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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떠난 두산의 최우선 미션, '무주공산' 좌익수 주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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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떠난 두산의 최우선 미션, '무주공산' 좌익수 주인 찾기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3.09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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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전 김재환 불안한 수비로 실점 빌미...박건우-김재환-정진호 유력 후보

[수원=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두산 베어스가 kt 위즈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좌익수 수비에 불안감을 노출하며 메이저리그(MLB)로 떠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공백을 실감케 했다.

두산은 9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8, 9회 2점씩을 뽑아내며 4-2로 이겼다. 하지만 좌익수 김재환을 비롯해 수비 전 포지션에서 집중력이 부족했다. 야수들의 실책은 실점의 빌미가 됐다.

4회말에 내준 선취점도 미숙한 수비에서 비롯됐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사연의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김재환이 무리하게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 2루타를 내줬다. 애초에 타구가 워낙 빨랐고 김재환이 잡을 수 있는 확률이 적었기에 단타로 처리하는 것이 현명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아쉬운 플레이였다.

▲ 김재환은 올 시즌 두산의 주전 좌익수 후보 중 한 명이다. 전문 외야수가 아닌 그는 수비력은 떨어지지만 장타력을 무기로 주전 자리를 노린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루타에 이어 폭투로 3루까지 진루한 김사연은 김종민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김재환의 아쉬운 수비가 그대로 점수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뼈아팠다.

두산의 좌익수 자리를 10년 가까이 지켜왔던 김현수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에 공석이 된 주전 좌익수를 향한 경쟁이 뜨겁다. 현재 박건우, 김재환, 정진호 등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박건우는 8일 kt와 경기서 5회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강력한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313에 3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수비도 무난하다는 평가. 두산의 주전 좌익수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

김재환은 지난 시즌까지는 1루수를 소화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그를 좌익수에서 경쟁하게 했다. 장점인 장타력을 무기로 주전 좌익수에 도전하는 김재환이다. 하지만 전문 외야수 출신이 아니기에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정진호는 시범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77경기에서 타율 0.234로 경험을 쌓았다. 타격에는 강점이 없지만 주력과 수비력은 박건우, 김재환보다 앞선다.

그 밖에 군에서 돌아온 김인태와 이우성, 신인 조수행도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 두산 박건우(오른쪽)가 8일 kt와 시범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때린 뒤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두산은 좌익수 이외 포지션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했다. 6회 2루수 최주환이 김영환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다리 사이로 빠뜨렸고 도루까지 내줬다. 이어진 김종민의 투수 땅볼 때 이현호의 송구도 불안했다. 1루수 오재일이 놓칠 뻔했다.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불안감은 이어졌다.

7회에는 배터리의 미숙한 호흡으로 추가점을 내줬다. 바뀐 투수 채지선이 선두 타자 오정복에게 2루타를 맞았다. 이어 김민혁의 타석 때 1구와 5구가 폭투가 되며 대주자 배병옥이 홈을 밟았다. 어느 한 쪽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돌릴 수는 없지만 투수와 포수의 호흡이 안 맞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두산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44경기에서 실책 93개를 기록, 리그에서 3번째로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안정적인 방어력은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이날 역전승을 거두며 강팀다운 저력을 발휘한 두산이지만 주전 좌익수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누가 됐든 김현수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두산의 올 시즌 농사를 판가름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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