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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2015 KBO리그] (喜) 역대 최다관중 운집, 세계대회 우승으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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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2015 KBO리그] (喜) 역대 최다관중 운집, 세계대회 우승으로 보답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2.22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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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4년 역사 최다인 762만명 집계…프리미어12 우승으로 화룡점정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015년 한국 프로야구에는 여러 가지 표정이 그러졌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경사가 많았다.

열 번째 구단 kt 위즈가 1군에 합류해 기존 9개 구단들과 진검 승부를 펼쳤고 마지막까지 정규시즌 우승팀과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승부가 전개됐다.

그 결과 사상 최다인 762만여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시즌 중반 전국을 뒤덮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악재 속에서도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의 자존심을 지킨 프로야구다.

▲ 메르스 등 악재 속에서도 2015시즌 762만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사진=스포츠Q DB]

야구를 곧 인생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람의 여러 가지 감정을 이르는 말로 ‘희노애락’이라는 표현이 쓰이는데, 그 첫 번째로 올 시즌 KBO리그가 환희에 찬 순간들을 모아봤다.

◆ 첫 10구단 체제, 치열한 순위다툼으로 최다관중 경신

kt가 합류한 10구단 체제는 리그 전체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왔다.

우선 2013시즌부터 2년간 시행됐던 9구단 체제가 막을 내렸다. 즉, 한 팀이 3일 혹은 4일씩 쉴 수밖에 없었던 시스템이 사라지고 다시 모든 구단이 빠짐없이 경기를 치르게 된 것이다. 팀 당 경기수도 기존 128경기에서 16경기 증가한 144경기로 늘어났다. 레이스가 길어진 만큼 투수력이 강한 팀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시즌 초반에는 막내 구단 kt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로 힘을 얻으면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고 이것이 리그 흥행으로 연결됐다. 상위권, 중위권 할 것 없이 치열한 순위 다툼이 펼쳐지면서 관중수가 늘어났다.

정규시즌 736만 529명(720경기)과 올스타전 1만8000명(1경기), 포스트시즌 24만3965명(15경기)을 합산해 총 762만2494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2011년 처음으로 700만 관중 시대를 연 뒤 이듬해에는 750만명을 돌파하며 800만 관중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2013년과 지난해에는 700만명을 넘어서지 못하며 관중 증가 추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3년 만에 다시 700만명 선을 회복하고 역대 최다인 76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즌이 끝난 뒤 kt와 롯데, 한화 등 하위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FA(자유계약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며 전력 보강을 꾀했다. 하위권 팀들이 강해진 만큼 내년 시즌 순위 싸움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2001년 이후 14년 만에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단. [사진=스포츠Q DB]

◆ '언더독의 반란' 두산, 14년 만에 쓴 '가을의 전설'

가을야구의 대미를 장식한 두산의 ‘언더독 우승’은 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겼다.

2001년 우승 이후 준우승만 네 번 기록한 두산은 포스트시즌 진출 횟수에 비해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잘 하다가도 고비를 넘지 못해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정규시즌 유희관과 장원준, 허준혁, 이현호 등 왼손 선발진의 활약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매번 명승부를 연출했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회 4점차 승부를 뒤집으며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쥔 두산은 옛 스승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마저 3승 2패로 제압하고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미 많은 경기를 치렀기에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었지만 두산은 삼성의 주축 선수들이 빠진 한국시리즈를 4승 1패로 마무리하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때 부상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던 더스틴 니퍼트가 가을야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두산의 14년만의 우승은 2010년대 왕조인 삼성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강자의 탄생을 알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 '김인식호 프리미어12 제패', 가을야구 열기에 화룡점정

두산이 10월의 드라마를 썼다면 11월의 드라마는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썼다.

6년 만에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 감독을 필두로 각 구단에서 발탁된 대표팀 선수들이 제1회 프리미어 12에 출전, 일본과 대만을 오가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일본 특급 투수 오타니 쇼헤이를 맞아 한 점도 얻지 못하고 패한 것. 하지만 한국은 다시 힘을 냈다. 장원준과 이대은, 차우찬 등을 앞세워 연승에 성공한 뒤 8강에서 쿠바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문턱에서 만난 상대는 예선에서 아픔을 줬던 일본. 이번에도 일본은 오타니를 선발로 냈고 한국은 8회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하지만 한국엔 ‘약속의 9회’가 있었다.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정근우의 1타점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한 한국은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3을 만든 뒤 이대호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명승부를 펼친 한국은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초대 우승팀이 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7년 만에 맛본 세계대회 우승이었다.

한국의 중심타선을 담당한 김현수와 이대호는 프리미어 12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메이저리그(MLB)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아 미국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무엇보다 이 대회는 한껏 달아오른 야구 열기를 내년 시즌까지 이어줄 촉매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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