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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아르헨티나, 메시를 극복하니 '극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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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아르헨티나, 메시를 극복하니 '극강'이 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10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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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위주 공격 패턴 벗어나…토너먼트 들어 수비도 탄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어느 팀에나 '특급 스타'는 있기 마련이다.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도 그랬다. 브라질에는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있었고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를 보유했다.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가 있다.

하지만 특급 스타를 보유한 팀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스타 선수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다. 포르투갈을 호날두만 바라보다가 16강에 오르지 못했고 브라질은 녹다운 토너먼트부터 네이마르가 봉쇄되면서 어려움을 겪더니 결국 척추 골절상을 입은 네이마르가 빠진 독일과 준결승전에서는 1-7 참패를 당했다.

아르헨티나는 다르다.

오히려 토너먼트부터 잘 나간다. 수비도 탄탄해져 16강전부터 준결승전까지 토너먼트 3경기를 치르면서 '클린 시트(무실점 경기)'를 쓰고 있다. 62경기를 치르면서 167골이 터져 경기 평균 2.69골이 나올 정도로 공격 축구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토너먼트 3경기 연속 무실점은 아르헨티나가 유일하다.

4년 전인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은 16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네 경기 연속 1-0 승리를 거두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아르헨티나 역시 두 경기 연속 1-0으로 이긴 뒤 네덜란드와 준결승전에서는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결승에 올랐다.

2010년 스페인의 흐름과 비슷하다.

◆ 패스가 살아난 아르헨티나, 공격 패턴의 다양화

그동안 아르헨티나는 '메시 원맨팀'이라며 평가절하됐다. 조별리그 경기만 보면 원맨팀이라는 비아냥은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조별리그 첫 두 경기를 치르면서 넣은 세 골 가운데 두 골이 메시의 발에서 나왔고 나머지 하나는 상대 자책골이었다.

나이지리아와 벌인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아르헨티나에는 메시 밖에 없었다. 팀 동료의 득점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메시를 중심으로 하는 공격 외에는 답이 없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공격진에서 메시 외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앙헬 디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가 메시의 어시스트를 받아 골을 넣으면서 스위스를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이긴 것이 숨통을 트는 계기가 됐다.

조별리그 3경기와 스위스와 16강전을 통해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던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도 벨기에와 8강전에서 귀중한 선제 결승골을 넣으면서 조금씩 공격에 힘이 살아났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6경기를 치르면서 3732차례 패스를 시도해 2928개를 성공시켜 독일(4169개 시도, 3421개 성공)에 이어 두번째 많은 패스 시도 및 성공을 보이고 있다. 패스 성공률은 78%로 독일(82%)에 떨어지지만 브라질(75%)보다는 앞선 수치로 호흡이 맞아들어가고 있다.

◆ 팀 승리에 헌신하는 '숨은 영웅'의 등장

어느 팀이나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스타가 있어야 한다. 축구가 개인이 아닌 단체 스포츠라고 하지만 에이스, 스타가 있을 때 더욱 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브라질과 포르투갈은 네이마르와 호날두라는 특급 스타가 있었음에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옆에 있는 선수들이 도와주고 지원해줘야만 진정한 강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도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무런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메시는 월드컵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는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것만큼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학범 스포츠Q 논평위원은 "원래 아르헨티나는 개개인의 자존심이 강하고 개성이 강한 선수가 많은 팀이다. 그러다보니 메시가 힘을 얻지 못했다"며 "하지만 지금의 아르헨티나를 보면 메시가 굳이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다른 동료들이 잘 이해해주고 메시와 어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메시 혼자만의 팀이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현재 아르헨티나가 메시 '원맨팀'이 아니라 메시를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친 '원팀'이라는 뜻이다.

네덜란드전에서도 영웅은 메시가 아니라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27·AS 모나코)와 수비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1·바르셀로나)였다. 로메로는 승부차기 2개를 막아내면서 승부차기의 영웅이 됐고 마스체라노는 허리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특히 마스체라노는 결승전까지 올라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숨은 영웅'이었다. 마스체라노는 하프라인부터 아르헨티나 페널티지역까지 전방위를 뛰며 90분동안 무려 10km 넘게 뛰었다.

후반 종료 직전 아리언 로번(30·바이에른 뮌헨)의 결정적인 슛 기회를 오른발로 막아내는 태클로 처리하는 등 결정적인 로번의 슛 2개를 막아냈다. 한 골에 경기 승패가 가려지는 팽팽한 접전에서 마스체라노의 활약은 아르헨티나가 승부차기까지 가는데 결정적이었다.

◆ 원맨팀과 원팀은 백짓장 차이? 조직력과 응집력에서 갈린다

어느 팀이나 스타가 있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면 브라질은 왜 결승에 가지 못했고 포르투갈은 16강도 오르지 못했을까. 그리고 아르헨티나가 결승에 오른 것은 어떤 이유일까.

역시 조직력과 응집력이다.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는 메시 외에 다른 필드 플레이어들의 지원과 응집력으로 결승까지 올랐지만 브라질과 포르투갈은 그렇지 못했다.

김학범 논평위원은 "브라질과 포르투갈은 조직력이 약한 팀이라고 보면 된다. 조직력이 흔들리면 그대로 무너지는 팀"이라며 "브라질은 네이마르, 포르투갈은 호날두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는 팀이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묶여도 어떻게 해서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네덜란드의 압박에 묶이며 활동량도 현저하게 떨어졌지만 적극적으로 측면을 활용해 메시에게 몰린 집중 수비를 분산시키고자 했고 마스체라노의 역할도 뛰어났다.

이제 더이상 '메시 원맨팀' 아르헨티나는 없다. 메시를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친 '원팀' 아르헨티나만 있을 뿐이다. 조별리그에서 제기됐던 조직력 부재도 네덜란드와 준결승전을 통해 해결된 모습이다. 그렇기에 오는 14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독일과 결승전은 브라질 월드컵 최고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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