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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J리그 연쇄입성 김승규-이범영-정성룡의 '수문장 삼국지' 시즌2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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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J리그 연쇄입성 김승규-이범영-정성룡의 '수문장 삼국지' 시즌2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05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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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보다 득점 많이 나오는 J리그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J2리그의 구성윤-김진현까지 5명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울산 현대의 골문을 지켰던 김승규(26)가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비셀 고베로 이적하면서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 들었던 골키퍼 삼총사가 모두 일본으로 진출했다.

울산 구단은 5일 "김승규의 비셀 고베 이적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선수 본인 의사를 존중해 해외 진출 국내 골키퍼 가운데 사상 최고 이적료로 팀을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울산은 이적료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고베 구단도 홈페이지를 통해 김승규의 완전 이적을 발표했다.

또 지난 4일에는 아비스파 후쿠오카 구단이 "20세 이하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부산 아이파크 수문장 이범영(27)의 영입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난해까지 수원 삼성의 골문을 지켰다가 자유계약선수(FA)로 가와사키 프론탈레로 자리를 옮긴 정성룡(31)까지 모두 3명의 한국 출신 골키퍼가 J리그에서 뛰게 됐다.

▲ 울산 현대에서 활약했던 김승규가 5일 비셀 고베 이적을 확정함으로써 정성룡, 이범영에 이어 겨울 이적시장에서 J리그로 간 세 번째 골키퍼가 됐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 K리그보다 골 많이 터지는 J리그서 경쟁력을 보여라

J리그는 K리그보다 훨씬 득점이 많이 나오는 구조다. K리그 클래식은 지난해 12개팀 가운데 경기당 평균 1골을 터뜨리지 못한 팀이 4개 팀(인천 35골, 광주 35골, 대전 32골, 부산 30골)이나 됐다. 하지만 J리그에서는 방포레 고후(26골), 마쓰모토 야마가(30골), 몬테디오 야마가타(24골) 등 18개팀 가운데 3개 팀뿐이었다.

바꿔서 말하면 경기당 평균 1실점 이상 기록한 팀이 대부분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J리그에서 지난해 0점대 실점을 기록한 팀은 산프레체 히로시마(30실점), 요코하마 F. 마리노스(32실점), FC 도쿄(33실점) 등 3개 팀뿐이었다. K리그 클래식도 포항, 인천(이상 32실점), 성남(33실점)까지 3개 팀이지만 비율로 보면 J리그보다 훨씬 높다.

J리그 팀들의 실점이 더 높은 것은 K리그만큼 치열한 몸싸움이 일어나지 않고 수비수의 수준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공격수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다. 이런 J리그에서 정성룡과 김승규, 이범영이 살아남아야 한다.

정성룡의 소속팀인 가와사키나 김승규가 몸담을 고베 모두 실점을 더욱 줄여야만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K리그 출신 골키퍼를 받아들였다. 또 이범영의 소속팀인 후쿠오카는 지난해 J2리그에서 승격해온 팀이기 때문에 수비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어 골문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을 결정했다. 이들 팀이 원하는 것은 단연 골문 안정이다.

실제로 J리그로 떠난 골키퍼들의 각오도 대단하다. 김승규는 "내 축구 인생에 처음으로 해외 도전을 하게 됐다. 일본에서 앞으로 잘하는지 항상 지켜봐달라"고 울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고베 팬들에게는 "빨리 그라운드에 서서 서포터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다. 올해 팀이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꾸준히 해외 진출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던 이범영은 J리그 아비스파 후쿠오카로 이적했다. 후쿠오카는 지난해 J2리그에서 승격한 팀이어서 이범영의 수비 능력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부산 아이파크 제공]

또 이범영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유럽이 아닌 J리그지만 부산 팬들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성룡 역시 지난달 24일 가와사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앞으로 팀과 서포터가 하나가 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골키퍼 J리그 진출 러시, K리그 물갈이 신호탄 될까

대표팀까지 포함된 3명의 골키퍼가 J리그로 건너가면서 K리그의 골키퍼 얼굴도 크게 바뀌게 됐다. 일단 정성룡, 김승규, 이범영이 떠나간 수원, 울산, 부산은 당장 주전 골키퍼부터 선임해야 한다.

일단 수원은 정성룡이 골문을 지키지 못했을 때 자리를 메웠던 노동건으로 대체할 전망이다. 물론 대체 골키퍼를 이적시장을 통해 찾는다는 방침이지만 노동건 카드를 쥐고 있기 때문에 아주 급하다고 볼 수는 없다. 또 부산은 유스 출신이자 올림픽 대표팀 골키퍼인 이창근과 영남대 출신 신인 김형근으로 대비한다.

울산은 송유걸과 이희성, 장대희 등 백업 골키퍼가 있지만 공백에 제법 커보인다. 울산은 성남에서 활약했던 정산을 영입,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정성룡, 이범영, 김승규의 활약에 따라 내년에도 J리그뿐 아니라 해외 리그 진출 러시가 이뤄질 수 있다. 이 경우 K리그 팀들의 골키퍼 구인난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K리그 골키퍼들의 물갈이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전남이나 FC 서울 등은 김병지와 김용대 등 노장 골키퍼를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갔고 포항도 신화용이 그대로 골문을 지키고 있지만 김로만이라는 신예가 프로에 데뷔한다.

▲ 수원 삼성의 골문을 지켰던 정성룡은 FA 자격으로 가와사키 프론탈레로 이적했다. 수원은 정성룡의 백업인 노동건으로 올 시즌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수원 삼성 제공]

이밖에 올림픽대표팀메서 활약하고 있는 김동준(연세대)과 유스팀에서 성장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도 즐비하다. 당장 경험많은 골키퍼가 해외로 유출돼 수준이 낮아지더라도 젊은 골키퍼로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J2리그에는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맹활약하고 있다. 김진현은 지난해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전 골키퍼였고 구성윤 역시 올림픽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특히 구성윤은 지난해 삿포로에서 33경기나 뛰었을 정도로 어린 나이임에도 단숨에 주전 골키퍼로 도약했다.

5명의 한국 골키퍼가 J리그 무대를 누빔과 동시에 한국 골키퍼의 나이도 점점 젊어지고 있다. 정성룡, 이범영, 김승규의 J리그 진출에 대해 마냥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낼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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