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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14년만의 KS 우승] ④ '허슬두 맞춤리더' 김태형, 김응용-선동열-류중일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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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14년만의 KS 우승] ④ '허슬두 맞춤리더' 김태형, 김응용-선동열-류중일 안 부럽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0.31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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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감독으로 한팀 우승 최초, 부임 첫 해 우승 사상 4번째

[잠실=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삼성 왕조를 종결시킨 이는 김경문도, 염경엽도, 김성근도 아닌 ‘초보 사령탑’ 김태형(48) 두산 감독이었다. 두산 14년만의 KS 우승 위업도 불과 1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13-2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2001년 이후 14년 만의 우승이자 1982, 1995, 2001년에 이은 통산 네 번째 정상이다.

김태형 감독은 이로써 1983년 해태 타이거즈 김응용, 2005년과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2011년 삼성의 류중일 감독에 이어 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네 번째 사령탑이 됐다. 한국시리즈 진출로 범위를 넓혀도 1996년 현대 유니콘스 김재박, 2003년 SK 와이번스 조범현, 2012년 두산 김진욱 감독까지 7명에 불과하다.

▲ [잠실=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감독상을 받은 김태형 감독(오른쪽)이 KBO 구본능 총재와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신일고, 단국대를 졸업하고 1990년 두산의 전신 OB에 입단한 김태형 감독은 1995년에는 선수로, 2001년에는 플레잉 코치로, 2015년에는 감독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영예도 안았다. 한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을 동시에 경험한 이는 김 감독이 유일하다. 1987년 프로에 데뷔한 류중일 감독은 선수 때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와 코치, 감독까지 2012년부터 3년간 SK에 있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20년 넘게 두산에 몸담으며 베어스 문화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 2001년 플레잉 코치를 시작으로 1,2군 배터리 코치를 두루 지낸 그는 지난해 10월 송일수 전 감독에 이은 제10대 감독으로 친정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두산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은 말수는 적지만 선수단을 확실히 장악해 필요할 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 선수들의 눈빛만 봐도 선수들의 작은 심리 상태를 파악한다”며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선수들과 수시로 대화하고 농담으로 다가가는 친근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간판타자 김현수는 "감독님은 많은 말을 하시지는 않지만 주어진 틀을 제시해 주신다. 야구장에서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다"고, 안방마님 양의지는 "믿고 맡겨주시는 가운데 배려도 함께 해주시기 때문에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스승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 [잠실=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부임 첫 해 우승을 차지한 김태형 감독(가운데)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두산 팬들은 지난해 무기력한 야구를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뚝심’과 ‘화수분’으로 대표되는 두산 특유의 컬러를 잃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1년 새 두산은 ‘초보같지 않은 초보’ 감독의 과감한 결단력과 공격적인 야구로 전임 김경문, 김진욱 감독이 해내지 못한 대업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류중일 감독을 잡고 정상에 우뚝 선 김태형 감독은 이제부터 류 감독이 이뤄놓은 신화를 바라본다. 2011년 부임 첫 해부터 5년간 통합 4연패, 정규리그 5연패에 빛나는 삼성 왕조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 우승으로 지도력을 증명한 ‘곰탈여우’ 김태형 감독의 다음 행보에 벌써부터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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