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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코리안 좀비' 정찬성도 사람이었다, 기자회견 눈물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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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코리안 좀비' 정찬성도 사람이었다, 기자회견 눈물의 의미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2.06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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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람인지라 기술 따라갈 수 있을까 생각은 했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예전 생각을 하니) 지금 눈물 날 것 같아요.”

전광석화 같은 어퍼컷으로 데니스 버뮤데즈(미국)를 쓰러뜨린 ‘코리안 좀비’ 정찬성(30)도 사람이었다. 공백기 동안 힘들었던 기억을 묻자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정찬성은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데니스 버뮤데즈와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에서 1라운드 2분 49초에 오른손 어퍼컷으로 KO승을 거뒀다.

▲ 정찬성이 5일 버뮤데즈와 경기에서 KO 승을 거둔 뒤 옥타곤에 올라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로러스 엔터프라이즈 제공]

2013년 8월 4일 조제 알도와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패한 뒤 3년 6개월만의 복귀전에서 승리를 따낸 정찬성은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긴 공백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예전 생각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한 취재진은 “3년 반의 공백이 있었는데 그동안 자신을 의심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공백기가 길기 때문에 UFC를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는가”라고 질문했다.

질문을 들은 뒤 잠시 생각에 잠긴 정찬성은 “나도 사람인지라 시대와 기술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했다”면서 “지금 눈물 날 것 같다”고 고개를 돌렸다.

정찬성은 공백기 동안 그 힘들다는 어깨 수술과 재활을 이겨냈다. 알도와 대결하던 도중 오른쪽 어깨가 탈골된 정찬성은 이후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양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정찬성은 지난달 초 미디어데이에서 “공익근무를 하는 동안에는 매일 오후, 저녁으로 선수들과 함께 몸을 만들었다. 복귀전을 준비하면서는 코리안 탑팀과 내 체육관에서 번갈아가며 운동했다”고 공백기 동안 열심히 훈련했다고 밝혔다.

▲ 정찬성이 5일 버뮤데즈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태극기를 두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러스 엔터프라이즈 제공]

마지막으로 옥타곤에 선 것이 3년이 넘게 지났고, 자신이 UFC에서 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한 정찬성은 가족의 힘으로 외로운 싸움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됐다. 아이들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이기겠다”고 결의를 다졌던 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찬성의 눈물은 주마등처럼 스쳐간 힘들었던 지난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승리로써 사랑하는 가족을 지켰다는 성취감의 증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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