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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예체능' 우리나라 리얼예능 방향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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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예체능' 우리나라 리얼예능 방향 제시했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7.3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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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이 팀 스포츠의 결정판인 '축구'를 통해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예능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성장 다큐멘터리라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프로그램은 변신하고 있다. 이처럼 '예체능'의 변신은 서서히 갈길을 잃어 가는 우리나라 리얼 예능프로그램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9일 방송된 '예체능'에서는 장기프로젝트인 '축구'편 13부인 '우리 동네 FC'와 실력파 조기축구회 '풍년 FC'의 첫 11대 11 경기가 방송됐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 동네 FC'는 확 달라졌다. 지난 5월 6일 축구를 시작하겠다고 모였던 오합지졸 멤버들은 어느새 '원팀'이 됐다.

▲ 29일 방송된 '예체능' 축구편은 연예인들 스스로가 '원팀'이 돼가는 성장 스토리를 보여줬다. 이날 경기에서 패배하자 팀원들은 스스로를 자책하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 캡처]

이들은 실력향상도 향상이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승리를 만들겠다는 진성성 담진 열정과 노력이 브라운관 밖 시청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선수들은 무려 전후반 30분씩 60분 동안 넓은 그라운드 위에서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음에도 오로지 승리를 위해서 달렸다. 연예인들, 특히 '스타'라면 조금이라도 자신을 멋지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이들은 한 팀일 뿐이었다.

넘어지고 깨지고 심지어 부상까지 당하는 투혼 속에서 예체능팀은 진정한 '팀'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운동과는 상관없는 연예들이 무엇을 어디까지 도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더욱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경기가 끝난 후였다. 풍년FC에 패배한 예체능팀은 서로가 "내 탓이오"를 반복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 뿐만 아니라 서로 본인의 포지션에서 자신이 잘못한 부분 때문에 팀이 패배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가했다. 축구편 시작 초반에는 느낄 수 없었던 성숙함이 돋보였던 부분이었다.

분명한 성장스토리다. 제작진이 초반부터 의도했던 안 했던 예체능 축구팀의 이야기는 한 편의 성장 드라마이자 다큐멘터리다.

▲ 진정성을 담은 예능, 성장을 담은 예능 이 두 마리 토끼를 '예채능'이 해내고 있다. [사진=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 캡처]

단순한 승패를 떠나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아마추어 연예인 선수들이 실력으로나 정신적으로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시청자들 역시 이들의 성장을 함께 느끼고 있다. 그동안 시청자들은 예체능 축구편에 대해 월드컵 부진의 한을 '예체능'이 풀어준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수준으로 프로그램을 지켜봐 왔다. 축구편 초반에는 재미는 있지만 감동은 그다지 크게 느끼지 못했다는 소리다.

하지만 현재 시청자들의 눈은 진정으로 고군분투하는 '예체능'과 함께 진화했다. 그들은 예체능 축구팀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단순한 리얼 예능이 아닌 리얼 '성장' 프로그램으로 시선을 바꾸게 된 것이다. 반응도 뜨겁다. '예체능'은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성과를 넘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예체능'은 우리나라 리얼 예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우리나라 대부분 예능들은 지난 2008년 등장한 무한도전의 영향으로 리얼을 강조하는 프로그램들로 변신을 해왔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서 제대로 남는 프로그램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 '예체능'에 출연중인 연예인 스타들은 모두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는 팀원들이다. [사진=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 캡처]

모두 시청률을 의식한 진정성 없는 비슷 비슷한 스타 중심의 리얼을 강조해 왔고 성장이라는 요소는 점차 찾기 힘들어졌다. 현재의 리얼 예능은 갈길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리얼 예능에 진정성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담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소리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예체능은 스포츠를 통해 스타보다는 '팀'이 강조되는 새로운 리얼예능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를 스타들에게 제대로 적용했다

결국 '예체능'은 이 같은 작업을 통해 리얼 예능이 진정성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는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진정한 리얼 예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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