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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사랑과전쟁2' 강제종영 '분노' 막장으로 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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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사랑과전쟁2' 강제종영 '분노' 막장으로 풀었나!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8.02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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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역시 그들다운 마지막이었다. 방송 3년여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심각할 정도의 막장 내용으로 끝을 장식한 '사랑과 전쟁2'는 마치 이해할 수 없는 폐지에 대한 분노의 표현 같기도 했다.

▲ '사랑과 전쟁2'가 방송 3년 만에 종영을 맞았다. 사실상 강제 폐지 수순이었다. '사랑과 전쟁'은 확실치 않은 시즌3 방송 약속을 받고 금요일 황금시간대를 내줬다. [사진=KBS 2TV '사랑과 전쟁2' 홈페이지]

1일 방송된 '사랑과 전쟁2' 마지막회 124화 '내 아내가 사는 법'은 공영방송 KBS에서 과연 다룰 수 있는 드라마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하고 극단적이었다.

이날 방송된 '사랑과 전쟁2'는 꽃뱀 사기단이었던 한 여성이 자신이 사기를 치던 남성에게 호감을 느끼고 결혼에 성공했으나 행복에 대한 집착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다는 내용이었다. 현실성은 차치하더라도 드라마 속 막말과 황당한 설정, 잔인성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특히 드라마 마지막에서 자신의 결혼생활을 지키기 위해 사기단 동료였던 남자친구와 현재의 남편을 연속살인한다는 설정은 '사랑과 전쟁2'가 코너에 몰리며 강제 종영되자 반발심을 드러낸 느낌마저 들게 했다.

그런 생각으로 제작하지는 않았겠지만 이런 느낌이 든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사랑과 전쟁2'가 받았던 방송사에서의 홀대, 다소 이해하기 힘든 폐지과정 때문이다.

그동안 '사랑과 전쟁'은 KBS의 애물단지나 다름없었다. 시청률도 잘 나오고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도 끌었지만, 표면적인 수치의 성공은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워낙 내용이 막장이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보니 광고주들은 엄청난 시청률이 나오는 프로그램임에도 외면했다.

▲ 사랑과 전쟁은 마지막 회에서 그동안 홀대에 대한 분노의 표현을 보여주 듯 어느 때 보다 강력한 막장극을 보여줬다. [사진=KBS 2TV '사랑과 전쟁2' 홈페이지]

금요일 프라임 시간대에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이 광고가 들어오지 않아 힘겨웠다는 부분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나?

그러나 이는 현실이었다. KBS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여러 번 폐지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뜻대로 폐지의 뜻을 이루기에는 큰 벽들이 많았다. 특히 '사랑과 전쟁'의 높은 시청률을 이끌던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KBS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사랑과 전쟁'의 한 제작진은 "'사랑과 전쟁'이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 광고가 많이 들어온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며 "워낙 내용이 강하다 보니 오히려 광고주들은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이 시간대 광고를 피했다"고 당시의 현실을 설명했다.

KBS는 이런 눈엣가시인 '사랑과 전쟁'을 홀대했다. 앞서 시즌1 때부터 '사랑과 전쟁'은 드라마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국 소속이 아닌 예능국 소속이었다.

드라마로서 제대로 된 지원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런 분위기는 '사랑과 전쟁2'에서도 이어졌고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은 이 같은 섭섭한 대우를 견디며 드라마를 만들어 나갔다. 그뿐만 아니라 '사랑과 전쟁'은 폐지를 주장하는 시청자들과 심지어 외부 힘있는 관계자들의 요구 역시 그들을 괴롭혔다.

▲ 여전히 시청자들은 확실한 기약이 없는 '사랑과 전쟁3'의 방송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사진=KBS 2TV '사랑과 전쟁2' 홈페이지]

이들은 그래도 폐지보다는 홀대가 낫다는 판단이 있었기에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도 드라마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KBS는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애물단지였던 '사랑과 전쟁2'가 예전과 같은 시청률이 나오지 않자 곧바로 금요일 황금 시간대에서의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다만 여전한 팬들의 반발로 완전폐지를 실행하지는 못했다. 시간대를 옮긴다는 명분으로 무기한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말이 휴업이지 폐지나 다름없어 보인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방송복귀를 기약하고 떠나버린 '사랑과 전쟁'. 시즌1 때(1999년 첫 방송)부터 무려 15년간 지속된 대단한 역사를 가진  프로그램임에도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그들은 이렇게 떠났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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