최여진을 잡아당기며 들어올리는 리프트 동작에서는 결국 최여진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넘어지며 레슬링에서나 나올 법한 강렬한 패대기를 선보였다.

모르모트PD의 웃음폭탄 2탄은 헤어 디자이너 차홍의 방에서 펼쳐졌다. 탱고 레슨을 마친 모르모트PD는 자이브 복습을 하기 전 차홍의 방에서 머리를 다듬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네티즌들은 야릇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모르모트PD의 등장 그 자체만으로도 폭소를 터트렸다.

이어서 모르모트PD는 차홍에게 "원빈처럼 해달라"는 주문을 했고, 차홍은 일류 헤어 디자이너답게 모르모트PD가 원한대로 헤어 스타일 연출을 해줬다. 그리고 "저도 원빈씨 팬이지만, 오늘 방송은 원빈씨가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라는 차홍의 뼈 있는 농담과 "가을은 자신감이 필요합니다"라는 헤어 디자이너 특유의 칭찬이 어우러지며 모르모트PD는 다시 한 번 웃음폭탄을 터트리고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모르모트PD는 다시 박지우 선수의 방으로 돌아와 자이브 복습에 나섰다. 탱고에서는 최여진을 패대기쳤지만 자이브에서 모르모트PD는 신들린 춤과 함께 스승인 박지우 선수를 감동시켰다. 타고난 몸치였던 모르모트PD가 춤을 추는 순간 박지우 선수는 "하면 된다"는 평범한 격언을 떠올리며 제자의 성장을 지켜봤다. 정말 미치도록 진지한 순간이지만, 그 순간 참을 수 없이 웃음이 치미는 것은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생리현상이었다.

▲ 모르모트PD는 최홍의 방으로 건너가 "원빈처럼 헤어스타일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진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

모르모트PD는 백종원의 '고급진 레시피' 전문 작가였던 기미작가와 함께 '마리텔'의 인기를 견인한 1등공신이다. 예정화에게 스트레칭을 받으며 온 몸을 혹사당하고, EXID 솔지의 방에 끌려가 호신술 연습이랍시고 신나게 맞고 구르며 얻어낸 모르모트PD라는 별명은 이제 왠만한 출연자보다도 더 확실히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마리텔'의 간판이 됐다.

재미난 점은 모르모트PD는 정말 '마리텔'에서 웃기고자 하는 사심(私心)이 요만큼도 없다는 점이다. 스트레칭을 한다고 예정화방에서 거꾸로 매달리던 순간에도, 솔지방에서 호신술에 팔이 꺾이던 순간에도, 박지우방에서 댄스 스텝을 배우던 순간에도 모르모트PD는 제작진이 아니라 진짜 출연진처럼 정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만, 시청자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오히려 웃음을 터트린다.

27일 인터넷 다음TV팟을 통해 진행될 '마리텔' MLT-12 경연에서 모르모트PD는 이제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그동안 그의 파트너였던 예정화, 솔지, 박지우가 모두 출연하지 않기에 모르모트PD는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또 다시 진지한 열정을 불살라야 할 때가 됐다. 과연 박지우와 이별한 모르모트PD가 다음에는 어떤 웃음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그 모습이 너무나 기대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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