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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우승' 두산 베어스, 왕조 구축을 위한 과제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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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우승' 두산 베어스, 왕조 구축을 위한 과제 셋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1.02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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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오재원-니퍼트 마음잡기, 외국인 거포 영입, 불안한 계투진 다듬기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정수빈은 “14년 만에 팀이 우승했는데 이제 시작이다. 다음에도 계속 우승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상은 오르기보다 수성하는 것이 더 어려운 법. 두산 베어스는 해태 타이거즈,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처럼 왕조를 구축할 수 있을까.

전망은 밝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답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무르익었다. 테이블세터 정수빈, 허경민은 1990년생. 앞날이 더 창창한 선수들이다. 박건우, 최주환, 오재일, 고영민 등 적재적소에 활용된 야수들은 백업으로 뛰기 아까운 인재들이다. 두산은 야수 뎁스에 관한 한 어떤 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부상자가 생겨도 웬만큼 공백을 메울 수 있다.

▲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두산은 이제 '베어스 왕조' 구축이라는 더 높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달려야 한다. [사진=스포츠Q DB]

연패(連霸)를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김현수 오재원,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잔류시키는 것과 수준급 외국인을 영입하는 것, 불안한 중간 계투진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김현수는 지난해 윤석민이 국내로 유턴하면서 세운 자유계약선수(FA) 몸값 4년 90억 원을 돌파할 것이 유력시되는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다. 오재원은 타율 0.280 이상, 30도루가 가능한 수준급 2루수다.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구단은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이들을 원 소속팀 우선협상기간에 잡겠다는 의도다. 니퍼트도 그렇다.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투수 중 최고의 기량을 지닌 그를 두산이 놓칠 리 없다. 셋만 잡으면 두산은 내년에도 가을야구는 떼놓은 당상인 팀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호르헤 칸투급의 외인 타자를 찾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허경민이 포스트시즌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기 때문에 더 이상 3루를 볼 선수는 필요하지 않다. 두산은 이번 시즌 8경기 타율 0.111에 그친 잭 루츠, 76경기 타율 0.253, 12홈런 50타점을 기록한 데이빈슨 로메로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다. 김현수, 양의지와 함께 클린업을 이룰 우타 거포형이면 최적이다. 외인의 도움 없이도 팀 타율 0.290(3위)을 기록한 두산이다. 준수한 타자가 들어서면 리그 최강의 핵타선이 될 수 있다.

계투진이 선발만큼 자리를 잡아야 내년에도 대권을 노려볼 수 있다. 올해는 한국시리즈 상대 삼성 라이온즈가 ‘도박 스캔들’에 휘말리는 행운이 따랐지만 연속 우승을 위해선 페넌트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을에는 노경은, 이현승의 투혼으로 챔피언에 올랐지만 두산은 시즌 내내 계투진의 부진으로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불펜 평균자책점 5.41은 롯데(5.43)를 제외하곤 가장 낮았다.

함덕주, 진야곱이 포스트시즌의 쓰라린 아픔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시즌 초반 필승조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를 모았던 김강률이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와 중심을 잡아야 하고 노경은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보여줬던 환상의 ‘92구 퍼포먼스’를 정규시즌 때도 보여야 한다. 존재감이 사라진 윤명준, 이재우, 오현택도 분발해 힘을 덜어야 한다.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우승을 맛본 팀은 두산이 유일하다. 이제는 2015년 우승에 만족할 때가 아니다.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를 그림을 그려야 한다. 세 가지 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한다면 ‘베어스 왕조’도 결코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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