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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 리뷰] '굿 다이노' 공룡이 멸종되지 않았다면? 유쾌한 상상력과 영상미 돋보이는 픽사다운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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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 리뷰] '굿 다이노' 공룡이 멸종되지 않았다면? 유쾌한 상상력과 영상미 돋보이는 픽사다운 애니메이션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1.08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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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6500만년 전 K-T 대멸종 당시 공룡은 지구에서 멸종했다. 하지만 K-T 대멸종이 일어나지 않고, 공룡이 그대로 지구에 살아남았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3D 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Pixar)의 16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1월 7일 개봉한 '굿 다이노'의 첫 장면은 우주에서 지구를 향해 날라온 운석이 아슬아슬하게 지구를 비껴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대로라면 운석이 지구와 충돌해 공룡들이 멸종했겠지만, '굿 다이노'는 운석이 비껴가며 공룡들이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흥미로운 가정을 던진다.

▲ 영화 '굿 다이노'

이후 이어지는 '굿 다이노'의 초반은 매우 흥미롭다. 초식공룡 아파토사우르스가 나무를 뽑아 밭을 개간하고, 긴 목을 이용해 밭을 갈고 옥수수 씨앗을 뿌려 옥수수를 수확한다. 그리고 인간은 야생성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채 네 발로 뛰어다니며 공룡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호시탐탐 노려댄다.

'굿 다이노'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픽사 스타일의 틀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않는다. 소심하고 겁 많은 아기공룡 알로가 야생성을 간직한 인간아이 스팍과 함께 급류에 휘말려 집에서 멀리 떨어지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긴 여정을 통해 약점을 극복하고 성장하며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한다. 인간과 공룡의 역할이 우리의 상식에서 뒤바뀌었을 뿐 이야기의 전개 자체는 수많은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었던 주인공의 성장담이다.

다만 '굿 다이노'의 장점이기도 한 전형적인 픽사 스타일의 이야기는 '굿 다이노'의 한계를 정해버리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웃음과 감동은 있지만 갈등의 과정이 지나치게 단순한 이야기는 성인관객들이 보기에는 다소 밋밋하고 동화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평범하고 밋밋한 이야기일 수 있던 이 이야기를 살려내는 것은 역시 초식공룡은 농사를 짓고 티라노사우르스같은 육식공룡이 소떼를 돌보는 카우보이가 되어 있으며, 인간이 애완동물처럼 공룡을 따라다니는 기묘한 역발상의 힘이다. 공룡이 인간처럼 행동하고 인간이 짐승처럼 행동하는 상황의 역전은 영화 내내 깨알 같은 웃음 코드를 만들어내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마음껏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힘을 선사한다.

▲ 영화 '굿 다이노'

유쾌함과 감동이 있는 이야기 위에 더해지는 것이 바로 인간의 손길이 묻지 않은 본연 그대로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광활한 대자연의 풍경이다. 드림웍스 등 다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비해 광활한 대자연의 풍경 묘사를 그려내지 않았던 픽사는 '굿 다이노'에서 왜 3D 애니메이션의 명가가 픽사인지를 한껏 증명한다.

주인공인 아기공룡 '알로'의 성장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반딧불 장면이 선사하는 황홀한 아름다움부터 하늘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과 평원, 그리고 CG로 만들어낸 것이 맞는지 눈이 의심되는 생생한 급류의 모습들은 과거 픽사의 작품 뿐 아니라 그 어떤 3D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최상급의 영상혁명이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동화적이지만 착하고 좋은 이야기, 그리고 황홀한 영상미까지. 픽사의 3D 애니메이션으로는 비교적 평범한 범작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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