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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아데듀오'가 불붙인 FC서울 '무공해 시즌2', 닥공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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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아데듀오'가 불붙인 FC서울 '무공해 시즌2', 닥공 위협한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01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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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노-데얀 호흡 시너지로 대량득점…J리그 챔피언 히로시마에 4-1 대승, 막강화력 점화

[상암=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이정도면 FC 서울이 3년 만에 '무공해(무조건 공격해)'축구의 부활을 선언해도 될 것 같다. 지난해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챔피언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상대로 4골을 폭발한 서울의 공격력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 K리그 클래식 3연패에 도전하는 '닥공(닥치고 공격)' 전북 현대의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다.

서울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히로시마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리그 2차전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김원식의 동점골과 아드리아노의 해트트릭까지 묶어 4-1 대역전승을 거뒀다. 아드리아노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수립했고 서울은 초반 2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휘몰아쳤다.

▲ [상암=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FC 서울 아드리아노(오른쪽)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2016 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 홈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데얀의 축하를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이 지난달 23일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6-0으로 완승을 거뒀을 때만 해도 '태국 팀이기 때문에 그랬겠거니'하는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히로시마는 다르다. 히로시마는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2015년까지 최근 네 시즌 동안 세 차례나 J리그를 제패한 챔피언이다.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아시아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2-1 승리를 거두고 3위에 올랐다.

◆ 시즌 초반부터 폭발하는 아드리아노, 데얀이 있기에 가능하다

물론 히로시마가 지난 시즌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히로시마에서 45경기 25골을 터뜨렸던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더글라스가 알 아인으로 건너가 새롭게 판을 짜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하지메 모리야스 감독은 "팀을 제로(0)부터 새롭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챔피언이긴 하지만 올 시즌 우리는 도전자"라고 말할 정도다.

그래도 J리그 챔피언의 위용이나 자신감은 그대로다. 일본 국적의 선수들도 그대로 있다. 지난 시즌 경기력의 100%는 아니더라도 절반 이상은 된다.

결국 히로시마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은 서울의 한방 능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전반만 하더라도 서울과 히로시마는 팽팽한 접전이었지만 아드리아노가 후반 4분부터 24분 사이에 불과 20분 동안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순식간에 승기가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한 경기에서 한 골을 간신히 넣었던 지난 시즌과는 분명 다르다.

역시 그 원동력은 데얀의 복귀다. 지난 시즌 후반기 아드리아노를 영입하면서 공격력을 회복한 서울은 데얀까지 더해 '아데 듀오'를 만들었다. 서울이 뽑은 2경기에서 기록한 10골 가운데 '아데 듀오'는 무려 8골을 넣었다.

▲ [상암=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FC 서울 주세종(왼쪽)이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2016 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 홈경기에서 다쿠야 마루타니 앞에서 공을 돌리고 있다.

데얀이 이타적인 플레이로 아드리아노의 득점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데얀은 이미 2013년까지 서울에서 활약하면서 몰리나와 '데몰리션 콤비'를 이루면서 이타적인 플레이를 수차례 보여줬다. 데얀이 2013년 시즌까지 통산 141골을 넣으면서도 36개의 도움을 올린 것도 바로 이타적인 플레이를 잘하기 때문이다.

부리람은 물론 히로시마와 경기에서도 자신에게 집중된 수비를 달고 뛰면서 아드리아노에게 좋은 기회를 창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드리아노가 2경기에서 7골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이 데얀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용수 감독도 "아드리아노가 초반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은 데얀처럼 헌신적인 선수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했고 아드리아노 역시 "데얀이 있어 공격하기가 더 편하다. 팀 동료와 호흡을 잘 맞추면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아드리아노는 "지난해와 다르게 시즌 초반부터 K리그 클래식에서 뛴다. 감독 지시는 모두 옳다. 지시를 들으며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골은 넣는 것은 나의 의무"라고 말한다. 지난해 초반 대전에서 뛰면서 부진했던 경기력은 온데간데 없다.

◆ '아데박' 말고도 그라운드에 뛰는 모든 선수들이 득점 옵션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 달라진 점에 대해 "팀원들이 모두 득점할 수 있다는 믿음이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이 득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실제로 7골을 넣은 아드리아노와 1골을 기록한 데얀 말고도 서울은 이석현과 김원식이 득점에 성공했다. 이석현은 부리람과 경기에서 여섯 번째 골을 넣었고 김원식은 0-1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골을 기록했다.

이밖에 신진호가 미드필드에서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프리킥과 코너킥 역시 신진호의 담당이다. 히로시마와 경기에서 두 차례나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신진호의 킥 능력에서 비롯된다. 히로시마와 경기에서 2개의 도움을 기록한 신진호는 긴 거리만 아니라면 직접 슛으로 골을 노려볼 수도 있다.

▲ [상암=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FC 서울 신진호(왼쪽)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2016 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 홈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서울에는 또 한명의 프리킥 능력을 갖춘 선수가 있다. 바로 박주영이다. 박주영은 이날 후반 44분 직접 프리킥으로 히로시마의 골문을 노리며 팀의 다섯 번째 골을 넣을 뻔했다. 프리킥 능력을 갖춘 2명의 선수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공격루트가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김원식은 프로에 데뷔한 뒤 첫 골을 히로시마전에서 넣었다. 대한축구협회의 해외 유학 프로그램에 따라 레딩과 발렝시엔 유스팀에서 활약했던 김원식은 서울의 우선지명선수로 들어왔지만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안산 경찰청, 지난해 인천 임대 선수로 활약하다가 올 시즌 서울로 복귀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골이 없었던 수비수 김원식은 세트 플레이에서 동점골을 넣어 프로 데뷔골을 기록했다.

모든 선수가 득점력을 갖추고 있다면 그만큼 상대팀으로서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데얀이 없었던 지난 두 시즌 동안 득점력 빈곤에 허덕이며 부진했던 서울이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감독과 선수들이 뽑은 우승후보에서 전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얻은 것도 바로 무서운 공격력 때문이다. 이 정도면 '1강' 전북을 위협한다. 오는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서울의 개막전 맞대결이 '대박'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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