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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 결말 '그녀는 예뻤다'가 보여준 16부작 미니시리즈의 한계? (이슈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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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 결말 '그녀는 예뻤다'가 보여준 16부작 미니시리즈의 한계? (이슈Q)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1.0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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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방송 초기 역대급 화제를 모으던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용두사미'의 모습을 보여주며 16부작 미니시리즈의 한계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16부작 미니시리즈로 편성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방송 초기 그야말로 '역대급'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1회의 시청률은 4.8%에 불과할 정도로 주목을 못 받았지만, 황정음의 파격적인 연기변신과 감성을 촉촉히 자극하는 이야기에 적절한 코믹을 조화시키며 시청률 15%까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선보였다.

그러나 '역대급 드라마'로 호평받던 '그녀는 예뻤다'의 평가가 뒤집히는 것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성준(박서준 분)이 어린 시절 첫사랑 '김혜진'의 정체가 고준희가 아닌 황정음이란 것을 알게 되고, 황정음을 찾아가던 11회를 기점으로 '그녀는 예뻤다'에 대한 평가는 '역대급 전개'에서 '역대급 용두사미'로 순식간에 뒤바뀌게 됐다.

▲ '그녀는 예뻤다'는 11회 방송에서 지성준(박서준 분)과 김혜진(황정음 분)의 첫사랑 찾기를 성공적으로 보여줬지만, 이후의 지지부진한 전개로 시청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계기도 함께 선사하고 말았다. [사진 = MBC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

'그녀는 예뻤다'의 후반부 전개가 시청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게 된 것에는 한국 미니시리즈의 고정 편성인 '16부작'이라는 것도 한 가지 이유로 볼 수 있다. '그녀는 예뻤다'는 11회에서 극 중 가장 큰 갈등이었던 '첫사랑 찾기'를 마무리지은 이후 남은 5회 분량을 예전처럼 팽팽하게 이끌어갈 원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예뻤다'의 전반부 전개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과 지지를 얻은 것에는 여타 드라마들처럼 뻔히 눈에 보이는 사실을 오직 등장인물들만 모른 채 질질 끄는 전개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도 큰 이유였다. '첫사랑 진실 찾기'가 해결된 이후 드라마의 극적 긴장감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무작정 '첫사랑 진실 찾기'를 뒤로 늘였다면 '그녀는 예뻤다'의 지금과 같은 인기는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예뻤다'의 용두사미 결말을 보고 있노라면 미니시리즈를 반드시 16부작으로만 해야되는 것이냐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11회에서 이미 가장 큰 극적 갈등을 해결한 '그녀는 예뻤다'가 12부작이나 14부작 등으로 편성을 다변화해서 갈등이 해결된 이후 후반부 전개를 타이트하게 압축했다면 마지막까지 이런 용두사미라는 평가를 받지 않고 드라마가 끝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실제로 미니시리즈하면 16부작이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시도는 최근들어 방송가에서 종종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KBS는 예능국에서 제작한 금토드라마 '프로듀사'를 12부작으로 전개하며 깔끔한 이야기로 시청률과 작품성 양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자극받은 KBS는 이후 '별난 며느리'와 '발칙하게 고고'를 시범적으로 12부작으로 편성했고, 시청률은 5% 내외로 높진 않았지만 드라마의 이야기 자체는 16부작 미니시리즈처럼 질질 끄는 전개없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전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상파 방송이 아닌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에서도 16부작 미니시리즈의 고정관념을 깬 사례들은 종종 찾을 수 있다. 16부작이라는 것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tvN '응답하라 1994'처럼 처음부터 16부작을 넘는 긴 호흡을 고민해 만들거나, JTBC '송곳'처럼 16부작이 아닌 12부작에 최적화된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례도 눈에 들어온다.

16부작이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드라마의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화된 지점에서 이야기를 끝낼 수 있도록 다양한 편성을 고민하는 것이 '그녀는 예뻤다'와 같은 용두사미 결말을 해결할 좋은 방법이 분명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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