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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열전] '연애 말고 결혼' 한그루의 차별화된 '로코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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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열전] '연애 말고 결혼' 한그루의 차별화된 '로코퀸'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7.19 0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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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엄정화, 김정은, 김선아, 김하늘, 장나라, 손예진, 공효진으로 이어지던 ‘로코 퀸(로맨틱 코미디 여왕)’ 계보에 한그루(22)가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한그루는 케이블채널 tvN 금토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에서 결혼하기 싫어하는 성형외과 의사 공기태(연우진)와 계약연애를 하는 백화점 명품매장 직원 주장미를 연기하고 있다. 5회까지 달려온 ‘연애 말고 결혼’의 반응은 뜨겁다. 로코 드라마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감각적인 대사와 연출 덕도 크지만 무엇보다 주장미 캐릭터와 한그루가 발산하는 매력이 일등공신이다.

▲ 한그루[사진=클라이믹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장르 여주인공 캐릭터는 남자로 인해 상처받으면서도 씩씩하게 역경을 극복한 뒤 사랑의 결실을 이룬다. 연기 매뉴얼은 ‘사랑스럽고 귀여울 것, 예측불허 럭비공처럼 통통 튈 것, 코믹할 것, 과감하게 망가질 것,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릴 것’이다. 주장미와 한그루는 이 공식을 따르지만 몇 걸음 더 진화했다.

주장미는 이제까지 상큼 발랄함에 머무르던 ‘로코 퀸’ 캐릭터와 비교했을 때 더욱 현실적이 됐다. 주관 뚜렷하며 당당하고 현명하다. 남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주도권을 장악할 정도로 주체적이다. 부모님 직업이 술집 주인인 점에 스스럼 없다. 결사 반대하는 예비 시어머니 면전에서 훈계조의 입바른 소리를 척척 하거나 천연덕스레 눙치곤 해 기함을 토하게 한다. 한그루 역시 쟁쟁한 선배들을 답습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그들에게 없는 특급 파워와 액션을 발휘한다.

‘로코'에서 '퀸' 대부분이 장르 특성상 멜로부터 코미디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구사하지만, 결정적 대목에선 힘이 달려 매가리가 없다. 가수로 치자면 고음 구사는 되는데 샤우팅은 못하는 꼴이다. 엄정화, 김선아 정도가 어느 정도 파워를 과시하는데 한그루는 이를 압도한다. 가히 천하장사급이다. 고함지를 때, 언쟁이나 육탄전을 벌일 때 힘이 뒷받침되므로 속이 다 후련해진다.

▲ '연애 말고 결혼'에서 기태와 장미의 데이트 장면[사진=tvN 제공]

망가지는 연기에서 필수인 게 슬랩스틱 코미디(과장된 액션을 특징으로 하는 소란스러운 코미디)다. 한그루는 몸을 날리고, 꽈당 넘어지고, 만취 후 진상 연기에 괄약근이 풀려 엉거주춤 걷는 연기 등에서 탁월한 신체 활용 면모를 보여준다. 알고 보니 5세부터 시작한 미국 유학시절 내내 각종 댄스를 섭렵했다. 15세 이후 중국 베이징 국제예술학교에 다니면서 검술과 승마를 배웠다. 연기자 데뷔 전 댄스가수 활동을 했다. 한마디로 ‘액션이 되는’ 보기 드문 여배우다.

한그루는 데뷔음반 ‘그루 원’을 발표한 2011년 채널CGV 3부작 드라마 ‘소녀K’에서 서늘한 미소녀 킬러 차연진 역을 맡아 연기 입문했다. 여성킬러 소재 외화 ‘니키타’ 못지않은 격투와 총격, 쌍칼을 이용한 검술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함으로써 하지원 이후 명맥이 끊긴 액션 여전사 탄생을 예고했다.

뒤이어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따뜻한 말 한마디’에 출연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솔직 당당한 웨딩잡지 기자 동비, 은행원 은영을 맡아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연애와 결혼을 향한 현대 여성의 심리를 리얼하게 묘사해 호평 받았다. 첫 로코 출연작인 ‘연애 말고 결혼’에 이르러 더욱 심화된 이 캐릭터는 영민하고 똑 부러진 민한그루(한그루의 본명)의 실제 성격이 투영됐다. 상상력에 기초한 연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표현이라 시청자들은 ‘주장미’ 그리고 ‘한그루’에 몰입하며 뜨거운 성원을 보내는 게 아닐까.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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