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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 리뷰] 김소현·도경수의 '순정', 그시절 모두가 사랑했던 소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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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 리뷰] 김소현·도경수의 '순정', 그시절 모두가 사랑했던 소녀를 찾아서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1.2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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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라디오 DJ 형준은 첫사랑 '정수옥'으로부터 온 편지를 받는다. 형준의 기억 속 수옥은 아픈 다리로 걸음이 불편했지만 늘 웃고 있는 마음씨 예쁜 소녀였다. 형준은 '범실'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전남 고흥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내던 과거를 떠올린다. 범실은 유난히 음악을 좋아했던 수옥을 위해 팝송 테이프를 선물하기도 했다.

'순정'(감독 이은희, 제작 주피터필름, 배급 리틀빅픽쳐스)은 수옥(김소현 분)을 향한 범실(도경수 분)의 수줍은 사랑을 그린 영화다.

제목 '순정'은 범실의 마음을 뜻하기도 하지만, 당시 다섯 친구들에게 존재했던 감정이기도 하다. 소녀 수옥, 말수 적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늘 행동은 가장 앞서는 범실, 달리기가 빠르고 인기가 많은 산돌(연준석 분), 넉살좋은 까불이 개덕(이다윗 분), 의리있는 말괄량이 길자(주다영 분). 16세의 김소현부터 23세의 도경수까지, 지금 시기에 담아낼 수 있는 젊음과 생기로 배우들의 얼굴은 반짝거린다. 

▲ '순정' 김소현·도경수 [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그중 수옥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다. 몸이 불편하고 가냘픈 체구지만 친구들에게 마음을 먼저 써주고 위기상황에선 재치도 발휘한다. 수옥은 범실과 산돌, 개덕의 애정을 받고 길자에게도 소중하고 각별한 하나뿐인 여자친구다. 친구들은 다리가 아픈 수옥을 위해 그의 발이 되길 자처하고 불편해 하지 않는다. 즐거운 기억이지만 이젠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이기도 해 애틋하다.

우리가, 모두가 좋아하는 수옥 역을 맡은 김소현은 그렇게, 어느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전작 '후아유-학교2015'에서 차갑고 따뜻한 두 가지 얼굴을 오간 김소현은 '순정'에선 한없이 선하고 아련하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순박한 시골 소년의 얼굴을 입은 도경수에게선 무대 위 모습을 전혀 떠올릴 수 없다. '아이돌 가수지만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표현조차 생략해야 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웃음과 눈물을 모두 책임지는 주다영에게선 그가 어린시절 출연한 영화 '크로싱'에서의 강렬함마저 느껴진다. 영화로는 2011년 '굿바이 보이' 후 5년만에 '순정'으로 만나는 연준석의 모습 역시 반갑다.

형제로 출연하는 박정민과 이다윗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캐스팅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제 형제같은 조합과 코믹함을 보여준다.

1991년이란 배경과, '음악 여행'이란 키워드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응답하라1988'과 '쎄시봉'이 스치지만 '순정'만의 공간을 만들려고 한 흔적이 읽힌다. 배우들의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와 전남 고흥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자연경관 덕이다. '순정'은 12세 이상 관람가로, 2월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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