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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정한 춤꾼 최인영① 이 시대 백업댄서로 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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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정한 춤꾼 최인영① 이 시대 백업댄서로 산다는 것은?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7.15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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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내가 아닌 남을 위해, 그리고 개인이 아닌 전체 퍼포먼스를 위해 춤을 춰 세상을 즐겁게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백업 댄서’들이다. 철저하게 스타들의 뒤편에 서 있는 이들은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다. 무대 뒤에만 서있다 보니 ‘스포트라이트’ 또는 ‘스타’라는 단어와도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음지의 세계에서 성공을 거둔 진짜 춤꾼이 있다. 바로 최인영(34. 호서예술전문학교) 교수다. 그는 무려 15년을 전문 댄서로 활약하면서 이 바닥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진정한 춤꾼으로 거듭났다. 그러면서 전문 댄서의 애환은 물론 진정한 묘미 그리고 성공하는 법도 어느 순간 깨달았다. 이런 그가 말하는 '진정한 춤꾼'이란 확실히 세인의 이목을 잡아끌만한 무엇인가가 들어 있었다.

 

[스포츠Q 글 박영웅기자· 사진 최대성기자] '춤꾼' 최인영은 요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고 있다. 무려 15년간 수많은 스타와 춤만 춰왔던 그에게 새로운 기회들이 연속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히 백업 댄서로서 살아왔던 그를 사람들이 인정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제자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까지 생겼다.

현재는 가수 이문세와 정수라의 전속 댄서이기도 한 그는 '더 크로우'라는 당시 최고의 백업 댄서팀을 시작으로, 박진영, 지뉴션 등의 댄서팀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날렸다. 자신의 주 전공인 한국무용 공연까지 소화하며 전문 춤꾼으로서 자리매김한 그는 현재 많은 유명 연예인들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 행복들은 모두 최인영이라는 춤꾼이 인내와 노력이라는 두 단어를 잊지 않고 살아온 보상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일반인들은 쉽게 느낄 수 없는 백업댄서의 고충과 애환이 더욱 궁금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최인영이 말하는 백업 댄서의 애환 '가수 뒤에 있다는 느낌'

인간은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남들 앞에 서고 싶지, 뒤에서 누군가를 받쳐주는 일을 좋아 하지 않기 마련이다. 하지만 백업 댄서가 된 이들은 생각이 달라야 한다. 주인공이 되어서도 안 되고 주인공보다 더 튀려고 행동해서도 안 된다. 이들은 철저하게 주변인이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일 중의 하나다. 하지만 최인영 교수는 이런 힘든 부분을 견뎌내야 진짜 백업 댄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백업 댄서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게 있다고 생각해요. 바로 역할이죠. 백업 댄서는 주인공이 아닙니다. 만약 주인공의 춤꾼이 되고 싶다면 직접 가수가 되든지, 뮤지컬 같은 공연에서 배우가 돼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백업 댄서가 되기로 마음 먹고 이 길로 들어섰다면 철저하게 이런 욕심을 버려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지쳐서 낙오하게 됩니다. 몹시 힘든 일이지만 스타 뒤에 있다는 느낌을 즐겨야 합니다."

▲ 최인영 교수는 제자, 단원들과 언제나 직접 호흡을 맞추며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백업 댄서가 되는 길이란?

그의 말대로 뒤에서만 있는 백업 댄서가 얼마나 애환이 많은 직업인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백업 댄서의 길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무엇을 갖춰야 할까. 이건 분명히 백업 댄서의 길로 들어서려고 하는 수많은 초보 춤꾼들이 궁금해 할 대목이다. 이에 대해서도 최인영 교수는 명쾌한 해답을 내놨다.

"아시다시피 백업 댄서는 애환이 많은 직업이에요.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인내심'입니다. 요즘 백업 댄서에 도전하는 친구들의 문제는 인내심이 많이 결여돼 있습니다. 박봉이고 선후배 서열이 세다는 이유도 있지만 힘들면 금방 그만두는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도전 하러 왔다면 성공하기 위해 끈기 있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답이 아닐까요. 인내심만 제대로 갖출 수 있다면 백업 댄서에 도전하는 후배들의 성공을 장담할 수 있습니다."

 

◆'딴따라' 백업 댄서? 춤꾼의 경계는 사라지고 있다

솔직히 일부 대중들은 여전히 백업 댄서 하면 노는 아이,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들, 간단히 말해 '딴따라'라는 단어를 떠올리곤 한다. 이 부분에 대해 백업 댄서와 무용가로서 동시 활동을 하는 최인영 교수는 할 말이 많았다.

"백업 댄서가 '딴따라'인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딴따라'란 말을 백업 댄서에게만 사용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에요. 가수도 배우도 모두 '딴따라'가 맞죠.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딴따라'요. 그리고 특히 오늘날 들어서는 백업 댄서와 예술 무용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사실상 춤은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오고 있는 거죠. 시대가 이렇게 바뀌는 데 '예술가냐 딴따라냐'를 따지는 것은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백업 댄서의 길 애환 많지만, 희망도 많은 직업

최인영 교수는 백업 댄서가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분명 매력이 넘치는 블루오션의 직업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한류열풍을 이야기하며 춤꾼으로서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직업이 '백업 댄서'라고 힘주어 말했다. 힘든 부분만 보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한류열풍의 중심이 스타인 것은 맞죠. 하지만 이 틀을 잡고 밑에서 활약하는 것이 우리 백업 댄서들이라는 사실은 일반 대중들이 잘 모르시죠. 이것도 하나의 애환일 수는 있겠지만요(웃음).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백업 댄서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맹활약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아시아 전역에서 우리의 문화를 전파하고 최고의 대접을 받는 민간 외교사절입니다. 실제 해외를 나가보면 우리나라 백업 댄서들이 얼마나 큰일을 하고 있는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이런 부분을 생각한다면 분명 과감하게 도전할 가치가 있는 직업이 백업 댄서입니다.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도전하세요."

 

◆진정한 춤꾼이란?

최인영 교수는 진정한 춤꾼은 무엇이겠느냐는 어려운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변을 해줬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춤꾼은 바로 '광대'의 정신이었다.

"춤꾼은요, 어떤 상황에서도 춤을 즐겨야 해요. 몸이 아프고 슬픈 상황이 닥쳐도 춤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소리죠. 하지만 이것이 진짜 힘든 일이에요. 그래서 광대가 돼야 하는 겁니다. 광대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기 때문이죠. 광대같은 진정한 프로가 돼 봅시다. 백업댄서 후배 여러분(웃음)."

dxhero@sportsq.co.kr

   [인터뷰]진정한 춤꾼 최인영 서른넷 인생을 말하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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