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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챔피언스리그서 드러난 K리그 4룡의 시즌 지향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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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챔피언스리그서 드러난 K리그 4룡의 시즌 지향점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2.25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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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서울, 강력한 미드필드진으로 극강 공격력 지향…수원-포항은 젊은 선수 앞세운 팀리빌딩 진행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새로운 시즌을 맞는 K리그 4룡(龍)들의 경기력이 첫 선을 보였다. 아직 모든 경기력이 드러났다고는 보기엔 너무나 이르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전북 현대와 FC 서울, 수원 삼성, 포항 등 네 팀이 올 시즌 지향점은 분명하게 드러냈다.

전북과 서울은 23일 벌어진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각각 FC 도쿄와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수원과 포항은 각각 감바 오사카와 광저우 에버그란데(광저우 헝다 타오바오)와 득점없이 비겼다.

K리그 팀들이 2승 2무로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모든 팀들의 전력이 최상으로 올라오기엔 이르다. 특히 중국 슈퍼리그 팀들은 유럽에서 데려온 스타급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기엔 부족했다. 그럼에도 전북과 서울, 수원, 포항 모두 일본, 중국팀들을 상대로 1승 2무를 거뒀고 다크호스 태국팀을 상대로 6-0으로 크게 이겨 전망을 밝게 했다.

◆ 대폭 선수보강, 공수 짜임새 가능성 보여준 전북과 서울

전북은 예년과 다름없이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1강'의 위용을 자랑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는 김보경을 비롯해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득점왕 김신욱, 가시와 레이솔에서 활약했던 오른쪽 풀백 김창수까지 공격과 중원, 수비까지 대부분 포지션에 선수들을 새롭게 보강했다.

선수 보강의 효과는 도쿄와 경기에서 잘 나타났다. 김보경과 이재성 등이 중원에서 기회를 창출하고 새로 영입된 고무열과 이동국 등이 골을 넣으며 승리를 챙겼다. 단순히 측면을 활용한 공격이 아니라 중앙에서도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까지 장착되면서 '닥공'이 극대화됐다.

전북의 더블 스쿼드도 더욱 공고해졌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는 김신욱과 이종호 등이 빠져 있었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 활약한 자원들로 전북에서는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게 된다. K리그 클래식과 대한축구협회(FA)컵,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3개 대회를 치러야 하는 전북으로서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해가며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또 전북은 적지 않은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차출되어야 한다. 이재성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중용하는 선수고 고무열이나 이종호, 김신욱, 김창수, 김보경도 언제라도 대표팀에 발탁될 선수들이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하반기에 시작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전북의 더블 스쿼드 정책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도 데얀을 데려오면서 '무공해(무조건 공격해)'를 재현할 수 있게 됐다. 데얀을 데려왔을 때 대부분 예상은 레알 마드리드의 BBC 라인이나 바르셀로나의 MSN 라인처럼 데얀과 아드리아노, 박주영 등 세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스리톱을 쓰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은 부리람과 경기를 통해 투톱을 예고했다. 이미 K리그 클래식에 적응한 아드리아노와 함께 'K리그의 전설'인 데얀도 여전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박주영도 이석현의 골을 도우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서울의 투톱이 빛날 수 있는 것은 역시 미드필드진이다. 최용수 감독은 부리람과 경기에서 미드필더로 기용된 다카하기와 신진호, 주세종은 빠른 빌드업으로 투톱의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강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전북과 서울은 감독과 주장이 뽑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팀 예상에서도 1, 2위를 달린다. 응답하지 않은 수원FC를 제외한 11개팀 설문조사에서 전북은 8개팀 감독과 10개팀 주장으로부터 1순위로 꼽히며 1위에 올랐다. 서울도 최강희 전북 감독과 김학범 성남 감독, 전북 주장 권순태로부터 1순위를 받고 8개팀 감독과 7개팀 주장으로부터 2순위로 꼽히며 뒤를 이었다.

▲ 수원 삼성 권창훈(가운데)이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감바 오사카 선수 2명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 다시 시작하는 수원과 포항, 팀 리빌딩의 정석을 보여주다

수원과 포항은 이번 시즌이 새로운 출발이다. 수원은 선수 영입이 거의 없는 대신 유스출신 선수들을 대거 받아들이면서 팀을 재편하고 나섰고 포항은 최진철 감독 체제로 출발한다.

수원 전력의 핵심은 역시 젊은 선수들이다. 주장 염기훈과 서울 이랜드에서 뛰다가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온 조원희에 수비형 미드필더 박현범까지 노장과 중견급 선수들도 있지만 감바 오사카와 경기에서 선발 원톱으로 나선 김건희와 '앙팡테리블' 권창훈 등 적지 않은 유스출신 선수들로 스쿼드를 채워 '뉴 수원'을 지향하고 있다.

감바 오사카와 첫 경기는 수원의 리빌딩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날 수원은 감바 오사카보다 무려 10개나 많은 16개의 슛을 때리면서 골문을 위협했다. 물론 골문을 통과한 공은 단 하나도 없었지만 권창훈과 김종우가 골대를 때리는 슛으로 감바 오사카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경기가 끝난 뒤 감바 오사카 감독 역시 "권창훈이 가장 돋보였다. 향후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인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서정원 감독은 "김건희가 부상이 있어 동계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음에도 풀타임에 가까운 87분 활약을 펼쳐줘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기대했던 승점 3은 따내지 못헀지만 기대에는 충족했다는 뜻이다.

포항도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상대로 실점없이 경기를 끝냄으로써 부담스러운 원정 1차전을 마쳤다.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AFC 규정 위반을 하면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영향도 없지 않지만 포항은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골키퍼 신화용의 선방으로 승점 1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아직 최진철 감독의 포항이 본 궤도에 오르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최진철 감독도 "뒤로 물러서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상대 선수들이 부담스러웠는지 수비지향적이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학손 마르티네스와 파울리뉴, 히카르투 굴라트 등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공격력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은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K리그 클래식 우승팀 예상에서도 수원과 포항은 전북과 서울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지목됐다. 수원은 4개팀 주장으로부터 2순위 지지를 받으며 3위에 올랐고 포항은 최용수 서울 감독의 1순위 지목으로 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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